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아절트 가리안 패키지
박스를 열어보았다

80년대에 유년기를 보내면서, 조립식 장난감들 중에서 뭔가 족보와 근본이 있는 걸로 보이면서 많은 지지층을 얻어냈던 가리안 시리즈. 그 중에서도, 주인공 기체 가리안의 개량 강화형으로 보이면서 큰 대포도 있고 분리도 되는 대단히 좋아보이는 로보트가 있었는데, 그 이름이 바로 '아절트 가리안'이다. '아절트'라는게 뭘까 당시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알고 보니  assult. 요즘 표기로 한다면 대충 어설트 또는 어썰트 정도 될 것 같은데, 당시에는 아마도 일본어 가타가나 표기 アサルト를 어떻게든 읽어내어서 '아절트'라는 근본없는 표기를 만들낸 것이 아닐까.. 하고 혼자 생각해 본다. 아무튼, 전에 '가리안'을 만들었을 때 문방구 시리즈로 아절트 가리안도 부활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고, 프로마시스에 이어 2024년 6월말 정식 발매가 되어 후딱 구해서 만들어 보았다. 

아절트 가리안 완성
살짝 옆에서
등짝

기본적으로는 '가리안'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왼쪽 등의 캐넌, 왼쪽 팔의 실드, 오른팔의 아절트캐넌(...)이 추가된 구성을 보여준다. 왼팔의 실드를 거치하기 위한 거치부품이 색분할 부품을 교체하는 것으로 추가되는데, 색분할이 무너지기도 하고 실드를 오직 한 방향으로만 거치하도록 구성되는 것이 아쉽다. 팔콘모드로 변형하면 주익이 되는 팔이다보니 고민이 많았으리라 생각하지만... 실드의 크기가 미묘하게 작게 느껴지는 건 각도빨의 영향도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론 코팅판을 만들어보지 않아서 코팅판에서 개선된 고정성이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초판으로 구매해서 만든 가리안보다 고정성이 더 안좋아진 느낌이 든다. 특히, 왼쪽 등의 캐넌을 고정하는 부분이자 변형시 기수가 되는 부분을 고정해 주는 부품을 잡아주는 몸통 장갑 부품의 고정이 더욱 좋지 않다. 발의 앞꿈치는 가리안과 마찬가지로 금세 낙지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성이라, 스탠딩을 하는 것도 꽤나 신경이 쓰인다. 

무엇보다, 아절트 가리안의 가장 인상적인 아절트캐넌(...)은 반다이의 MG 건프라에서 볼 수 있는 무장 그립과 손바닥의 고정 기믹을 가져온 구성으로 손과 그립은 잘 붙어 있지만.. 폴리캡으로 연결되는 가리안 최대의 단점이 여기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사실상, 아절트 캐넌을 오른손으로 들고 뭔가 액션포즈를 취하려면 손목 부품을 어떻게든 개조하거나, 아예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개정판을 내서라도 꼭 수정해 주기를 바라지만.. 그게 되려나?

최신 국산 프라모델이라 단점을 말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기존 '가리안' 발매 이후 단점에 대한 피드백이 분명히 있었으리라 생각하는데... 딱히 나빠졌다기 보다는 개선점에 대한 고민이 없이 발매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어 다소 실망스럽다는 것이 솔직한 조립 감상이다.

다만, 도색을 하고 관절이나 부품을 어느 정도 개량할 수 있는 능력과 아이디어가 있는 분들이라면, 정가보다 많이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이 많은 관계로 부담없이 도전해 보기 좋은 킷이라는 장점은 여전하다고 하겠다. 분리해 전시해 두실 분들에게는 딱히 아쉬움이 없는 킷이라는 점도 분명하고. 

그나저나, 박스 아트에 보이는 윙갈의 파손된 팔을 보면... 차기작은 윙갈 & 프로마시스 배리에이션이라고 기대해봐도.. 될까요? 아카데미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