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거대한 성당
광각으로 잡아보았다
성당하면 성모님
거대한 시계탑
골목 사이로도 존재감이 엄청나다
숙소에서도 저 멀리 첨탑이 보인다

Freibug프라이부르크는 독일 남부의 도시로, 스위스와 프랑스와도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은 곳이다. 지금은 독일이지만, 예전에는 프랑스가 침략하여 한 때 프랑스령이었던 시절도 있었다던가.. 대략 그런 역사 이야기를 들어본 것 같은데, 그냥 거래처가 이 근처에 있어서 출장으로 들러본 도시...를 포스트로 간단히 남겨 본다.

한국에서도 못 먹어 본 파이브 가이즈
독일에서도 자주 보이던 스타벅스
대성당 근처에서
번화가 저편에 보이는 산
실로 이국적인 풍경
Tram트램이 다니는 거리
독일이구나.. 싶은 풍경
작은 수로가 여기저기 깔려 있었다

프라이부르크는 나름 큰 역이 있는 도시이며, 역과 대성당 사이에 나름 큰 번화가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쇼핑이나 외식, 음주를 즐길 수 있으며, 금-토요일 밤에는 댄스홀로 둔갑하는 식당들도 있다고 한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독일 자체가 그렇지만, 물가도 살짝 높은 편이고 2024년 기준 1500원을 넘는 환율(매매기준율 기준) 덕분에 여행지로 선택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겠다. 다행히도 출장기간 동안 날씨가 좋은 날이 많아서, 사진들에서 보시다시피 풍경을 즐기기에도 꽤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와인 축제 기간이었다
수많은 노점이 있었다
가볍게 한 잔 씩...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방문 기간 동안 와인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1년에 며칠 간, 대성당 앞에서 지역 와인 양조장들이 모여서 노점을 열고, 와인 잔을 구매하면 2유로 전후의 추가요금으로 여러 양조장의 여러 와인들을 맛볼 수 있는 그런 축제였다. 일하러 간 것이지 술판을 벌이러 간 것이 아니었던지라, 가볍게 한 잔 마셔보고 축제의 분위기를 맛보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평일 저녁임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서 한바퀴 둘러보고 나니 사람구경하다 끝날 것 같아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물러섰더랬다.

주말이면 댄스홀이 된다는 푸드코트
나는 아프리카 요리를 선택
도전은 성공이었다.
지역 와인. 드라이한 맛이었다.

금,토요일 저녁이면 댄스홀이 된다는 어느 푸드코트를 들러서, 아프리카 풍 요리와 와인을 마시며 업무 이야기와 잡답이 섞인 대화를 한바탕 나누다... 저녁 8시가 되니 다들 가게를 접고 나가라고 하더라. 밖으로 나와보니 여전히 날이 밝았는데, 이 지역이 여름에는 아침도 빠르고 해도 10시가 넘어야 진다고. 여러모로 문화 차이, 음식 차이, 기후 차이, 시차 등등을 느끼며 숙소로 돌아갔었다. 사실 며칠에 걸친 출장이었고, 프라이부르크도 하루만 들른 것은 아니었지만, 며칠의 기억을 압축하여 여기에 기록으로 남겨둔다. 

프라이부르크를 세운 사람의 동상이라고.. 난 당나귀를 탄 예수님인가 했다.

이 곳의 대학 음대가 유명하다던가.. 해서,  타이밍이 맞으면 한국인 유학생을 볼 수도 있다고 하던데, 우리는 일정 마지막날에서야 한 카페에서 조우할 수 있었다. 계산대에서 잠시 인사를 나누고, 업체에 못 다 나눠준 한국산 선물을 주고 왔는데, 잠깐이지만 외국에서 동포를 만난다는 것이 이렇게나 반갑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젠가 또 방문하게 될 날이.. 오겠지?


사실 아니메이트는 내가 목적한 곳은 아니었고, 어째 이번 여행 내내 군말없이 따라와 준 동행의 필요로 들러본 곳이었다. 나는 아니메이트에서 뭘 사기보다... 구경만 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이 날 뭔가 행사가 있는 것 같아서 좁은 통로에 사람이 무척 많았다. 잠시 후 서로의 목적을 달성한 후 밑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는 한 발 물러서서 코스파와 아랫층의 무기와라 스토어를 둘러보았다. 코스파는 언제나와 같이 나름 혹하게 되는 아이템을 지갑이 열리지 않는 가격으로 팔고 있었고, 무기와라 스토어는 나름 볼 것이 많긴 했으나 보아 핸콕만 관심이 있는 나에게는.. 그래도 작은 뭔가 살게 있긴 했다. 여행기가 끝나고, 득템 물품 정리 포스트를 올리게 된다면 거기서 다시 이야기해보는 걸로 하고...

사실 아니메이트를 방문하던 시점에서는 시간이 애매할 것 같아서 만다라케까지는 시간이 불안했었다. 그런데, 의외로 지인이 아니메이트에서 봐야할 용무가 금방 끝나버려서, 조금 빨리 움직여서 만다라케까지 클리어해보기로 하고 열심히 이동하였다. 다행히 만다라케는 그리 멀지 않았고, 이번 여행 내내 그랬지만 동행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이동하다보니 그리 이동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만다라케는 언제나와 같이 이런게 있다니!! 하는 감동과, 이런 가격에 팔리나!! 하는 놀람이 공존하고 있었는데, 그 중 위 사진에도 보이는 SD건담 G암즈 VS 자탈리온을 득템하게 되었다. 

만다라케를 대충 둘러보고, 왔던 길과는 다른 길을 더듬어 숙소로 돌아가 짐을 찾기로 했다. 다른 길을 더듬는다고는 했지만, 이 길이 마지막으로 후쿠오카에 왔을 때 만다라케를 다녀오며 돌아다니던 길인지라 눈이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면서 꽃집의 가격표를 보고 좀 놀라기도 하다가, 클럽세가와 타이토 스테이션이 있던 걸로 기억하는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클럽세가가 GiGO로 바뀌었다

뉴스나 용과 같이 신작에서 봤던 것처럼.. 클럽세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GiGO라는 새로운 체인으로 간판을 바꾸고 있었다. 지하는 내려가보지 않아서 예전에 있던 아웃런 기체 등이 여전히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3층의 아케이드 존에는 레이싱게임과 리듬액션 게임들, 그리고 그리운 DDR의 신작이 가동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타이토는 아예 들어가보지도 못했는데, 다만 날씨가 더워지다보니 지하에 설치된 [구라야미 유원지]의 홍보 간판이 나와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도, 바이오 해저드가 눈에 띄어서... 다음번에 오게 된다면.. 꼭 저걸 플레이해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지나치게 되는 것이었다.

숙소에서 짐을 빼기 전에, 숙소 근처에 있던 '스끼야'에 들러 연어 구이 한조각과 치킨소보로 덮밥을 새참으로 먹었다. 사실 오후에 접어들면서 비가 그쳐 다니기는 한결 편해졌지만 그만큼 후덥지근한 날씨가 되어서 체력 소모가 꽤 있기도 했다. 만약 혼자였다면 공항으로 이동한 후 공항에서 뭔가 먹는 식으로 움직였을 것 같긴 한데, 노련한 여행자인 동행 덕분에 분위기도 환기하고 몸도 조금 쉬어줄 겸 후룩후룩 날계란을 추가한 덮밥을 위장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이 선택은 결론적으로 매우 성공적이며 필수적인 선택이었더랫다.

귀국하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이동하고 보니, 날씨 탓인지 공항이 매우 분주하면서도 수속에 시간이 조금씩 더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출국장의 면세점을 비롯한 모든 상점들도 사람들로 넘쳐나서, 선물용으로 몇가지 먹거리를 구매하고 나서는 비행기가 뜰 때까지 기다릴 뿐이었다. 그리고, 기내식의 아쉬운 양과 맛을 생각하면... 역시 스끼야에서 먹은 새참은 매우 나이스한 선택이었던 것이었다...

양적고 맛없던 야끼소바 기내식.

한국에 도착하여, 보슬보슬 내리는 빗속을 달려 동행을 집 근처에 내려주고 3일만에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이렇게, 4년여만의 일본여행이 막을 내렸다. 마음 같아서는 올해 안에 도쿄나 오사카를 한 번 더 가보고 싶긴 하지만.. 그게 가능하려나.

다음번에 만약 후쿠오카를 지인들과 함께 간다면... 반드시 차량을 렌트하여 히타나 벳부 같은 지역을 좀 느긋하게 구석구석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과연, 그런 날이 오려나.

-끝-

캐널시티 근처 상점가에 있던 고양이 굿즈 전문점

점심을 해결하고 잠시 숨을 돌리며 체력을 회복하고 나서, 함께 오지 못한 아내의 리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왔을 때 큰 지름을 했던 고양이 디자인 제품을 파는 상점을 찾아보았다...그런데, 역시 covid-19 팬데믹이 지나면서 아무래도 매장이 사라진 것 같았다. 기억 속에 해당 매장이 있던 위치 자체가 큰 지하 종합 상가로 통합된 것 같기도 하고.. 다행히, 구글맵을 찾아보니 캐널시티를 나가면 바로 길건너에 있는 상점가에 고양이 디자인 제품을 파는 매장이 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이동해 보았다.

가게 자체는 작지만 2층으로 구성된 공간 안에 상품이 가득한 매장이었다. 일본 전통 디자인을 접목시킨 다양한 상품들을 팔고 있었는데, 아내에게 사진을 찍어 어떤 물건들을 골라볼지 물어보았는데, 기대했던 디자인이 전혀 없었던 탓인지 그리 많은 요청을 보내오지는 않았다. 각자 따로따로 여행을 즐기고는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이런걸 좋아하지 않을까 싶은 크지 않은 상품들을 약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계산을 하면서 점원분에게 오래 전 캐널시티에 있던 다른 고양이 전문 매장에 대한 정보가 없는지 문의했지만, 아무래도 해당 매장이 없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만을 들을 수 있었다. 아쉬움을 남기고 매장을 나서며, 캐널시티를 나서기 전에 오락실과 크레인 게임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니셜D 1P 자리는 86 같은 흰색
2P 자리는 케이스케 같은 노란색
이니셜D인데... 쟤가 왜?
팝팀에픽 콜라보인가...

캐널시티 안의 오락실은 역시 타이토 스테이션인데, 오랫만에 와보니 앉아서 스틱과 버튼으로 즐기는 게임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대부분이 크레인 게임과 프리크라..가 아니라 스티커 사진들, 그리고 체감형 게임이 일부 있는 정도인 상황을 보고 있자니 이제 일본도 오락실 산업은 끝인건가..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머릿속을 휘저을 뿐이었다. 그래도, 이니셜D 에 팝팀에픽이 콜라보 하는 걸 보니 죽지는 않았나보다..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니셜D아 팝팀에픽이라니!!!

SD고지라[2024] 뽑기
하츠네 미쿠 2종
누들 스토퍼 미쿠 2종 중 하나
또다른 미쿠 누들 스토퍼
여기에 한국인 관광객 청년들이 돈을 무지 무었다
뭔가 했더니 오버로드의 알베도 였다..

일본의 크레인 게임들은 내 경험상 한 시기에 서너가지 패턴의 기기를 설치해놓고 그 사악함을 뽐내기 마련이었는데, 어째 2024년 6월의 후쿠오카는 어딜 가도 거의 한가지 타입의 크레인만이 보였다. ...뭔가 예전에 봤던게 한두대 있긴 했었지만, 그 타입은 아예 손을 대면 안되는 것으로 학습을 완료했었고... 라라포트에서부터 보였던 타입의 학습을 위해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플레이를 잠시 구경해 보았다. 다행히, 대략 패턴이 보여서 4천엔 안에 3개를 뽑는 목표를 세우고, 하츠네 미쿠 2종과 고지라 -1.0 하나를 대충 3500엔 언더로 맞출 수 있었다. 플레이를 하면서, 근처의 어느 한국 젊은이들이 한 기기에 열광하며 코인러시를 하고 있는 걸 봤는데.. .대충 봐도 5천엔은 투자하던 것 같았다. 결국 가장 많은 도전을 한 팀이 화를 식힐 겸 다른 기기에 도전하고 있는 사이, 다른 팀에서 나이스하게 하나 집어가는.. 그런 크레인 게임판의 흔한 희노애락을 구경하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오락실에서 이런 광경을 본 것이 대략 몇 년 만이더라... 대충 하고 싶은 구경, 갖고 싶은 경품도 대충 챙겼으니, 다음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기로 했다. 텐진 역을 지나, 만다라케가 있는 뱡향으로 가다보면 있는 아니메이트 쪽으로.

캐널시티를 빠져나가다 보니, 매시 정각에 진행되는 분수쇼가 있어 잠시 구경했는데, 인파가 많이 몰려있어 뭐 대단한 분수쇼인가 했더니... 정각 분수쇼 이후에, 분수 앞의 동그란 스테이지에서 지역 아이돌..로 보이는 아이돌의 행사가 있는 것 같았다. 뭔가 노래를 하면 한 번 들어보고 가려고 했는데, 나름 유명한 팀인 건지 토크가 길어지길래 잠시 구경하다가 아니메이트로 가는 길을 서둘렀다. 캐널시티를 빠져나갈때까지 등뒤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오지 않은 걸로 봐서는.. 토크가 메인인 행사였으려나.

캐널시티를 떠날 때가 되었다
다시 나카스강을 건너간다
텐진 방향으로 열심히 이동해 본다
키라메키 도오리.. 도키메키메모리얼하고는 관계없죠?

언제 또 오게 될지 모르는 캐널시티를 뒤로하고, 다시 부지런히 나카스 강을 지나, 숙소를 지나, 텐진역을 지나 아니메이트가 있는 빌딩 쪽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길에, 동행이 갖고 있던 일본 스타벅스 카드 덕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몸에 받아들이면서 수분을 보충하면서 이동하는 호사를 누리기도 하면서. 슬슬 공항으로 이동하기 전 4시간 남짓을 남긴 시간이었으므로, 더욱 부지런하게 구글맵을 길잡이 삼아 두 아저씨는 터벅터벅 걸음을 옮겨갔다...

[후쿠오카] 2024년 6월 3일차 - 3, 만다라케 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