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아키하바라로 이동하다가
뭔가 때깔이 다른 건물이...?
UDX 에 차를 댔다
설마 주차장 오리지널 캐릭터..?

파르코를 나와서, 약간의 정체를 돌파하여 아키하바라에 도착하게 되었다. 다만, 전날과 이날 양일간 행동을 같이 했던 친우는 여기서 마지막날 저녁은 혼자서 자유롭게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저녁까지 같이 먹었으면...하는 생각이 없진 않았지만, 다음날 돌아가야 하는 일정을 생각해보면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깊이 동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친우를 호텔에 내려주고 한국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동생 부부와 함께 셋이서 저녁을 먹으러 이동하기로 했다. 이런저런 먹거리를 조금씩 생각해보다가, 시간과 주차 여건을 떠올려보니 더 깊이 생각할 것 없이 둘째날 갔던 UDX 의 다른 식당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일단 아무튼 맥주!
뭔가 신기했던 장식품
움식이 나왔다
마지막 저녁은 덴동!

오코노미야키를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잠시 일었지만, 뭔가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덴뿌라 식당 '히사고' 앞의 가을 한정 덴동을 보고 히사고에 자리를 잡았다. 저녁 식사에 이른 시간인 것인지 월요일 저녁이라 한가한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약간은 한산한 식당에 셋이 자리를 잡고 덴동과 음료를 먹었다. 기본적으로 좋은 기름을 쓰는 것부터 내세우는 130년 전통(맞나?)의 덴뿌라 식당이라 그런가 덴동에 올라가 있는 덴뿌라들이 상당히 좋은 퀄리티였다. 양은 살짝 아쉬움이 있었지만, 저녁 식사를 배불리 먹는 건 건강한 40대가 할 일은 아닌 걸로...

미쿠쨔응 오피셜샵!!
도쿄 레저랜드 아키바 2호점
포스터는 있었지만.. 스파6가 보이지 않았다
확 뜯어오고 싶던 스파6 오락실판...
비트매니아 2DX... 31탄??
하이스코어걸 대시6권... 우메하라씨;;;
지금 일본 오락실 수호신은 이것인 듯.
이번에도 못해본 옹게키...
봄버걸... 잘나가는 건가?

사실 이 시점에서, 크게 뭘 갖고 싶거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남아있지는 않았지만 기왕 아키바까지 온 김에 약간의 오락실 구경과 요도바시에서 아이쇼핑을 간단히 해보기로 했다. 오락실은 2곳을 들렀는데, 동생의 추천으로 먼저 도쿄 레저랜드 2호점을 들러보기로 했다. 이 곳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부터 포스터를 열심히 붙여놔서, '아 지금 오락실 간다'는 기분을 만끽할 수가 있었다. 도착한 오락실은 규모도 작지 않고 상당히 넓어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겠다.. 싶었다. 다만, 나는 지금 이 오락실에 있는 게임들을 제대로 할 줄 아는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서글퍼지기도 했지만. 사람이 많지 않은 오락실을 기웃거리며 요즘은 이런 기계들이 있구나...하고  감탄하고 구경을 하다가, 장소를 옮겨 보았다.

최신 기타도라!
기타도 2대!!
하지만 나는 역시 이 쪽이...
스파6 옆에 이게 있었다
전차로GO! 도 현역이구나
죠죠는 한 판 해봤다.

장소를 옮겨서, '스트리트 파이터6 타입 아케이드'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 보았다. 아쉽게도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테리 보가드까지 업데이트 된 '스트리트 파이터6'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사양이었다. 오락실의 스틱과 버튼 외에도, USB 포트로 연결된 '호리 파이팅패드 옥타'도 준비되어 있어서, 패드로 모던 모드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배려하고 있었다. ...옥타 외에 개인적으로 준비한 패드나 컨트롤러도 사용할 수 있는 건가 이거..? 어쨌거나 카드를 구매하고 코인을 넣고 블랑카를 골라... 점내 대전으로 비참하게 패배한 후 옆에 있던 '죠죠의 기묘한 모험~미래로의 유산'을 조금 즐기고 동생의 스파6 플레이를 관전하기도 하고, 드럼매니아 V8을 즐겨보기도 하고... 그렇게 잠시 시간을 보내고 오락실을 나왔다.

아키바 요도바시
한참 하던 중이던 파판7리버스
오랫만에 재판인가?
이건.. 하나 사볼까나.

마지막으로,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하바라 점을 들러보았다. 은근히 이것저것 아이쇼핑을 많이 한 탓에, 크게 신기하거나 눈길이 머무는 것은 없었다. 그래도, 거대한 래핑으로 홍보하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 는 반가웠고, MF 고스트 버전 GR86 킷은 잠시 하나 집어갈까...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었다. 물론, 프라모델은 부피가 있기도 하고 저런 킷들은 국내에도 판매할테니 한국에서 구매하는게 더 이득이라는 생각으로 집어들지는 않았지만. 

저 노란 덩...뿔 같은 것이 맥주 거품이라고???

나름 강행군이었던 탓일까, 슬슬 발바닥도 아파오고 체력이 방전되어 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종일 같이 움직였던 동생 내외도 비슷했던 모양이다. 마지막까지 동생에게 독박으로 운전을 시키게 된 것이 미안했지만, 동생은 마음 좋게 기꺼이 핸들을 잡아주었다. 동생의 집 근처 식자재 마트에서 이런 저런 먹거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 야식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은... 이른 시간의 비행기였던지라 동생의 차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였고, 그리고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코로나 전에 마지막으로 도쿄 여행을 왔을 때, 다소 일찌감치 현타가 와서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갔던 기억이 있다. 항상 여행 마지막날에는 아쉬움과 일상 복귀에 대한 이런저런 상념이 겹쳐서 뭔가 현타가 오기 마련지만, 그 때는 나중에 무척 후회가 되는 철수 결정이었다는 교훈으로 남았더랬다. 이번에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도록 마지막날에 일정을 열심히 짜서 많이 돌아다녔고, 거기에 동생이 정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도쿄의 도로 사정이 상당히 복잡하기는 하더라도 역시 차량이 있으면 기동력있게 움직일 수 있다는 평험한 교훈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언젠가 다음 번엔 아내와 함께 가서 가족여행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건 또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적절한 계획과, 후회가 남지 않을 여행으로 만들 수 있길 바라며. 다시 한 번, VVIP 처럼 다닐 수 있게 도와준 사랑하는 동생 내외와, 함께 울풀즈 공연을 즐기자고 꼬셔준 친우와, 둘째날 아키하바라를 책임져 준 지인과, 혼자서 여행할 수 있게 허락해 준 아내에게 감사를.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