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 나리따 국제공항으로 

타고 갈 비행기
나리따 도착
버섯왕국은 아니고 일본 입국
뭔가 하늘의 구름도 게임같았다

코로나 상황이 대충 정리가 되고, 대일본환율이 많이 내려가고, 슬슬 일본이나 다시 놀러갈까 하는 생각이 들고 나서.. 두번째로 가는 일본. 지난 6월의 후쿠오카에서 돌아오며, 다음에는 오사카, 도쿄, 홋카이도 중 하나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나 2024년이 가기 전에는...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더랬다. 그러던 것을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민지 조금 시간이 흐른 동생을 만나기 위해서, 그리고 대충 20년지기를 넘어가는 친우가 제안한 공연 관람도 함께 하러 비교적 급히 날짜를 잡아 나리따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다...는 어느 덕후의 여행기를 짤막하게 적어본다.

여행내내 발이 되어준 동생의 애차
시간을 부족해서 맥도날드의 한정판 버거
이동 중에 본 스카이트리

이번에 이용한 항공편은 진에어로, 매우 오랫만에 가보는 인천공항 2터미널을 이용하게 되었다. 비행기 탑승 자체는 순조롭게 진행하였지만, 저가 항공사라 그런지 계속 이륙을 못하고 있다가 한참의 시간이 지나 하늘로 오르게 된 시간은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 흐른 뒤였다. 공항에 도착하니 미리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던 동생 부부를 만날 수 있었고, 당초 잡았던 계획 중 하나를 취소하고 즉시 다음 일정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저가항공을 오랫만에 이용하느라 기내식이 없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아침부터 굶어버려서 주린 배를, 일본 맥도날드의 한정판 달구경버거=쓰끼미버거로 달래며 동생의 스바루에 몸을 싣고 도끼와장=도끼와소=豊島区立トキワ荘マンガミュージアム=도시마구립 토키와소 만화뮤지엄으로 향했다.

도끼와장=토키와소
실제 목적은 이것
입구에 서 있는 아키라
블랙잭의 피노코
일본특유의 기념메달
촬영스팟은 두 곳
류가 있는 스팟
캐미가 있는 스팟

도끼와소는 과거 데즈까 오사무를 비롯한 일본만화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초석을 다진 작가들이 머물며 작품활동을 하던 건물로, 한 번은 해체했다가 새로 지어서 박물관으로 만든 건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게임메이커 '캡콤'이 컬래버레이션 전시회를 진행하는 것을 알게되어 이번 여행에서 가야할 곳으로 정했던 것이었다. 건물은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입구에서 입장료를 현금으로(여기는 카드를 받지 않는다) 지불하면 팜플렛과 티켓을 받아 2층으로 안내를 받게 된다. 2층은 과거 도끼와소의 각 방에 어떤 작가가 머물렀고 어떤 작품활동을 했는지 당시 물품들과 분위기를 재현한 뮤지엄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2개의 방에는 무려 스트리트 파이터의 '류'와 '캐미' 패널이 있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촬영 스팟으로 되어 있었다.

릴리 스티커를 붙여놓은 낙서장
그림실력이 뛰어난 관람객
원고를 늘어놓은 방도 있다
레트로 감성이 가득하다

2층을 둘러보고 나면 작은 엘리베이터로 1층으로 내려오게 되는데, 1층에는 대부분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나오면 특설 전시관의 출구가 보이고, 출구를 나서면 역대 캡콤의 격투게임 소프트웨어를 거의 모두 모아놓은 전시와, 컬래버레이션을 포함한 일러스트들의 전시가 보여서 눈이 매우 즐거워진다. 여기서 바로 굿즈를 사고 출구로 나갈 수도 있지만, 게임이 전시된 벽면 뒷편으로 특별전시관의 입구가 있어서 여기를 놓칠 수는 없게 되어 있다. 역시나 당연히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서적과 인터넷의 사진들로만 봤던 게임 설정화들을 거대한 사이즈로 볼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뱀파이어, 사립 저스티스 학원 등의 캡콤 대전격투게임들의 자료들이 가득했고, 이 전시 특유의 컬래버레이션 일러스트들과 간단한 설명이 함께 하고 있기에 캡콤 게임의 팬이라면 시간을 내어 들러볼만한 가치가 있는 전시가 아닌가 싶었다.

2층 끄트머리
1층 특별전시관 입구의 스팟
도끼와소를 나와 레트로관으로 이동
도끼와소를 거쳐간 유명 작가들
쇼와레트로관
레트로관 입구의 스팟

전시를 다 보고, 굿즈를 조금 구매한 후 밖으로 나와, 티켓으로 이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스팟, 쇼와레트로관으로 이동했다.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레트로관은, 사실상 스트리트 파이터6의 캐릭터 설정 전시로 이루어진 곳이다. 여기서 입장할 때, 입구의 관리인분에게 도끼와소에서 구매한 티켓을 보여주면 입장 기념으로 3종의 스티커 중에 하나를 랜덤으로 받을 수 있다. 웃으면서 절대로 원하는 걸 골라주지는 않는다던 관리인분의 멘트가 그야말로 단호했더랬다.. 입구의 스팟을 제외하면 이곳도 전체 사진촬영 금지로 되어 있는데,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를 비롯한 캡콤 격투게임의 간단한 역사가 전시되어 있고, 스트리트 파이터 6 시즌1까지의 캐릭터들의 개발 중 디자인을 공개한 전시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그리고, PS5 2대와 모니터 4대를 활용해서 최대 4명이 대전을 즐길 수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6가 세팅되어 있기도 했다. 스파6의 팬이라면, 더더욱 여기는 무조건 들러봐야 할 것 같은 좋은 스팟이었다.

일본카레의 혼, 고꼬이찌방야
남자의 안주, 푸딩
향 좋은 위스키 한잔

쇼와레트로관의 전시는 스트리트 파이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하나하나 꼼꼼히 보고 싶은 내용이었고, 동행했던 동생 부부 또한 스파6를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중이었기에 함께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전시를 보고 나오니 해가 지고 있었고, 비가 오려고 폼을 잡고 있었다. 이 비는 여행 내내 나를 쫓아다니게 되었는데, 그건 뭐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이고. 동생의 차에 몸을 싣고 동생의 집으로 돌아오다가, 일본 카레의 자존심 고꼬이찌방야(...)에 들러 가끼후라이(굴튀김)을 올려 저녁을 먹고, 마트에 들러 안주로 먹을 푸딩을 사서 동생의 새 보금자리에 처음으로 들렀다. 웰컴드링크로 위스키 한 잔을 나눠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다음날 일정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도쿄] 241005, 2일차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