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8월 18일

왼쪽 무릎이 아픈 것이 걱정되긴 했지만 다행히 아침에는 통증이 가라앉아 있었다. 이틀을 꼬박 강행군을 한 탓에 피로도 조금 쌓인 것이 느껴졌고 기대했던 스팟들이 대부분 실망스러웠던 탓에 도쿄는 더 이상 돌아다녀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가득한 아침이었다. 게다가 날씨까지 비라도 올 듯 흐렸으니 아침 일찍부터 돌아다니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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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9일

 비행기 시간이 빨랐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서둘렀다. 전날 챙겨둔 캐리어와 등짐을 짊어지고, 익숙해진 동생의 아파트를 나서는 발걸음이 왜그렇게 무겁던지... 동생의 아파트 주변에는 지하철 노선에 제법 많이 지나다니고 있었는데 그 중 특급 한 노선이 하네다 공항까지 바로 가는 노선이었다는 것을 동생이 알려주어, 그걸 타고 공항까지 갔다. 올 때는 모노레일을 타고 하마마츠로 와서 이러저리 돌아다녔는데, 정작 당장 동생 집에서 공항은 간단하고 빠른 길이 있었던 것이다. 언제나 아슬아슬한 예산을 들고가서 알차게 다 쓰고 오는 습관은 이번에도 변하지 않아서 동생에게 맛난 걸 사주거나 하지도 못하고, 임박한 탑승 시간을 아쉬워하며 동생과 헤어져 출국심사대로 향했다. 이후는 그저 그랬던 기내식과 이젠 익숙한 한국-일본 노선의 비행, 그리고 군생활 시절 숙달했던 김포공항-우리집까지의 귀로였다. (...귀로라고 적고 보니 DMC 2권이 생각나버리는...) 막상 다녀왔을 때는 도쿄로 여행 가는 것은 더이상 필요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놓친 스팟들이 제법 있어서 시간이 흐른 뒤에 한번쯤 다시 도전해 볼까 싶기도 하다. 올해는 더 이상 멀리 나들이 갈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과연 다음번멀리 나들이는 어디가 될까?

妖刀 我鬪裸以後

이야기2007. 9. 25. 22:24
 이외수 선생님의 저서 '칼'을 읽어보신 적이 있는지? 예전에는 기인에서, 지금은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문호가 되신 이외수 선생님의 이 작품에서는 칼 매니아(오덕후 수준..)의 칼에 얽힌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내용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칼이 가진 나쁜 기운을 달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번은 칼에 피를 머금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내용이 결국 이야기의 엔딩을 이끌어 내지만.

....타이틀을 읽고 눈치빠른 분들은 이미 아셨을는지도 모르겠지만, 건프라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집에 한자루씩은 소장하게 되는 피를 부르는 요도 아트나이프에 손가락을 다쳤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한 번 피를 머금게 하고 다음부터는 다치는일 없이 건프라를 잘 완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을리가 없잖아.. 아파 죽겠심다...

 원래 이 기나긴 추석연휴에, 사재기로 인해 쌓여있는 프라모델 박스의 탑을 줄여보자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던 터라 그럭저럭 4개의 프라를 완성했는데, 5개째인 타마마로보 mk-2를 막 시작한 찰나 그만 妖刀 我鬪裸以後의 요기에 이끌려 왼손 검지를 상해버렸다는 이야기 되겠다. 칼이 깊숙히 박혀 출혈이 한동안 멈추지 않아서 혹시 큰 핏줄을 다친게 아닐까 했지만 지금은 출혈도 멈추고 타이핑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다.
 
 문득 작년 추석 이맘때는 오른팔이 부러져서 추석 내내 NDSL로 파판3만 죽자고 했던 기억이 새롭다. 내일 아침에는 많이 아물어서 타마마로보도 끝내고 한두개 정도는 더 만들어보고 싶은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나....

 다들 추석연휴는 잘 지내고 계십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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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코노미야키를 먹고 주린 배를 채운 뒤, 다음 목적지로 정하고 발걸음을 옮긴 곳은 오다이바였다. 사무지구라고 볼 수 있는 심바시에서 그리 가까운 곳은 아니었지만, 심바시 부근에서 오다이바를 바로 갈 수 있는 모노레일 유리카모메를 탈 수 있는 역이 있어서 그걸 이용하기로 했다. 첫날 도쿄로 진입할 때에도 모노레일을 탔었지만, 이번에는 든든한 가이드가 함께 있었고 덥긴 했지만 여유로웠던 기분 탓일까 창 밖의 풍경도, 모노레일의 구조도 어쩐지 더 즐겁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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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소를 나누며 걸으면 충분히 견딜만한 거리를 걸어 동생의 아파트에 도착해서, 선배님과 동생 그리고 나까지 셋이서 그 동안의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게 되었다. 막차시간에 아슬아슬해진 시간이 되어 선배님이 일어나시고, 나는 선배님을 배웅한 뒤 맥주를 한 잔씩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전날보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했고, 충분한 스팟을 보고 경험했던 흐뭇한 하루였다. 생각지 못했던 왼쪽 무릎의 통증은 생각보다 오래가긴 했지만 그건 한국에 돌아와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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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8월 18일로 이어진다. 이 날은 그리 많은 곳을 돌아다닌 것은 아니어서 짧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