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제일과학 보물섬 2호 박스

요 아래 포스팅한 아오시마제 1호 구성품에 이어, 지인분의 선물을 소장 중인 제일과학제 2호도 올려본다. 미조립품을 선물받아 소장하고 있는데, 아마도 평생 아까워서 못 만들 그런 물건으로 남지 않을까 싶지만.. 아무튼 포스트로 남겨본다. 박스아트 자체는 특1호(원본 보물섬宝島)의 박스아트를 그대로 재활용해서 1호와 2호가 사용하고 있다. 원래 宝島의 구성품인 미니 로보트들을 나눠파는 제품인지라 당연하겠지만. 좌측 상단의 2라는 숫자표시를 통해 2호라는 것을 알려준다.

박스 측면 1
박스 측면2

박스 옆 면을 보면 구성품들을 모여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같은 그림을 그대로 돌려막고 있다. 적어도 이 박스에 들어있는 12종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런너와 설명서1
런너와 설명서 2

구성품은 이렇다. 2호는 가뜩이나 컬러풀한 느낌의 해적로보트보다는 내츄럴한 느낌의 식인종...과 토인 등이 뒤섞인 구성이라 살짝 어두운 느낌이 있는데, 사출색까지 어두운 붉은 색이 들어가다 보니 더욱 어둡다는 느낌이 든다. 어린 시절에는, 이러한 이유로 1호를 훨씬 더 선호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그런 추억이 강렬한 아이템인지라, 어렸을 때 그런 느낌으로 봤었지.. 하는 기억이 새롭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렸을 때는 이 2호도 꽤 여러번 만들었었고, 로봇 같은 느낌의 1호와는 다른 내츄럴한 매력이 당시 TV 코미디 프로에서 하던 '시커먼스'와도 엮여서 재밌게 갖고 놀았던 것 같다. 요즘 세상에는 인종차별 논란이 나올 화제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80년대 중반 유년기의 기억 속 이야기이니 읽으시는 분의 양해를 바라며....

이미지출처는 여기. https://www.guntank.co.kr/goods/view?no=1496

2024년에 대충 4~50대라면, '보물섬'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떠올리는 이미지가 몇 가지 있을 것이다. 육영재단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창간한 만화잡지 '보물섬'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고, 존 실버가 등장하는 TV판 애니메이션(또는 소설)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고, 여기 소개하는 고전프라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국내기준 보물섬 1호에 해당하는 해적 로보트 12종

80년대 중~후반기를 관통하던 시절에, 어린이용 조립식 완구류가 저렴한 가격에 많이 나왔었더랬다. 50원짜리, 100원짜리, 200원, 300원, 400원, 500원, 1000원... 그 중에서도, 1천원짜리 한 상자를 사면 작은 로보트 12개가 들어있는... 그야말로 보물섬 같은 조립식 장난감이 이 '보물섬' 시리즈였다. 여기 소개하는 12종은 '1호'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고, 약간 궤를 달리하는 로봇 12종이 '2호', 이후 시리즈는 '감시전망대', '해적본부' 등의 이름으로 로봇을 올려놓고 놀 수 있는 무대를 포함한 조립식 장난감들이었다. 이제는 기억속으로 사라지고 실물에 대한 정보를 찾으면 인터넷에서 볼 수는 있겠으나, 아마도 더 이상은 신작 또는 재판으로 만나볼 수는 없지 않을까 싶은 장난감이기도 하다.

흑인해적땅딸이-로보트Z토인우주인-앞
흑인해적땅딸이-로보트Z토인우주인-뒤
해적로버트X-로보트X-앞
해적로버트X-로보트X-뒤
외다리해적로보트Z-로보트Z-앞
외다리해적로보트Z-로보트Z-뒤
검은수염빠이레스-외다리해적Q-앞
검은수염빠이레스-외다리해적Q-뒤
도둑놈 빠이레스-보물상자-앞
도둑놈 빠이레스-보물상자-뒤
해적해골탱크-해골포-앞
해적해골탱크-해골포-뒤

사진에 붙여놓은 이름들은 80년대 '제일과학'에서 발매한 보물섬 시리즈의 설명서에 적혀있던 이름을 기준으로 하였다. 사진상의 킷들은 모두 2010년대 들어 '아오시마'에서 재판한 것을 조립한 것으로, 제일과학 제품과는 사출색도 다르고 사출상태도 비교적 양호하다. 양호하다고는 해도 워낙 오래된 금형인데다 당시의 기술력을 생각해 보면 납득이 갈 정도로 지느러미가 보이기도 해서, 그런 부분이 가득했던 80년대 제일과학 제품의 느낌을 다시 받아볼 수 있다는 미묘한 재현도가 있기도 하다.

참고로, 제일과학의 이름과 이마이(아오시마) 원작의 이름은 대략 다음과 같다.

해적로버트X = 해적로보X
로보트X = 로보X 간다모빌
검은수염빠이레스 = 검은수염 파이레츠
외다리해적Q = 로보Q
도둑놈 빠이레스 = 산시타 파이레츠 (똘마니 파이레츠)
보물상자 = 해적다까라바꼬(보물상자)
외다리해적로보트Z = 해적로보Z
로보트Z = 로보Z간다슈츠
해적해골탱크 = 해적도쿠로탱크(해골탱크)
해골포 = 도쿠로포 (해골포)
흑인해적땅딸이 = 해적타마고로
로보트Z토인우주인 = 타마고로간다슈츠

만들면서 80년대 당시의 추억이 조금씩 되살아나기도 하고, 뭔가 제대로 도색완성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럴만한 노력을 투자할 것 같기도 않고... 무엇보다 니퍼나 나이프를 사용하기는 커녕 손으로 빙빙 돌려 뜯어서 맞추고 놀기 바빴던 당시를 생각하면 요정도 가조립을 즐기는 것이 이 제품을 갖고 노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자기 변명을 해 보았다. 그나저나, 지금봐도 해골탱크와 해골포는 정말 귀엽고 멋진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에 나와 동생 둘이서 갖고 놀라고 몇 번은 사주셨던 어머니가 생각나기도 하고... 여러모로 감상에 젖다가도 조악한 조립성에 쓴웃음을 짓기도 했던, 즐거운 조립이었다...

검은 슬리브가 한정판, 옆은 일반판
한정판 안에는 히르무카 피규어가

대략 2023년 3월에 발매되었던, 아카데미 문방구 브랜드 1탄 가리안 프라모델. 30년전에 애니메이션의 장면과 스토리를 토막토막 실은 매뉴얼과 작지만 알차고 저렴하지도, 너무 비싸지도 않은 가격대, 그리고 준수한 퀄리티의 프라모델 제품 덕분에 많은 인지도를 쌓았던 가리안 시리즈의 주역기 가리안의 리메이크 프라모델이었다.

가리안 정면
살짝 옆에서
등짝

요 아래 프로마시스보다 1년이나 전에 발매된 시리즈 첫 작품인데, 이미 많은 분들의 영상이나 블로그 리뷰를 통해서  관절 강도와 수명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나는 조립 후 딱히 액션을 취해보지도 않고 그대로 봉인했다이 이번에 프로마시스를 만들면서 다시 꺼내본지라, 1년이 지났지만 관절에 문제가 발견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물론, 관절을 생각해서 딱히 가동을 할 생각도 없지만. 

한장으로 재활용하는, 가리안과 프로마시스
죠죠 피규어도 부속

구매하지는 않겠지만, 이 가리안은 '코팅판'이 추가로 발매되어 나름 괜찮은 코팅 퀄리티와 함께 코팅 덕분에 보강된 관절 강도가 추가적인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 어썰트 가리안이 아닌 '아절트 가리안'도 발매될 예정인데, 그 때는 코팅없이도 관절 강도가 수정되려나.. 하는 기대가 되기도 한다. 완벽에 가까운 색분할과 내부프레임 구조가 아카데미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단한 수작이라 불리움에 손색이 없는 제품인데, 아절트 가리안에 이어 스쿠츠나 다른 배리에이션 킷들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