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GUC는 아닌 구판이지만 카테고리는 일단 HG로... 144스케일이니까. 좀 더 프라모델을 많이 올리게되면 카테고리를 다시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무척 오랫만에 올려보는 프라모델 포스팅.
지금은 이미 HGUC로 훨씬 좋은 퀄리티의 버전이 나온 기체이자, 사실 제작 자체는 작년에 다 해놓고 사진을 안 찍고 박스로 고고씽했던 탓에 이제야 올려보는 킷 되겠다. 데칼링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맞는 데칼을 찾기 어려웠던 탓에 그냥 부분도색에 기본 스티커+마감제로 마무리 지었다.
0123
사실 만들 당시에는 HGUC 기라도가가 발표되었던지라 작년 가을에 실시된 어딘가의 신춘건프라 대회에서 만들었더랬다. 그때는 부분도색도 좀 신경써서 슈트룸파우스트나 머신건도 도색해볼까 싶었지만 저 상태로 너무 오래 시간이 지나버린데다 그래본들 HGUC 먹선작업품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이정도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구판의 프로포션.
동생 ANTIDUST의 HGUC 프로포션.
이정도로 퀄리티 차이가 나는데 굳이 손대고 싶어질 사람이 있을까나... 구판의 매력이라는 것도 분명 있고 HGUC의 프로포션이 안고 있는 불만점도 분명 있긴 하지만 요즘 프라업계말로 지구인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나인 줄 알기에 여기서 접기로 했다.
01
마찬가지 이유로, 창고에 처박혀 있는 구판 제간을 어서 꺼내서 만들어야 8월 발매 예정인 HGUC 제간을 만든 뒤에 후회가 없을텐데, 아마 못하지 싶다. 구판 기라도가랑 제간 구할 때 나름 발품 좀 팔았었는데 쯥. 지금은 구하기도 쉽지 않지만, HGUC가 나온 마당에 굳이 구판을 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 나름 비장의 킷이었던 구판 144스케일 기라도가였다.
나는 기본적으로 진성오덕에, 영덕대게인데다가 천덕꾸러기 인지라 내 블로그에 정치적인 이야기를 끼워넣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정치를 논할 만큼 교양도 지성도 자격도 없는 오덕은 오덕스럽게 오덕다운 포스팅이나 간간히 남기는게 블로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그냥, 오늘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특히나 대한민국의 매스미디어에 이름이 알려진 두 사람 중 정치권의 수장이었던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글만 쓰련다. 그 사람을 알게 된 것이 그사람이 행정부의 수장이 되었을 때이니 그 사람의 죽음을 애도하면 이 포스팅은 결국 정치적인 포스팅이 되려나.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지만, 나는 그 이전에 어떤 자리에 올라가려면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격없는 사람은 아예 어느 정도의 자리를 넘볼 생각도 해선 안되고, 어떤 이유에서건 양식과 지식과 교양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격없는 사람이 어떤 자리에 오르고 어떤 감투를 쓰는 것을 막을 줄 알아야하며, 냉정하게 자격있는 사람을 골라 자리에 올려줄 줄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나는 이제는 되었다. 반쪼가리 남조선은 이제야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으로 거듭났구나. 이제는 되었다. 그 사람이 다 해 줄 것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 사람은 적어도 분단 국가의 민주주의 수장 중에서 처음으로 육군 병장 출신이었기에 국방에 대한 개념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연줄, 당빨, 학연을 넘어서(애석하게도 지연은 본인의 지연은 아니라고 해도 넘어서지 못했더랬지)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들의 좀 더 나은 평가에 의해 대통령이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이젠 이 나라 사람들도 알아볼 수 있게 되었구나하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재작년, 내 생각에 아무리 봐도 자격이 없는 사람이 어떤 자리에 올랐을 때, 이 나라는 다시 틀려먹은 남조선으로 돌아가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뭐, 그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니 접어두고, 굳이 애석하게도 아직 살아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꺼냄은, 오늘 가신 분이 아직 해야할 일이 더 남아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검찰에 불려다니고 비리가 있다고 조사를 받더라도, 그가 재임기간 동안 탄핵 폭풍을 이겨내고, 죽지 않은 경제가 죽었다는 유언비어에 시달리고, 소수의 아군조차 없이 선동여론에 시달리며 묵묵히 걸어온 것을 기억하기에, 그가 재임기간동안 해 놓았던... 걸레를 빨아 행주 비스무리하게 까지 만들고 앞으로 그 행주 비스무리한 것이 수건이 될 수 있을거라고 믿었던 자그마한 희망의 근거로 계속 남아있어주길 바랬기 때문이었다.
이앙기 운전 퍼포먼스로 농촌을 살리는 척을 하는게 아니라, 서울 시내에 궁궐같은 집을 짓고 29만원으로 식솔, 가신, 경비원들까지 거느리고 사는게 아니라, 보통사람이라고 쌩구라를 치고 처음과 같이 끝까지 누구 그늘 밑에서 골골거리면서 해드실거 다 드시고 늘그막을 골골거리시는게 아니라, 강강으로 갱제를 살리고 어쩌고 하면서 잃어버린 10년의 초석을 닦으신게 아니라, 고향으로 돌아가 농촌과 함께 사는 모습을 인터넷으로 보여주는 그 모습에서, 검찰에 불려다닐 지언정 나는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의 희망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남아있어주길 바랬기 때문이었다.
그가 없어도 세상은 여전히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이제껏 투표한 몇 안되는 표 중에서 가장 자랑스럽고 뿌듯했던 표를 가져간 분이 이제 더 이상 없다는 소식은 별 볼일 없는 진성오덕이자 영덕대게이자 천덕꾸러기인 힘없는 소시민의 하루를 뒤흔들고 있다. 이 흔들림은 어디까지 가게 될까. 그리고 어떤 에필로그와 외전, 열전, 선택지를 낳게 될까.
다 집어치우고, 난 그의 죽음이 너무나 슬프고 안타깝고 애석하며 비통하다. 어쩌자고 그렇게 먼저 가십니까. 잃어버린 10년 뒤에 없어져야할 5년의 절반도 안 지난 이 어두운 시기에.그의 죽음이 슬픈만큼 아쉽고, 또 섭섭하다. 그리고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이들이 한없이 원망스럽다. 부디 편한 곳으로 가시옵소서. 내 나이 30 평생 이 땅을 거쳐간 모든 대통령 중 유일하게 사랑한 대통령님.
파란 블로그를 거쳐 테터툴즈를 지나 텍스트 큐브를 꾸려온지 3년 가량 된 것 같습니다만, 어느덧 이런 마이너 블로그도 10만 히트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요 며칠 방문객 추세라면 이틀 안에 10만 히트를 찍을 것 같네요...
지금은 나오지 않는 왕뚜껑 한정판. 별 상관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벤트를 할까 합니다. 글 오른쪽에 보시면 조그맣게 카운터가 보이실 텐데요, 요 카운터가 100,000을 정확하게(혹은 가장 근접하게) 가리킬때 블로그를 여신 분께서는 이 글에 비밀 덧글로 히트 수와 이멜주소나 연락처를 알려주세요.(제가 알고 계신 분이라면 필요없으려나요?) 10만을 딱 맞춰주시거나 덧글 달아주신 분 중 가장 근접한 수치에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분께는 뭔가 소장품 중에 하나를 골라 보내드릴까 하네요~ 뭐가 될지는 받아보신 뒤의 즐거움으로 남겨두시는 것도 좋을 듯...
마이너한 소재만 잔뜩 다루고 있는 변방의 덕후 블로그에 오늘도 찾아주시는(낚여주시는?) 방문자 여러분께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