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2] 기타프릭스&드럼매니아 V2
일본 코나미의 인기 리듬액션 시리즈 기타프릭스&드럼매니아(이하 기타도라)시리즈의 최신 이식작 V2. 22일 목요일에 발매 된 것을 구매대행을 통해 토요일인 오늘 아침에 받았다. 가격도 납득이 갔고, 배송도 생각보다 빨라서 꽤나 감탄했다. 잠 덜깬 머리로 찍었던 사진을 점심으로 고기 먹고 와서 힘내서 올려본다.
사실 동생 ANTIDUST, WGF의 수장 YUIRIN 형님과 결성한 기타도라 팀 B.O.B (BeforU. Odukhoo. Band)에서 나의 포지션은 드럼이지만, 오른팔이 아직 고장중이라 만돌린콘을 손에 들고 성의없는 까딱까딱 피킹으로 즐기는 중이다. 롤링100톤이라던가, 리라이토라던가, 드럼 두드리는 맛이 쏠쏠한 곡들을 기타로 넘기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한 달 정도면 오른팔도 완치 된다고 하니 조금만 더 참아보련다. 그나저나 얼마전 메이저로 데뷔한 완전소중 비포유는 성적을 논할 여유도 없이 묻히는 모양인데... 다음 싱글에선 대성하길!!! 이번 레드로켓라이징도 노래 졸라 좋았다구!!! ....타이틀 때문에 HIDE의 로켓 다이브가 몹시 땡겼다는 것은 여기서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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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오랫만에, 회사에 이 시간꺼정 혼자 남아있는 경험을 한다. 어째 신입때는 곧잘 했던 것도 같은데.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하지 못하고 여기서 썩는다...라는, 졸라 유치한 자기 변명 따위는 이제는 나와 멀다. 지금 돌아보면 그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들은 너무나 막연했다. 지금 내 처지에서 말한다면 그냥 빌게이츠 반만큼만 벌고 싶다는 자조와 별 다를바 없을 만큼. 그렇다는 이야기.
사실을 말하면... 사실 할 일은 30분 전에 다 끝났다. ...라기보다, 오늘 할일을 내일로 미루는 신공을 발휘해 버린거다. 그게 뭐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고 말이지. 급한 불은 모조리 껐으니까.
세상은 유기적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적어놓으면 유기농 야채를 떠올리는 바보들이 가끔 있어서, 혼자서는 못 살고 여럿이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여둔다. 아무튼. 내가 무언가를 얻고 싶으면 그걸 줄 사람에게 무언가를 해 주어야 한다.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다는 거지. 돈을 주면 아울렛이 옷을 주는 것처럼. 오천원을 주면 로또 한 세트를 주는 것처럼. 가끔, 나의 아웃풋은 누구를 위해 어디로 향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뭐, 나름대로 모험이 적은... 그럭저럭 안정적인 길을 선택해서 살아오고 있는 내가 할 정도로 관대한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11월도 슬슬 마지막을 고하고, 조만간 멋대로 기획- 2006년에 뜨거웠던 것들에 대한 집필에 들어가야 할 때다. 어차피 자기 만족으로 적어가는 블로그, 작년 거 지금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만큼만 딱 있어주면 참 좋을텐데. 근데 요번엔 뭘 적어야 하나.
지금, 비즈의 시로이 히바나가 나온다. 문득, 참 좋은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즈 노래가 뭐가 구리겠느냐만서도. 9시 25분을 가리키는 이시간, 왜 나는 집에 안가고 이런 영양가 없는 글을 여기다 끄적거리고 있는 것일까.
뭔가 억울한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아쉬운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섭섭한 것 같기도 한데, 그걸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 지 감이 안오는 밤이다. 내 느낌들이 언제는 정확한 감으로 다가왔느냐만서도, 이따금 하느님이라도 붙잡고 물어보고 싶다.
야근은 확실히 인간에게 좋지 않은 행동임에 틀림이 없다. 이 엿같은 감각은 대체 뭐란 말인가. 얼른 열쇠 챙겨서 집에 가야겠다. 집에 가는 길에 클리어해야할 지제네레이션 더블제타 2스테이지가 나를 기다린다. 아아, 나의 정체성은 정녕 건타쿠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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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 타임 블루스 - 흔들린 디카 사진
디지털 카메라가 생기면서 여러가지 사진들을 찍어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그 기록들을 찬찬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싫게 흔들리거나 잘못 찍힌 사진들조차 그 내용의 기록 자체는 잔인하리만치 올바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오늘 점심 때 나온 동태찌개는 매우 시원했지만, 비가 내린 컴컴한 낮 회사 근처의 공기는 차가웠고, 문득 바탕화면의 파일들을 정리하다가 들여다 본 최근 1~2년의 사진들은 선명한 기록으로 하드디스크의 어딘가에 남아있었다. 대략, 그런 이야기이다.
1년 전 동생을 북해도로 떠나보낼 때의 사진을 보면, 지금은 도무지 아무렇지도 않은 동생의 존재가 그 순간에 얼마나 소중하게 다가왔는지를 알 수 있다. 장난을 치느라 흔들리게 찍힌 사진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함이 깃들어 있고, 게이트를 통과하기 직전에 끌어안는 장면의 내 등짝과 동생의 얼굴에는 어쩐지 생소한 애달픔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공항을 빠져나와 의미없이 찍은 푸른 하늘의 풍경 사진은 슬픈 파랑색이 빛나고 있다. 지금은 다시 한국에 돌아와 열심히 취업활동을 하고 있는 착한 내 동생과의 1년하고도 5개월 전 어느날의 모습은 그런 것이었다. 그런 것들이, 카메라를 거쳐 컴터의 하드디스크 안에 남아있다.
돌아와 있는 동생의 사진들도 있지만,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친구의 사진도 있다. 정확히 말하면 그시절 그 존재 그 모습으로는 볼 수 없는 친구의 사진.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말해두면, 여기서의 친구는 동갑내기만이 아닌 선-후배를 비롯한 모든 지기들을 의미하는 것임을 적어둔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학창시절의 내 모습, 동아리 방에서 폐인처럼 늘어져 있던 친구의 모습,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던 친구의 모습, 기혼과 미혼의 경계가 나누어져 버린 친구의 모습, 그리고 술과 밤 공기가 함께 했기에 나눌 수 있던 대화의 편린으로 깃든 어둡고 붉은 눈의 피사체가 찍힌 사진들. 비록 잘 나온 사진이라고 뻐길 수는 없어도, 흔들리고 눈이 빨간 그 사진들을 혼자 들여다 보며 느끼는 감정이라는 것은 매 순간을 이별과 만남으로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남겨 놓은 몇 안되는 기록을 바라보는 경의인 것이다. 지나가 버린 시간 속에 있지만 내 머릿속에 늘 현재로 살아 숨쉬는 감정들이 걸어온 길인 것이다. 그 길을 벗어나거나 그 길을 메꾸어 버리더라도 분명 그 발자국만은 어떠한 형태로는 남아있는 것이다.
사람은 매 순간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 저 윗줄을 적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린 순간과는 이미 작별하여 떠나온 것이고 다음 자판을 두드리는 순간과는 가슴떨리는 만남을 가지는 것이다. 작고 사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극소심 A형인 나는, 이런 작은 행복을 눈치채는 것에 또 감동하게 된다. 그리고 새삼, 떠나온 순간들, 떠나보낸 시간들, 떠나보내려 하는 언젠가에 서글픔과 기대감이 뒤섞인 눈길을 이리저리 보내며 또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뭐, 꼭 동태찌개가 시원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쓰게 된 것만은 아니다. 아니, 늘 사먹는 검은콩 우유가 오늘은 떨어졌기 때문에 선택했던 커피 우유가 너무 맛이 없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늘 우유부단과 흑백논리를 줄타기 하는 나는 또 이렇게 오후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전에, 저 56% 바를 72%로 바꿔와야 겠다. 다들 점심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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