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PS1 전용 표지. 드캐판과는 다르다.
등짝은 드캐판과 비슷한 느낌

PS1 말기가 되면, CAPCOM은 부족한 성능의 PS1 으로 이런저런 오락실용 대전 게임을 이식하면서도, 원작의 게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 일환으로 EX Edition 이라는 부제를 달고 부족하고 아쉽지만 나름 최선을 다한 이식을 보여주는가 하면,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3'와 같이 부족하고 아쉽지만 매우 모범적이며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이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에는 굳이 찾아서 할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지만서도 결국 이제서야 구하게 된 본작, CAPCOM VS SNK PRO 가 있었다.

오픈케이스. 신키로 화백과 키누 화백의 화풍은 지금봐도...
디스크 상태. 먼지와 약간의 상처...

캡콤 대 에스엔케이, 캡대에스, CVS 정도로 많이 불리우는 본작은 이후 발매되어 지금도 회자되는 후속작이자 전설의 격투게임이 된 CVS2 에 묻혀서 지금은 존재감이 많이 희미한 게임 되겠다. 발표 당시에는 SNK의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 이상의 파격을 보여준 게임으로 큰 관심을 끌었지만, 정작 발매 이후에는 4버튼으로 조작해야 하는 캡콤 캐릭터들과 미려해 지긴 했으나 네오지오와 는 다른 그래픽과 밸런스, 조작감의 SNK 캐릭터들 양쪽이 모두 각각의 팬들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많은 비판을 받았더랬다. 게다가 게임 밸런스 또한 엉망이었던지라... 이후 캡콤의 '단'과 SNK의 '히가시 죠'를 추가하고 밸런스를 수정한 버전이 이 PRO 되겠다. 물론 PRO 라고 무척 사랑받은 것은 또 아니었지만....

CVS1 은 드림캐스트로만 이식이 되었었는데, PS1으로 뜬금없이 이식된 PRO 가 여기 소개하는 게임이다. 드림캐스트나 오락실보다 떨어지는 해상도와 용량 탓에 화면빨이 영 아쉽고 프레임 삭제가 눈에 띄긴 하지만, 본작의 특징인 포인트 노가다로 EX캐릭터와 히든 캐릭터, 갤러리 요소 등을 오픈하는 맛이 있고 의외로 라운드 간 로딩이 그리 길지 않아서 그럭저럭 할만한 게임이라고..할 수 있겠다. 2024년에 굳이 이 게임을 찾아서 직접 플레이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당시 무시하고 지나쳤던 게임을 하나 또 갖게 되어 포스트로 남겨본다. 그나저나, CVS3는... 정말 안나오는 겁니까, CAPCOM & SNK???

게임 표지
등짝

국내에서는 아무래도 '파로디우스'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진 게임이고, 사실 나도 입에 붙어있는 건 '파로디우스'이긴 한데, 일본에서 '패러디'라는 영단어를 표기하는 방법이 '파로디'인 관계로... 이 게임의 제목도 '패러디우스'로 읽는게 맞지 않나 싶어 이렇게 적어보았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말로 할 때는 당연히 파로디우스라고 발음하겠지만. 아무튼, 시리즈 초창기 작품인 '패러디우스다!' 와 '극상 패러디우스' 2가지 타이틀을 하나로 묶은 합본 타이틀이 이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훼밀리 시절 느낌으로 보면 '파로디우스 2합'이려나.

내용물. 사이드레이블에 얼룩이;;
디스크... 먼지가 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상태인 듯

이 게임은 PS1 발매 당시 본체와 동시 발매된 타이틀 중의 하나로, 넘버링도 SLPS 00002 번을 달고 있다. (1번은 남코의 리지 레이서) 2024년 현재 기준으로 보면, 사멸 직전의 초매니아 장르가 되어버린 슈팅게임이다. 그것도 피지컬과 함께 암기가 필수인 횡스크롤 슈팅이지만, 1994년 당시에는 슈퍼패미컴으로만 아쉬운 수준의 이식이 이뤄졌기 때문에 구작이라곤 해도 2개의 게임이 하나로 묶여서 완벽 이식을 기대할 법한 차세대기 버전은 꽤나 관심이 가는 이식이었다고 하겠다. 

...라는 것도 다 옛날 이야기고, 지금은 그럭저럭 괜찮은 상태의 물건을 구할 수 있어서 문득 향수가 올라와서 간단히 리뷰해 본다. 당시에는 두 작품 모두에 등장하는 '치치빈타 리카'라는 파렴치한 복장의 거대 여성 보스가 화제였고, 그라디우스라는 심각한 분위기의 게임을 패러디했다기 보다 뭔지 모를 귀여운 캐릭터들이 잔뜩 나오는 슈팅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FUCKONAMI가 되어버린 콦낪밊를 생각하면, 당시에는 PS1 전용 디스크 프린트와 자켓디자인 포맷을 만들어 자사 게임에 대하여 통일감을 부여한다던가 하는 괜찮은 게임 제작사였다. 2024년 7월 발매된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2024~2025 버전'이 여러모로 혹평을 받고 있고... 그게 매우 오랫만의 신작 게임(이라고 할 수 있나...)이라는 걸 보면 더더욱, 1994년 당시의 활기찬 로고가 걸어오는 코나미가 그리워지는 것이다...

슈퍼로봇대전 컴팩트3 타이틀 화면

2021년에 PS VITA로 슈퍼로봇대전 X를 클리어한 이후, 한동안 슈퍼로봇대전이라는 게임을 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오랫동안 찔끔거리기만 하고 진행을 못하던 UX(3DS) 나 제3차 Z 시옥편(PSV) 가 있긴 하지만, 말 그대로 어째 집중이 되지도 않기도 하고... 할 게임이나 할 일이 많기도 했고. 특히 2024년 들어서는 뭔가 이런저런 일들이 계속 터지기도 하고, 크게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임이 많이 나오지도 않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 것이, 이런저런 일정 속에 떠나게 되었던 짧은 여름휴가에서 남는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클리어하게 된 것이 슈퍼로봇대전 컴팩트3가 될 줄은 정말 몰랐지...

MS 들 중에서 가장 잘 써먹었던 건담 헤비암즈 개량형 (EW)

뭔가 기록을 남겨볼까...싶다가도, 어쨌거나 핸드폰용 에뮬레이터로 플레이한 걸 올리기가 살짝 겸연쩍기도 해서 그냥 말아야 하나... 싶다가, 그래도 올해 클리어한 게임이긴 하고 해서 간단히 리뷰를 남겨 본다. 아이폰용 레트로아크 자체는 정식으로 풀려있기도 하고, 레어 소프트라고는 하나 정말로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게임을 실기로 클리어하기는 매우 힘들기도 하다는 이유로.

서바인과 단바인의 합체기.
오라십 그란가란
오라십 고라온
인상적인 레프라칸
하이퍼 레프라칸
하이퍼 라이넥...

게임 자체에 대한 총평은 마지막에 적어보기로 하고, 등장 기체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주절거려 본다.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Z, ZZ, 샤아의 역습, 신기동전기 건담W~엔들리스 왈츠)
 슈퍼로봇대전에는 항상 빼놓을 수 없는 모빌슈트들이 등장하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여기서는 Z와 ZZ, 뉴건담, 그리고 EW 가 등장하는데... 전통적으로 쓰려면 쓸 수 있는 기체들이면서도 다른 슈로대에서처럼 써먹기가 힘들다. 게임 자체가 개조에 돈이 많이 드는데 돈을 충분히 주지 않아서, 노가다 플레이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면 별로 개조하는 효율을 느끼기가 어렵다는 느낌. 솔직히... 약하다. 특히, 특수 방어 효과를 가진 적들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더더욱... 그나마, 건담W의 5인방 중에서 W제로, 데드사이즈, 헤비암즈가 그럭저럭 쓸만하다는 느낌. 등장이 늦기는 해도 뉴건담도 쓸만은 한데, Z나 ZZ는 용도는 기존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효율이 많이 떨어지는 점이 아쉽다. 

성전사 단바인 시리즈 (단바인, 성전사 단바인 OVA)
 사실상 본작의 스토리를 끌고 가는 세력 중의 하나. 굳이 이런 기체까지..? 싶은 기체들도 등장하고, 빌바인이 나오면 쩌리가 되기 십상인 단바인도 끝까지 쓸만하게 강하다. 굳이 쓰려고 하면 보조용 탈것 기체들도 못 쓸 것은 아니고, 제4차 슈퍼로봇대전이 생각나는 수준의 강력함인 오라십 고라온과 정신기가 많은 그란가란도 등장해서 존재감이 높다. 서바인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전통적으로 모든 무기의 공격범위가 1칸인 점이 여기서는 더욱 돋보이는 단점이라... 그냥 단바인을 쓰는게 더 낫다고 느껴지는 느낌. 다만, 단바인 OVA(서바인) 쪽 캐릭터들이 그냥 들러리로만 보일 정도로 스토리적 존재감이 없고 단바인 캐릭터들과의 캐미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점은 아쉽다.

메칸더V를 본 사람들은 무조건 아는 그 기체와 캐릭터
메칸더 로보. 의외로 V가 아니었다...
기억은 안나지만.... 잡졸
사실상 메칸더 최종보스 오즈멜

합신전대 메칸더 로보
한국에서는 가장 유명한 로보트 중의 하나일거라고 생각하는, 국민학생 시절 모두가 사랑했던 그 로보트 메칸더V(븨 아니고 브이). 수많은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중에 여기서만 등장한 것이 더욱 마음이 아픈, 아카데미과학의 헤라클레스 로보트. 이야기의 비중은 꽤 높은 편인데, 메칸더로보 자체가 별로 쓸만하지 않다는게 아쉽다. 정신기가 3인분이긴 한데 겟타팀처럼 쓸만하지가 않아서 상당히 애매한데다, 메칸더의 성능자체도 별로. 원작의 설정을 따라 원자력 에너지가 가동하지 않도록 처음에는 메칸더맥스(비행기 3대가 합체하는 그것. 2024년 하반기 아카데미 과학에서 모형 발매 예정...?)로 출격하는데, 영 쓸데가 없는데다 게임 시스템을 활용하려면 2턴째부터는 바로 메칸더로 합신하는 것이 낫다. 그래도 강화파츠를 몰아주면 못 써먹을 기체는 아니긴 한데... 사실 메칸더로보의 존재이유는 스토리의 한 축이 되는 점과, 메듀사 사망 이벤트의 감동, 그리고 몇몇 스테이지에서 사람 잡는 '오메가 미사일'.

베터맨 포르테..던가.
베터맨 최종형태
중간에 사망하는(?) 또 다른 베터맨
최종보스...는 아니지만 마몬

베터맨
 솔직히 원작의 존재 자체를 몰랐고, 작중에서 등장도 중반 이후고, 주역기 같은 베터맨은 전작(컴팩트2시리즈, 임팩트)에 등장한 토비카게 같은 NPC, 조작가능한 기체는 뭔가 쓸만한 보조용 기체 같은 느낌에다 스토리가 다 따로 노는 본작에서도 가장 스토리가 겉도는 시리즈. 작품명과 같은 이름의 베터맨은 조작가능한 아군이 되기는 하는 건지 모를 수준인데다, 참전하는 기체들은 정신기 많고 회복이 가능한 기체인지라... 캐릭터들이 외치는 메시지와 고유명사가 한없이 허무하기만 한 뭔지 모를 시리즈.

진양과학제 프라모델이 있었던가...
정신기가 6인분!! 초강력한 아크로반치

마경전설 아크로반치
 
펀치로보트군단의 선두주자 아크로펀치를 기억하는 분? 알고보니 펀치가 아니라 반치였다...라는, 5단합체 로보트 아크로반치. 메칸더와 함께 여기서만 등장하는 아쉬운 로보트인데, 베터맨처럼 중반 이후에 합류하는게 좀 아쉽긴 하지만 6인분의 정신기가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데다 아크로반치 자체도 메칸더로보 보다는 상당히 쓸만하다. 정신기 때문에 쓸만하게 느껴지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 아무튼 특색이 사라져버린 건담들보다는 개성도, 쓸모도 훨씬 좋은 기체라 하겠다. 다만, iOS판 레트로아크의 문제인건지는 모르겠지만, 최강기술의 연출이 단바인의 오라베기보다 썰렁하다는 점은 좀 아쉽다.

거의 용모습으로만 사용한 에스카플로네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오프닝곡이 매우 좋은 것과 캐릭터들의 코가 특이한 것으로 유명한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다른 슈로대에 등장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여기가 첫 등장인 것으로 기억한다. 단바인의 하위호환 같은 느낌의 기체이긴 한데, 게임 시스템상 격투 기체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관계로 그럭저럭 쓸만하다. 나름 스토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긴 한데, 스토리가 뭔가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드는 점이 아쉽다. 베터맨보다는 낫지만, 좀 더 세계관을 다른 작품들과 크로스오버하기 좋은거 아닌가 싶은데... 인간형 에스카플로네는 전혀 활용하지 않았고, 공중 이동이 가능한 용 형태로만 사용했다. 그리고, 에스카플로네 계열 적들이 가지고 있는 특이한 방어 성능이 정말 짜증을 유발하는지라 간만에 패드리셋을 연발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진겟타1의 겟타빔
수잔나 썬쌰인!!

진겟타로보~세계최후의 날, 마징가Z, 그레이트 마징가
 스토리적으로는 원작의 요소가 거의 들어있지 않고, 슈퍼로봇대전이니까 넣어줬다... 는 느낌의 겟타팀, 초반부터 등장하지만 중반만 되어도 쓰기 어려운 마징가Z, Z보다는 낫지만 마징가 계열이 다 그렇지... 싶은 그레이트까지, 매우 구태의연하게 만들어진 것 같은 다이나믹 3총사. 진겟타가 생각보다 매우 별로고, 마징가와 그레이트는 늘 그렇듯 애정이 없으면 쓰기 어려운 수준. 그나마 그레이트가 몸빵용으로 쓸만하다.. 싶긴 하지만.. 글쎄.

초전자 스핀!!
그란닷샤!! ..그랜대셔겠지요..?

초전자로보 컴배틀러V
뭔가 오랫만에 보는 것 같은 컴배틀... 콤바트라. 역시 콤바트라는 콤바트라라고 읽어야지. 아무튼, 콤바트라V. 용도는 기존 슈로대의 콤바트라 그 자체라서 골고루 쓸만한 5인분의 정신기를 골라가며 쓸만한 기술들을 활용해가며 쓰기 좋다. 극초반에 그 유명한 '대장군 가루다의 비극'이 나온 이후로 스토리적으로는 딱히 역할이 없는 점은 아쉽다.

주인공의 형 아르티스
주인공 폴카
만악의 근원1 미잘
주역기 얄다바오트(진화)
만악의 근원2, 최종보스 수라왕
얄다바오트의 필살기

컴팩트3 오리지널 세력
 전개를 보다 보면 북두의권 종반 에피소드 '수라의 나라'편이 생각나는, 수라들의 세력. 매 전투에 목숨을 걸고, 싸우다 죽는 걸 당연히 여기는 수라면서도 그러한 수라들의 삶에 의문을 품은 주인공 '폴카'와 그런 폴카를 죽이러 쫓아오는 수라들의 장절한 싸움을 그리는 오리지널 세력. 사실 크게 깊이가 없는 스토리인데다가, 게임 내내 온갖 이세계를 돌아다녀야 하는 '아가마대' 가 그 고생을 하게되는 것도 결국 이 수라들 때문... 인 것도 좀 황당하기도 하고. 주역기체 얄다바오트는 간만에 마장기신 시리즈에 등장하는 사이바스터 급 돌깡패 기체라서, 초반부터 자금과 강화파츠를 몰아줘서 혼자서 다 쓸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얄다바오트는 한 번도 강제 미출격 이벤트가 없이 모든 스테이지에서 참전하므로 더더욱 써먹기 좋은 최강급 기체...라고 하겠다. 심지어 폴카의 마지막 정신기는 기적...

나온지가 오래된데다, 발매 당시 GBA용 슈로대들과 비교되면서 더더욱 평가가 박하기도 했고, 발매되었던 기기인 원더스완 컬러(WSC)가 단종을 향해 걸어가던 시기라 판매량도 크지 않아 결국 많이 알려지지도 못했던 비운의 게임이 바로 본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슈퍼로봇대전 컴팩트2탄 3부작을 매우 재미있게 했던지라 본작을 구하지 못한 것이 제법 아쉬웠다가, 바로 레어소프트로 가버리는 바람에 끝내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고 말았더랬다. 게임성이 좋다는 결코 말하기 힘들지만, 유저한글판이 존재하는 관계로 스토리를 하나하나 읽어가며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무척 좋았다고는 할 수 있겠다. 스토리가 크게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