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박스. 뜯다가 칼질을 실수했다..
박스 오픈. 심플한 포장.

레트로 게이머의 감성을 자극하는 주변기기를 곧잘 내놓는 8BitDo. 일전에 포스팅했던 기계식 텐키리스 키보드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숫자패드가 별도로 발매되었는데, 살짝 가격이 높은 감이 있었더랬다. 망설이던 차에, 3만원대에 할인하는 핫딜을 발견하여 질러보았다. 아무 기능없는 건 다이소에서도 몇 천원이면 사는데.. 갬성에 가격을 지불하는 기분으로다가. 정가에 비하면 한참 저렴하기도 하고.. ..혓바닥이 길어지는 기분...

오픈
2.4G 리시버가 보인다
계산기 사용 가능

심플한 포장을 벗기면, 최근 8BitDo 스타일의 다이얼이 탑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체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으며, PC나 모바일기기에 연결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계산기로 사용할 수 있는 LED 가 탑재되어 있긴 하다. 간단한 사칙연산만 가능하긴 하지만.. NumLock 기능을 별도로 사용할 수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걸려있는 상태이므로 필요한 사람만 매뉴얼을 참고하여 풀어주면 되겠다. 근데 숫자 키패드가 필요해서 구매한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굳이...

한국어 설명도 있다
별매 키보드와 깔맞춤 가능

매뉴얼은 여러 국가의 언어로 구성되어 있고, 다행히 한국어 페이지도 제공이 된다. 의외로 직관적이지 않은 버튼과 기능이 있지만, 금방 숙지할 수 있으니 한 번 정도 읽어보면 되겠다. 사실 이 키패드는 그 자체의 기능보다도 기존에 발매되었던 키보드와의 깔맞춤을 위한 것이다..라고 보는 것이기 때문애, 그 역할에 매우 충실한 물건이라고 하겠다. 만족!!

국산 고전 보드게임계의 3강 중 하나인 사다리사의 죨리게임. 그 중에서도 당시의 어린이들에게 커다란 임팩트를 주었던 게임 중 하나인 38번 'SD간담디럭스'.  거대한 DX 사이즈의 보드게임 안에, 48개의 입체인형말(가샤퐁)이 들어있다는 것만으로 가성비가 대단히 좋은 게임이라는 인식을 주었던 게임인데, 입체인형말 외에도 뭔가 명확한 포맷을 갖춘 전투용 배틀카드가 들어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다.

당연하게도, 이 카드들의 원본은 SD건담월드 카드다스 그대로이며 당시 내 눈에는 이 카드들이 무척 고급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지금보면 번역의 질이 아쉽긴 하지만, 알아먹을만 하다는 점은 당시에 큰 장점이었다고 기억한다. '번역'을 논할 수 없는 수준의 카피 물건들이 흘러넘치던 80년대 후반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욱.

당시에도 친구들, 동생들과 엄청나게 갖고 놀았던 게임이었던지라 종이로 된 이 카드들은 상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럭저럭 상한대로 바인더에 넣어놓았던 것을 찾아서 남겨본다. 사실 예전에 어딘가에 올렸던 것 같기도 한데, 간만에 다시 꺼낸 김에 사진을 새로 찍어서 올려본다. 

표지. 낡았다...
바인더 등짝
스토리가.. 이렇다고??
바인더 증설 방법

대략 92년 경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기준 대원동화사에서 드래곤볼 카드다스를 '카드모음 100'이라는 이름으로 들여오기 시작하면서, 국산 비라이센스 카피 카드다스들이 그야말로 쏟아지던 시기가 있었다. 당연히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도 있었고, 용호의 권이나 아랑전설 등의 격투게임의 카드도 있었고, 일본의 포맷과 자체 포맷으로 만들어 진 카드들도 있었고, 일본 카드를 그대로 번역해서(번역의 질은...)내놓기도 했고. 심지어는, 막판에는 원형, 삼각형 등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카드들도 있었다. 그 중, 비라이센스이긴 하지만 나름 입지를 구축한 것이 '종이마을'의 스트리트 파이터2 카드 들이었다. 

데이타크 드래곤볼 카드다스데이타크 드래곤볼 카드다스

당시 이 카드다스의 매력에 푹 빠졌던 나는 카드를 그냥 박스에 보관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약간 사이즈가 맞지 않았던 명함철보다 더 좋은 것이 이 카드 앨범이었다. 대원에서 나온 드래곤볼 바인더가 더 크고 아름다웠지만, 이 1000원짜리 종이마을 바인더도 꽤 쓸만했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파란색 바인더도 있던 걸로 아는데...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이 바인더 뿐. 아쉽게도 스트리트 파이터 카드는 여기에 전혀 들어있지 않지만, 패미컴용 데이타크 기본 세트에 들어있던 드래곤볼 카드 일부를 여기에 넣어놓았기에 가볍게 올려본다.

그나저나, 속표지에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스토리 설명... 풍림선인을 고우켄으로 바꾸면 대충 맞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저 바인더 나올 때는 고우키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