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1. am 10:20 ~ pm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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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보기로 한 태터툴즈 메이저초절동안모자안경미소년블로거 비오네군과 접선, 상암역에 위치한 모 멀티플렉스 인디영화관(...)에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관람했다. 오랫만의 극장이어서 그런지 신선하고 그랬다. 트랜스포머 완구를 전시해 놓은 전시대가 있어서 구경해 보았는데 그다지 끌리지는 않더라. 누님웹 피규어 갤러리에 가보면 상세하게 리뷰하는 열성적인 팬들도 있지만, 극장판에서 복잡한 디자인으로 둔갑한 트랜스포머들은 그렇게 땡기지가 않아서리.
 영화 자체는 꾸밈없는 주인공 마코토와 껄렁한 말투가 매력적인 남자주인공 1 치아키, 범생이 남자주인공 2 코스케가 펼쳐가는 청춘개그연애학원SF물이라고 하겠다.(맞나?) 여름 분위기 물씬나는 청춘 드라마 한편이 고프신 분들께 추천. 중요한 반전 부분에서 이야기 전달에 혼선이 올 수도 있겠지만, 애정으로 극복하면 만사 OK...일까나? 재미있게 영화를 보고 나서 밖으로 나오니 작중에 자주 묘사되던 밝고 맑은 여름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선글래스를 뚫고 들어오는 강렬한 햇살을 만끽하며 일단 신촌으로.


...다분히 소비지향적인 모임이었지만, 체력을 소모할 만큼 충분히 재미있었던 하루였다. 최근 모임들에 많이 소홀했던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충실감이 남는 긴 번개로 보낸 하루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이제 여름도 되고 하였으니 작년과 같은 인천 냉면-차이나타운 번개, 스플래시와 함께하는 헤허핸흐 번개 등을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올 여름도 뜨겁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기를. 우하하하.

 - 이번 토요일에는 올해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러 간다. 아주 어릴 적에 '시간을 거스르는 소녀'라는 이름으로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보러 가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그 후속작에 해당하는 이야기란다. 원작은 이미 몇십년 전에 씌여진 소설이고, 그 주인공의 조카가 주인공인 새로운 이야기가 보러가는 영화. 보통 1년에 한 번 정도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봐 주는 편인데, 올해는 아직 확 땡기는게 없었다. 작년에는 괴물과 케로로 극장판 1탄이었던가. 뽀개진 등짝산도 있었구먼. 암튼... 올해의 영화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정했다. 뭐, 케로로 극장판 2탄이 개봉하거나 트랜스포머가 충분히 재밌다면 생각해 볼 만 할 듯...

 - 시간 여행-타임립이 소재이고, 청춘 드라마가 주제라는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는 제목을 들을 때마다 추억이라는 말이 자꾸 떠오른다. 추억이 없으면 삶이 까칠하겠지만, 나는 추억에 너무 매달려 사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한다. 추억의 게임, 추억의 애니, 추억의 장난감, 추억의 사람들, 추억의 사진들. 현재라는 일상을 살다가도 여가시간의 많은 부분을 추억에 관련된 놀이에 투자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현재를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병행해 나가고 있긴 하지만, 즐기고 투자하는 대상들이 존재했던 시간이 추억이라는 먼 시간 속에서만 뛰어다니고 있는 것을 억지로 현재에 붙잡아 와서 혼자 좋다고 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을 되돌리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시간을 달리고는 있는게 아닐까.

 - 아무튼 이런 뻘글을 쓰느라 키보드를 내달리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른다. 추억에 대해서 현재 생각하고 지금 키보드를 달리고. 추억의 재상산이라고 하기엔 그 가치가 너무 떨어지는게 아닐까 싶지만, 그 낮은 가치의 재생산을 통해 배고픈 현재의 굶주림을 조금 달랠 수 있다면 나름 가치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자기합리화이려나. 이렇든 저렇든 간에, 또 시간을 계속해서 달려나가보자. 그러면 뭔가 보이겠지. 혹시 아나,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런지.

 시리즈 종료가 벌써 1년도 더 지나버린 SD 무사건담 시리즈인 부카부카 무자열전 중 후반부 악역인 바잠쇼군을 만들어 보았다. 바잠쇼군이라는 킷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무사건담 mk-2에 해당하는 천상수인 마아굴(텐쇼카류토 마아쿠츠)의 킷 안에 바잠쇼군을 만들 수 있는 부품과 설명서가 들어있는데, 무자열전에서는 악역 킷이 하나도 발매되지 않은 관계로 따로 하나 만들어 본 것이다. 오리지널 마아굴은 가조립 후 1년 넘게 방치중이라는게 좀 찔리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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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와 후반부의 전개가 약간 나누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 부카부카 무자열전의 구성에서도 후반부의 사건을 거의 전부 이끌어가는 악의 두령인 바잠 쇼군의 정체는 사실 마아굴이다. 원작에 관심이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까발리기가 될 수 있겠지만 여기 오시는 분들 중에서도 SD 무사건담 시리즈에 진지한 관심을 가진 분은 아무래도 없을테니... 애초에 제타건담의 무사건담형태로 출발했던 마아굴의 형상문제를 무자열전에서는 사실 마아굴이 3형제라는 설정을 집어넣어 마아굴의 형태 문제를 해결한다. 장남인 마아굴의 얼굴을 오리지널 건담mk2와 닮게 만들고 악으로부터 두 동생을 지키다 죽는다는 이야기를 전개한 후, 차남 티탄은 형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 덧없는 정의라고 생각하여 실종된다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결국 홀로남은, 과거 무사건담mk2(제타건담의 얼굴을 한...)의 무자열전판 형태인 막내 에우고가 죽은 큰 형 마아굴의 이름을 이어받아 실종된 형 티탄을 찾는 한편 빛의 7인중으로서 활약한다는 것이 무자열전 중 천상수인 마아굴의 이야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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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티탄은 방랑하던 도중 악의 화신인 흑마신에게 현혹되어 바잠쇼군의 갑옷 아래에 본모습을 숨기고 형을 죽음으로 이끈 정의를 말살하고 정의의 사도인 빛의 7인중을 제거하기 위해 신비한 힘을 가진 소년 사이조 포획에 혈안이 된다는 이야기. 이야기의 결말은 뭐 언제나 그렇듯 극적인 인간성 회복과 정의의 승리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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킷 자체의 완성도는 가격에 비해 훌륭하지만, 아무래도 바잠쇼군을 꾸미기 위해서는 손도 좀 많이 가고 몸통 갑옷 때문에 정면 이외에는 그다지 보기 좋은 편도 아니라 하겠다. 그래도 무자열전 시리즈 중에서 단 두 개 뿐(또 하나는 철기무자 제호-사이코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양산형 철기무자 쇄호마아굴-사이코마크투)인 악역킷을 만들수 있다는 점에서는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검은 건담 컬러링인 소체 티탄도 맘에 들고 말이지. 기왕 손댄 김에 조만간 에우고와 마아굴도 만들어 볼까 싶긴 한데 잘 될는지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