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포스팅을 했던 울트라맨 뫼비우스. 올해 관심가졌던 영상물 중 가장 나를 흥분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5월의 케로로 극장판도 그냥 넘어가기는 어렵지만, 3년째의 마지막이 가까워오는 만큼 특별하다기보다 일상적인 존재가 되어버린데다 3기 들어서 눈에 띄는 부진 덕분에 다른 영상물에 눈을 많이 돌리기도 했고... 해서 선정된 것이 울트라맨 뫼비우스와 소공자 세디.
3기는 참 부진했던 것입니다!!
지난번 뫼비우스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어린 시절 작은 책과 보드게임의 캐릭터로 주로 접했던 울트라맨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게 된 것이 우선 감동의 첫번째 포인트. 살아 움직이는 울트라맨의 감동과, 40주년 기념작이라는 명칭에 전혀 어긋남없이 충실하게 만들어진 매회를 기다리는 재미와, 울트라맨 히카리(헌터나이트 츠루기)라는 존재와 협력-대립하던 초반과 울트라 경비대의 히어로들이 뫼비우스를 도와주는 중반(지금 진행되는 부분.. 후반이라고 생각하기 싫다.)이 각각 다른 맛을 내고 있어 실로 챙겨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나 지난번에 포스팅했던, 울트라맨 레오의 에피소드는 진정 최강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레오의 이미지를 제대로 각인했다고나 할까.
레오보다 한발 앞서 등장했던 타로 때와는 달리, 레오 등장은 임팩트가 상당했던지 전격하비등의 모형지에서도 특집으로 다룰 정도였던 걸 보면 레오의 등장만이 아닌 에피소드의 완성도에도 많은 올드팬들이 공감을 보냈던 듯 하다. 지난 주에는 울트라의 아버지가 등장하기도 했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에이스와 80(에이티), 그리고 울트라 형제들의 등장도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2007년 초반에도 충분히 즐겨봄 직하다. 꽤나 매니악하게 적어놓긴 했지만, 특촬물에 거부감이 없거나 숟가락 2개로 울트라맨을 연출해 본 적이 있는 당신이라면 아마도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울트라맨들의 특촬 액션만이 아닌, GUYS 멤버들이 엮어내는 드라마도 제법 재미있으니.
울트라맨 뫼비우스도 매우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심심할 때마다 꺼내어 몇 번이고 다시 본 걸로 따지면 소공자 세디 도 빼놓을 수 없다. 역시 국딩시절 MBC(로 기억한다)에서 해 주었던 세계 명작 시리즈 애니메이션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소공녀와 함께 매우 좋아했던 이야기였기에 우연한 기회에 구하게 되어 쭉 감상하게 되었는데...
사실 80년대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 캐릭터 디자인이라던가 성우의 연기라던가 프레임이라던가. 나도 어린시절의 추억을 되새겨보겠답시고 구해놓고는, 1화를 딱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뭔가 알 수 없는 이 위화감과 촌스러움이란.... 그러나 그걸 견디며 1화를 다 보자, 모든 적응이 끝나고 저 그리운 80년대의 향취에 젖어들 수 있었다. 필름에 손으로 직접 쓴 듯한 오프닝-엔딩곡의 가사도 거의 넘기지 않고 다 보고, 뻔히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울고 웃으며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재미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한순간 맹렬히 타올랐다기 보다 꾸준히 뜨끈뜨끈했던, 알게 보르게 2006년을 함께 달궜던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싶다. 그러고보니 케로로의 부진 덕분에 다른 애니메이션에 이것저것 찝쩍거려보긴 했지만 소공자 세디만큼 재밌던 걸 찾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고.
결국 추억을 다시 한번 찾아본다는 차원에서 특촬 하나 애니메이션 하나를 꼽게 된 셈이 되었다. 작년에는 오로지 케로로 하나에 올인이었는데 말이지. 내년에는 또 어떤 활동그림들이 나를 즐겁게 해 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