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2024년 6월 2일차 - 1, 히타日田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나, 전날 사놓은 빵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으며 TV로 날씨를 확인했다. 매우 다행히도, 3일간의 일정 내내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와는 달리 이 날 하루는 흐리고 덥지만 비가 오지는 않을 거라는 좋은 소식을 보게 되었다. 창 밖에 보이는 파란 하늘을 보면서, 머릿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2개의 계획 중 보다 하고 싶던 오이타현 히타日田시로 이동하기로 했다.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이동방법이었는데, 숙소에서 텐진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걸어서 15분 거리였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구글맵을 켜고 이동해 보았다.
대략 한시간 반 정도를 버스로 이동해서, 히타 버스터미널에서 내렸다. 약간 여유롭게 움직이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티켓을 사자마자 탈 버스가 오는 기적이 일어나는 바람에 버스 터미널의 풍경을 남겨두지 못한게 아쉽긴 했지만... 아무튼 왕복표를 한 방에 끊어두는 것이 100엔이라도 더 절약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적어둔다;; 버스에 올라타서 잠시 풍경을 보며 동행과 담소를 나누다가, 갈길도 멀고 해서 잠시 잠을 청했다. 조금 졸다 일어나보니 한가한 지방 마을로 들어가, 히타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게 되었다.
히타라는 동네는 후쿠오카가 아니라 오이타라는 현에 속한 동네로, 현을 하나 건너가야 하는 만큼 확실히 거리도 있고... 뭔가 지방 소도시라는 느낌의 한적한 곳이었다. 후쿠오카 시내에서도 3일 내내 덕질로만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대충 후쿠오카는 자주 오기도 했고, 일본 맥주 중에 가장 좋아하는 삿포로 맥주 공장이 있다고 해서 히타를 가보자고 생각했던... 그런 단순한 이유가 여기까지 온 동기의 전부였더랬다.
그런데, 어째 버스를 내리지마나 미카사가 보이고, 역 앞을 나와보니 리바이 동상이 보이는... 소년소녀 추천 세계명작 [진격의 거인] 과 뭔가 인연이 깊은 동네로 보였더랬다. 그러거나 말거나, 관광안내소를 찾아 삿포로 맥주 공장을 가보고 싶다고 문의했더니 택시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답변을 받았다. 구글맵으로 경로를 검색해도, 딱히 쓸만한 경로를 찾기 어려웠고 자전거를 타볼까도 생각했지만 삿포로 공장이 산 위에 있는 것 같아... 그냥 택시를 타기로 했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구간은, 맥주를 어떻게 생산하고 어떤 설비를 거쳐 포장을 하며, 어떻게 병과 캔을 재활용하는가 하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이런 견학 코스에 가이드가 붙어 설명을 해주는 투어를 신청하여 체험하게 되면 보다 자세한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당연히 비용이 추가된다... 공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코스를 지나면, 역대 생산제품이나 신상품들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쭉 이어지며, 그 끝에 마침내 공장에서 만들어 낸 생맥주를 맛 볼 수 있는 (유료) 시음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홋카이도 삿포로의 삿포로 비어팩토리도 그렇고, 도쿄 에비스역 근처의 에비스 박물관도 그렇고, 여기 히타 삿포로 맥주 공장 또한 기분좋게 낮술 한 잔을 시원하게 마시며 망중한을 즐길 수 있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에비스를 갔던 것도 10년 정도 된 것 같은 느낌이라, 기분 좋게 스프카레맛 스낵을 안주삼아 깔끔한 시간을 보냈다. 동행과 함께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굿즈샵과 다른 전시를 마저 즐겨볼까 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굿즈샵은 삿포로맥주와 관련된 컵이나 티셔츠, 한정판 진격의 거인 캔맥주 등을 팔고 있었는데, 확실히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컵의 종류가 다양해서 몇 가지 컵을 이리저리 비교하고 검토하다가, 뭔가 근본같아 보이는 디자인의 길쭉한 맥주잔 2개를 골라 구매했다. 아직 점심도 안 먹었는데 짐이 늘어나면 좀 그런데... 하는 생각과 함께, 굿즈샵 옆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에비스 전시를 마저 둘러보기로 했다.
소박하다면 소박할 수 있고, 풍성하다면 또 풍성할 수 있는 삿포로-에비스 맥주의 전시를 느긋하게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보니, 구름이 계속 움직이긴 했지만 파란 하늘이 보이는 나쁘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점심을 먹기엔 살짝 이른 감이 있기도 했고, 도착해보고 놀랐던 [진격의 거인 in 히타] 뮤지엄이 바로 옆에 있었던지라.. 마저 들러보기로 하고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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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미니카드다스] SD건담외전~성기병이야기
이 블로그에서 나름 별도의 카테고리를 갖고 있는 카드다스. 그러나, 요 제품은 가샤퐁 카테고리에 넣어두었다. 가샤퐁으로 나오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90년대에 국내 카피 가샤퐁 제품으로도 봤던 적이 있는데, 그 때보다 더 작아진 느낌으로 등장한 [미니미니카드다스]... 사실 첫번째 시리즈를 풀세트로 구매했는데, 구성에 실망이 커서 그냥 묵혀놓고 있긴 하다. 그러던 것을, 최근 일본여행을 다녀오면서 하나 돌려본 것을 간단히 리뷰해 보기로 했다.
잊어버리고 있던 사이에, 성기병이야기편까지 발매되어 있더라. 가샤퐁 캡슐에 카드가 12장에 자판기까지 들어있는 매우 혜자로운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 장난감인데, 사실 자판기의 안내판도 그렇고, 카드조차도 텍스트는 읽을 수가 없고 그림들 조차 원본을 모르면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작아져 있어서 이거 정말 '카드다스'라는 아이템의 매력에 기댄 아이템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내가 뽑은 것은 [G]세트로, '진성기병탄생'1번세트 라고 한다.
처음에는 미니자판기와 비교해서 두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까서 하나 만들어보니 더더욱 실망스러움이 더 커서, 첫번째 시리즈 풀셋도 그냥 정리해버릴까 하는 생각이 마구 드는 그런 제품이라고 하겠다. 들어있는 카드 자체에 의미를 두시는 분에게는 비추이며, 작지만 카드가 정말로 쇽쇽 나오는 재미를 간단히 볼 수 있으면서도 작지만 작동하는 조그만 인테리어용 장난감이라는 매력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할만한 아이템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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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아절트 가리안
80년대에 유년기를 보내면서, 조립식 장난감들 중에서 뭔가 족보와 근본이 있는 걸로 보이면서 많은 지지층을 얻어냈던 가리안 시리즈. 그 중에서도, 주인공 기체 가리안의 개량 강화형으로 보이면서 큰 대포도 있고 분리도 되는 대단히 좋아보이는 로보트가 있었는데, 그 이름이 바로 '아절트 가리안'이다. '아절트'라는게 뭘까 당시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알고 보니 assult. 요즘 표기로 한다면 대충 어설트 또는 어썰트 정도 될 것 같은데, 당시에는 아마도 일본어 가타가나 표기 アサルト를 어떻게든 읽어내어서 '아절트'라는 근본없는 표기를 만들낸 것이 아닐까.. 하고 혼자 생각해 본다. 아무튼, 전에 '가리안'을 만들었을 때 문방구 시리즈로 아절트 가리안도 부활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고, 프로마시스에 이어 2024년 6월말 정식 발매가 되어 후딱 구해서 만들어 보았다.
기본적으로는 '가리안'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왼쪽 등의 캐넌, 왼쪽 팔의 실드, 오른팔의 아절트캐넌(...)이 추가된 구성을 보여준다. 왼팔의 실드를 거치하기 위한 거치부품이 색분할 부품을 교체하는 것으로 추가되는데, 색분할이 무너지기도 하고 실드를 오직 한 방향으로만 거치하도록 구성되는 것이 아쉽다. 팔콘모드로 변형하면 주익이 되는 팔이다보니 고민이 많았으리라 생각하지만... 실드의 크기가 미묘하게 작게 느껴지는 건 각도빨의 영향도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론 코팅판을 만들어보지 않아서 코팅판에서 개선된 고정성이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초판으로 구매해서 만든 가리안보다 고정성이 더 안좋아진 느낌이 든다. 특히, 왼쪽 등의 캐넌을 고정하는 부분이자 변형시 기수가 되는 부분을 고정해 주는 부품을 잡아주는 몸통 장갑 부품의 고정이 더욱 좋지 않다. 발의 앞꿈치는 가리안과 마찬가지로 금세 낙지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성이라, 스탠딩을 하는 것도 꽤나 신경이 쓰인다.
무엇보다, 아절트 가리안의 가장 인상적인 아절트캐넌(...)은 반다이의 MG 건프라에서 볼 수 있는 무장 그립과 손바닥의 고정 기믹을 가져온 구성으로 손과 그립은 잘 붙어 있지만.. 폴리캡으로 연결되는 가리안 최대의 단점이 여기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사실상, 아절트 캐넌을 오른손으로 들고 뭔가 액션포즈를 취하려면 손목 부품을 어떻게든 개조하거나, 아예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개정판을 내서라도 꼭 수정해 주기를 바라지만.. 그게 되려나?
최신 국산 프라모델이라 단점을 말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기존 '가리안' 발매 이후 단점에 대한 피드백이 분명히 있었으리라 생각하는데... 딱히 나빠졌다기 보다는 개선점에 대한 고민이 없이 발매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어 다소 실망스럽다는 것이 솔직한 조립 감상이다.
다만, 도색을 하고 관절이나 부품을 어느 정도 개량할 수 있는 능력과 아이디어가 있는 분들이라면, 정가보다 많이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이 많은 관계로 부담없이 도전해 보기 좋은 킷이라는 장점은 여전하다고 하겠다. 분리해 전시해 두실 분들에게는 딱히 아쉬움이 없는 킷이라는 점도 분명하고.
그나저나, 박스 아트에 보이는 윙갈의 파손된 팔을 보면... 차기작은 윙갈 & 프로마시스 배리에이션이라고 기대해봐도.. 될까요? 아카데미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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