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밀봉 표지
등짝

사실 이 게임은 2020년 5월에 구매해서 잠시 재미있게 즐기고 봉인한지 오래인 타이틀이다. 사진도 당시에 찍어놓고, 간단한 리뷰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방을 뒤지다가 발견한 타이틀을 보고 추억에 잠시 젖었다가 블로그를 확인해보니 없길래,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올려본다. 기본적으로는 '블레이 블루'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 대전격투 액션게임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런데, 크로스오버로 등장하는 게임들이 페르소나(P4U 시리즈), 언더 나이트 인버스 시리즈, RWBY 라는 나름 시리즈가 이어져 오기는 하나 블레이 블루와는 하등 상관이 없는 게임들인데다, 한 두 캐릭터만 가져온 전혀 다른 게임들도 있어서 나름 호화로운 구성을 보여주는 색다른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본 디스크는 일반판과 같은 내용이나, 올인원팩 코드를 입력하면 디럭스판이 된다..?

2000년 당시, 종종 찾아보는 저가 할인행사 게임들 중에 이 게임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매우 부담없는 가격이라 집어들었던 기억이 난다. 게임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파고들 생각은 없었고, 격투게임 초심자를 배려한 간단조작, 간단콤보 시스템이 있어서 스토리모드를 쭉 밀어보는 것으로 이 게임을 살짝 핥아보았고, 그대로 마무리했더랬다. 지금은 이 게임 이후로 또 RWBY 나 언더 나이트 인버스 시리즈의 신작들이 더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P4U 나 블레이 블루의 후속작인 더 없는 것 같기도 하고...  2025년 현재 시점에서는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2D 대전격투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또 굳이 찾아볼 것도 없는 그런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굳이 말하자면 이미 오래전에 영업이 끝난 쓸쓸한 놀이공원의 축제 팜플렛 같은... ...혼자 갖고 놀기는 나름 괜찮은 게임이긴 한데 말이지. 쩝.

https://bbs.ruliweb.com/family/242/board/300017/read/2373194

 

반다이 X KFC중국 건담 45주년 메뉴

앙상블만 있는지 더 있는지는 아직 유출이 안되었네요

bbs.ruliweb.com

2025년 02월 24일, 중국 KFC 에서 '기동전사 건담'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다는 뉴스가 작게 실린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2025년에 생업으로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지라 이 뉴스를 체크하지 못했는데, 평화로운 어느 나라에 걸어놓은 알림이 이 제품의 풀세트를 판매하는 사람을 가리키고 있는 것을 발견했더랬다...

중국으로 씌여진 미니북 앞면
사뭇 다른 느낌의 등짝. 신선하군...

중국 이벤트 한정판이라 그런지, 중국이 사랑하는 색-금색으로 도배한 컬러링의 5개의 '건담'들이 라인업으로 선정되어 발매되었다. 듣자하니 중국에서 이벤트 세트를 시키면 랜덤으로 하나씩 준다고 하는데... 한국에는 들어올 일이 없겠지요 아마...

SP1 - 高達고달=가오다=건담

건담 정면
살짝 옆에서
등짝

사실상 앙상블 파트00의 001번으로 처음 등장한 조형으로 여러 한정판으로도 등장한 건담이 첫번째 라인업으로 선정되었다. 하얀 색으로 구성된 부분이 모두 금색(덩색?)으로 나왔는데, 그야말로 중국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다. 

일단 눈에 띄는 앙상블 건담들을 가져왔다
살짝 넓게 서서

앙상블의 표준 그 자체인 기체인데다, '건담'이라는 이름의 원조이자 이번에도 01번 넘버링을 꿰찬 것에 전혀 불만이 들지 않는다고 하겠다. 그나저나 원본 컬러링이나 다른 컬러 베리에이션과 비교하면 역시 전혀 다른 느낌이 확 튄다.

SP2 OO高達=건담 더블오

더블오 정면
살짝 옆에서
등짝

의외로 변경된 컬러링이 썩 잘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더블오. PART02 에서 등장하여 잔라이저 등의 EX가 발매되기도 했지만, 역시 같은 파트에서 등장한 오라이저와 합체하여 더블오라이저를 만들어 주는 재미가 쏠쏠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오히려 이 변경된 컬러링에 심플한 소체를 오랫만에 만져보니 느낌이 상당히 좋았다.

EX06B 잔라이저 세트와 함께

SP3 红色异端高达=홍색이단고달= 건담 어스트레이 레드프레임

어스트레이 레드프레임 정면
살짝 옆에서
등짝

...중국어 표기는 접할 때마다 상당히 신비로운데, 어스트레이 레드프레임이 '홍색이단'이 되는 건 처음 알았다... 아무튼, PART19 에 등장헤서 인기에 비해 뭔가 아쉬운 배리에이션 전개를 보여줬던 레드프레임이 3번째 라인업으로 등장했다. 원본 라인업 자체가 심플했기에, 라이플과 실드, 심플한 등짐이라는 구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EX32 파워로더와 함께. ..뭔가 색이 비슷한 것 같기도...

SP4 海盗高达X1 = 해적고달X1 = 크로스 본 건담 X1

크로스본X1 정면
살짝 옆에서
등짝

...정직한 네이밍센스로다. 해적고달! 아무튼, 이마의 해골을 금색 도색으로 처리해 주는 바람에, 정면에서 본 인상이 대단히 고급지게 바뀐 느낌이 드는 크로스본X1이 4번째 라인업으로 등장했다. PART20 에 등장했던 그대로 등장하긴 했는데, 역시 심플한 구성 안에서 붉은색 포인트가 깔끔하고 적게 들어간 점과, 역시 이미의 해골 도색이 고급진 점이 가장 어필할만한 요소로 느껴진다.

파트20에 ABC 망또를 걸친 크로스본X1과 함께

SP5 脉冲高达=맥충고달=임펄스 건담

임펄스 건담 정면
살짝 옆에서
등짝

마지막 5번째 라인업은 건담 SEED DESTINY의 초반 주역기체였던 임펄스 건담. 다른 라인업들과 비교하면 살짝 궤가 다른 디테일과 프로포션을 갖고 있다보니 색다른 느낌마저도 보여주는 라인업이라고 하겠다. 사실 PART24 쯤 되면, 이 구성과 가격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던 라인업이기도 하고 말이지.

PART 24 의 임펄스와 함께

사실 이 앙상블SP~중국 KFC 한정판의 정보를 접했을 때, 그냥 색놀이에 불과한데 이걸 구해야 조금 고민을 했는데, 지쿠악스 비기닝을 보기로 결정하고 나서는 오히려 근본같은 이 라인업을 구매하는 것으로 마음의 균형을 맞춰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뭔소리야?)

모빌슈트 앙상블 파트SP~중국 KFC 한정판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거 하면 안되나.. 싶다가도, 그걸 누가 사먹을 것이며 또 그거 풀셋은 또 언제 어떻게 맞추냐...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그냥 아 하지마! 그냥 하지마! 성질이 뻗쳐서...라고 하게 되고 말게 된다. ...그나저나 5월 발송으로 밀린 EX 퍼펙트 건담은 언제나 오려나...

모바일 티켓 일부를 캡쳐

작년의 건담 SEED 프리덤 극장판 관람에 이어, 이번엔 곧 TV판 애니메이션이 방영될 예정인 신작 건담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 비기닝' 극장판을 보고 왔다. 설정과 디자인, 여러가지 썰들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제발 완전히 망해서 깡통차기를 기도하고 있었는데... 분하게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는 있다.' 그리고, 대중에게 보여주고 판매하기 위한 서브컬쳐 엔터테인먼트가 '재미(는) 있다'라는 것은 그 자체로 미덕 아니겠는가. 이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한가득이니 직접 보실 분들은 뒤로 가 주시길...

 - 극장판 영상물은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비기닝'과 TV판 01~02화를 묶은 구성을 보여준다.
 - '비기닝'을 보면, 이 영상물에 대한 호불호가 대번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전에 입수한 정보에 따라 난 '극불호'였다.
 - '비기닝'은 건담 세계관 중에서 가장 유명한 '1년 전쟁'이 어떻게 비틀어져 흘러가는 지를 보여주는데, 이야기의 흐름은 그야말로 헛웃음이 나오는 IF 스토리.
 - 최초 건담을 대지에 세운 것은 '아무로 레이'가 아니라 '샤아 아즈나블'이라는 것부터 시작한다.
 - 참고로 2025년 3월말 시점에서 본 작에 '아무로 레이'가 등장할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 1년 전쟁의 굵직한 전투들은 대체로 일어났고 전개 양상이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는 식으로, 기존 1년 전쟁의 '패러렐 월드'를 다루고 있다.
 - 기렌 총수, 키시리아 자비, 가르마 자비, 마 쿠베, 샤리아 블루 등의 원작에선 사망한 인물들이 대거 생존한 상태로 종전에 이른다.
 - '비기닝'의 마지막은 '샤아의 역습' 엔딩 부분에 일어난 대사건 '액시즈 쇼크'를 떠올리게 한다. 무대가 솔로몬이라는 점과, '건담'과 '샤아'가 실종된다는 점이 다르지만.
 - 헛웃음과 콧방귀가 마구 터져나오는 전개이긴 했으나, 좋은 작화와 생동감있는 동화, 박진감있는 MS전투연출 등으로 인하여 영상 자체에 태클을 걸 수는 없었다. 나름 흡인력이 좋았고, 원작의 사운드 이펙트를 그대로 가져와서 써먹는 점은 치사하게도 효과적이었다.
 - 그러나 역시 가장 용서가 안되는 점은, 에반게리온 초호기(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한다)의 움직임을 갖다 붙인 듯한 '건담'의 움직임. 그리고 악의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건담'의 디자인.
 - 영상 자체가 상상 이상으로 괜찮았다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변경된 MS 디자인들은 동화로 봐도 용납하기 어려웠던지라, 역시 지쿠악스의 건프라를 들일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낮을 것 같다. 
 -  TV판 본편 01~02화는 비기닝 사건으로부터 몇 년이 흐른 시점을 보여주는데, 소돈 (지온 소속이 되어버린 화이트베이스) 크루의 군복들은 같은 군의 복장이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디자인이 제각각이었다. (맘에 안 듬)
 -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Girl meets Girl, Girl meets Boy 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당돌하고 비상식적이며 우연이 많지만, 치사하게도 재미가.. 있다.
 - 건담 전통의 '정신의 교류가 발생할 때 알몸연출'은 여전하다. 다만, 이번에도 주인공이 소녀인지라 PC한 2025년에는 영 보기 불편함이 있었다. 01화 초반의 다이빙대에서 치마를 입고 물구나무를 서서 속바지(속옷?)을 노출하는 장면 또한.
 - '클랜 포메라니언'은 어딘가 '그랑디스 일당'이 떠오르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이번의 '하로'는 '클랜 포메라니언' 소속인 건가...?
 - 신고지라, 신울트라맨이 그랬듯이.. 원작의 요소를 꽤 깊은 부분까지 끌고 와서 재배치하면서 하고 싶은 말(때로는 그 가져온 요소를 대놓고 모독하는) 을 하는 것 또한 이것이 '스튜디오 카라(가이낙스 유전자를 온전히 유지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 '철혈의 오펀스'도 3화까지는 기대를 모으기도 하고 신선한 재미도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개를 봐야겠으나, 일단 02화까지는 '재미있다'라고 하겠다. 그래서 이게 건담이 아니었더라면.. 하고 분통이 터지는 부분도 확실히 있다.

티켓을 매점에 보여주면 주는 특전 포스터.

역시 마지막까지 용서가 안되는 부분은 자쿠를 비롯한 1년 전쟁 MS의 디자인들을 추하고 기괴하게 갈아엎은 것. 그리고 도대체 1년 전쟁으로부터 얼마나 지났다고 신기체 건담 쿠악스(=G 쿠악스) 의 디자인이 그렇게 에반게리온 같아질 수 잇는가 하는 점. MS의 디자인은 현재까지는 역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쿠악스 라는 기체는 디자인과 변형, 조종체계와 설정까지, 기존 우주세기의 설정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살아온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파일럿의 정신을 스스로 알아먹고 움직여주며, 파일럿의 뉴타입 능력이 강하면 '유니콘건담' 처럼 외장과 콕핏이 변형하는 기체라니, 게다가 기체 각부의 디자인이 괴악해진 지쿠악스판 1년 전쟁 기체들의 디자인과 비교하더라도 전혀 다른 작품의 기체로만 보인다. 이거 도대체 우주세기 몇 년인건데? ...이렇게 생각하면, 설정이 자꾸 발목을 잡아서 극에 집중하기 힘들어 질 것 같은건... 그저 기우려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는 있었다고 말할 수는 있기에, TV판을 건담인포에서 틀어주면 따라가기는 해야겠다. 그리고... 맘에 안들면 대차게 까야지. 쒸익쒸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