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에 라멘, 합정
어느 더운 날, 친한 형님의 부름을 받고 날아가 본 합정역의 어느 라멘집. 라멘이라고 하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꼬쓰'가 먼저 떠오르긴 하지만, 언젠가부터는 시오나 쇼유, 닭고기 국물 (도리빠이땅?) 도 꽤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맛있게 하는 집이라는 전제하에. 그런데, 이 날 가 본 이 '이리에 라멘'은 무려 '도미 국물'을 사용한다고 했다. ...라멘 국물이 생선베이스라니... 이거 또 공부가 되겠군...
개인적으로 비린내를 잘 못견디는지라, 약간 두려움이 든 것도 사실이었지만 항상 새로운 도전은 두려운 법. 메뉴를 보고 맑은 도미시오라멘을 시켜보았다. 이 곳을 소개해 준 형님은 먹을 때 비린 느낌이 있는 것 같기도 했지만, 잠들기 전에 그 향이 계속 생각나서 또 오고 싶었다고 할 정도였다고. 라멘을 주문하고 내 것을 먹기 전에 형님이 주문한 진한 국물을 한 입 먹어보니, 나에게는 살짝 버거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흰살 생선을 푹 고아낸 곰국의 느낌도 있어서 뭔가 건강한 한식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다행히, 맑은 국물 쪽은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고, 고소한 감칠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 청양고추를 곁들였더니 더더욱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훌륭한 국물이 되어 주었다.
국물까지 완식을 하고 나니 배가 불러서, 합정에서 홍대까지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오락실을 오랫만에 들러보기도 하면서 살짝 나들이를 해 보니... 한때 나와바리였던 합정-홍대는 이제 내 나이의 노땅들이 함부로 거닐기는 눈치가 보일 정도로 젊은 친구들의 장소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더라. 세월이란 참....
그나저나 근래 들어 일본식 식당이나 술집이 번화가에 꽤나 늘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겉보기에 일본 느낌이 팍팍 드는 수준을 넘어서, 한국 땅에 있으면 안될 것 같은 수준의 인테리어를 시도하는 경우들도 있어서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여기처럼 음식도 괜찮고 두루 만족스러운 곳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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