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2007년 1월 26일 잊는다에서 기억한다로 가져옴.

포크같은 느낌의 곡을 부르는 남성2인조 유즈의 좀 오래된 곡으로, 흥겨운 리듬과는 달리 조금 어린 느낌의 이별을 담고 있는 노래다. 가사가 워낙 직설적이라 이야기를 만들기 쉬워서 끄적거려 보았다. 한때 이 노래를 참 좋아했었는데, 유즈의 목소리가 조금 높은 편인데다 원래 듀엣곡이라 노래방에서 만족스럽게 불러본 적이 없다. 그러고보니 노래방 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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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살이 된 스바루의 봄.
세계 최강의 무투가를 목표로, 스바루는 무사수행을 하고 있었다. 길동무는 밝은 성격의 미국 청년인 루크.
그는 스바루가 에이지의 제자라는 것을 알고 따라온 것이다.
두사람은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수행으로 열고닫는 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스바루의 앞에 한사람의 소녀, 나루가 나타난다. 그녀의 아버지는 스바루의 스승과 친구였다고 말하며.
스바루는 그녀에게서 한통의 편지를 받는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E라고만 쓰여있었다. 안에는 '투신대무회'의 초대장이 있었다.
옛날에 스승이 참가하여 전설을 남긴 남자가 되었다는 무투대회의 일이다.
스바루는 투신대무회가 10년전에 소멸되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무투가가 무투대회를 개최하는 어둠의 조직과 손을 잡고 투신대무회를 부활시켜, 세계에 혼란을 일으키려고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게 된다. 또, 스바루는 E라는 발신인에도 신경이 쓰였다. 스승의 이니셜도 E이기 때문에. 하지만 스바루가 아는 스승님은 그런 악당들에게 힘을 보태줄 사람이 아니었다. 스바루는 발신인 E의 정체를 밝히는 한편 수행의 성과를 시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투신대무회에 참가하기로 한다. 그 가슴속에는 스스로의 힘이 어느 정도인가, 싸움이 끝나고 나서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하는 불안과 기대가 자라고 있었다.
...라는, 이제까지와의 투신전 시리즈와 다를 바 없는 배경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왔던 것이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투신전스바루이다.


  투신전이라고 하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발매되었을때 남코의 리지레이서와 함께 동시 발매되었던 타이틀로, 경쟁기였던 세가의 세가새턴으로 등장했던 버추어파이터와 비견되던 3D 격투게임이었다. 
 당시 아케이드에 비해 떨어지는 이식도를 보여주었던 버추어파이터와는 달리, 오리지널 작품에 흔한 듯 친숙한 캐릭터군과 시나리오, 버추어파이터와 비교했을 때 눈을 끄는 그래픽, 쉬운 조작, 숨겨진 캐릭터의 카리스마 등으로 많은 인기 몰이를 했었다. 물론 게임자체의 밸런스와 3D 격투게임으로써의 자질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2D 최적이라 불리웠던 새턴 패드로도 제대로 플레이하기 힘들었던 버추어파이터와 비교하여 더 많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세월이 흘러 투신전의 후속작이었던 투신전2가 발매되었을 때, 실소를 자아냈던(한편으론 좋은 평도 있었다한다.) 실사 오프닝과 발전된 그래픽, 초필살기인 오버드라이브 시스템의 도입, 몇가지 발전한 시스템, 캡콤에 의한 아케이드 발매 등이 화제가 되며 1탄보다는 개선된 게임성과 함께 역시 많은 인기를 모으기도 했었다. 물론 당시까지는 아직 아케이드에서 3D 격투게임의 존재가 미미했고, 오리지널 가정용으로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던 시리즈의 후속작인 탓도 컸었다. 베스트판으로도 발매된 투신전2는 베스트판에서 처음 메모리카드 대응으로 숨겨진 캐릭터들을 꺼낸뒤 저장할 수도 있었고, 2플러스라는 타이틀 답게 약간의 밸런스를 수정해 2D 격투 스타일의 캔슬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타이틀의 평가가 바뀌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또 세월이 흘러 투신전3가 발매되었다. 이때는 이미 많은 3D 격투게임들이 등장했었고, 아케이드도 가정용도 격투게임의 인기가 많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동시기에 발매되었던 세가새턴의 파이터즈 메가믹스(항간에서는 파이터즈 바보믹스라고 불리우기도 하였다.)처럼 시리즈의 캐릭터들을 모아 섞은, 캐릭터가 많은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었다. 투신전3도 그와 맥을 같이해, 남코의 철권 스타일로 기존 캐릭터들에 어레인지를 가한 중간보스겸 라이벌 캐릭터들을 대량 투입하여 색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또, 텍스처를 삭제하는 대신 60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었고, 간단한 버튼 연타를 통한 연속기인 투신연기의 도입과 벽을 이용한 다양한 공방, 게임중 사용하는 게이지를 아래로 내리는 화면 구성(개인적으론 실패한 구성이라고 생각한다.)과 여러 신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많은 시도가 이루어진 작품이었다. 이러한 시스템들 덕분에 초보자나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써는 어느정도 괜찮은 작품이었지만, 투신전 대대로 말썽이었던 조작감과 단순한 대전 패턴, 빈약한 타격감 등으로 성공했다고는 말하기 힘든 작품이 되고 말았다. 
 투신전은 3까지의 정통 시리즈 외에, 버추어파이터 키즈에 대항하는 인상이 강했던 이등신전과 퍼즐 게임이었던 퍼즐아레나 투신전, 카드게임이었던 투신전 카드배틀(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음...) 등 다양한 시리즈가 발매되기도 했지만, 본가인 투신전이 다른 격투게임의 아류로 출발하여 그와 같은 평가를 받은 것처럼, 다른 시리즈들도 좋은 평을 받지는 못했다. 특히 SD 격투게임이었던 이등신전의 경우는 그 도가 지나쳐, 스타일리시한 코스프레가 등장하는 실사 오프닝과 전혀 관계없는 게임 캐릭터들과 질 낮은 게임밸런스 등이 유저들의 외면을 유도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리고 마침내 투신전3 이후 투신전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던 어느날, 투신전 팬들의 기대를 모은 정통 후속작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위에 소개한 투신전스바루이다. 버파4와 철권3를 연상시키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의 싸움과 세대교체라는 설정을 가지고, 게임성보다 캐릭터성과 배경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팬들을 위한 게임인 듯 기대를 모았던 투신전 스바루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투신전의 몰락에 쐐기를 박은 게임이 되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시나리오에 의한 세대교체 때문에 에이지와 버밀리온, 그리고 캐릭터들이 들고 있는 무기들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새로운 캐릭터로 바뀌어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캐릭터들이 결코 멋지지도, 귀엽지도, 아름답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는데 있었다. 주인공 스바루는 전작까지의 주인공이었던 에이지의 마이너 체인지 버전에 가까왔고, 3에서 꼬마였다가 성숙한 나루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여성 캐릭터들에게선 트레이시의 껄렁함도, 소피아의 섹시함도, 우라누스의 냉소적인 위압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나마 나루도 어디선가 본 듯한 흔한 스타일의 소녀 캐릭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고. 남성캐릭터들은 한술 더떠서, 여성 유저들을 노린듯한 - 그러나 전혀 어필하지 못한 랜슬럿외에는 기억에 별로 남지도 않고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게다가 에이지는 에뜨랑제 쇼와는 전혀다른 변태 쇼군 캐릭터가 되어 버렸고 맛간 카리스마 건너 버밀리온은 방정맞은 바보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전작까지의 인기있던 캐릭터군과 투신전 3만으로는 부족했던 배경 스토리 해설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캐릭터와 스토리가 기분을 잡치게 하고 본 게임으로 들어가도 실망은 이어졌다. 투신전3 30프레임모드가 몇배는 뛰어나 보이는 못난이 폴리곤 캐릭터들과 긴 로딩, 대전에 바리에이션을 주기 위해 등장한 듯한 짜증나는 바닥 시스템과 개선되지 않은 나쁜 조작감, 이상한 판정, 발전없어 보이는 - 오히려 퇴보한 듯한 게임 감각, 게다가 투신전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였던 멋진 BGM들도 온데간데 없었다. 게임을 즐기려고 하면 할수록 그런 시도는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만이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투신전의 팬이라는 점은 차치하고 이렇게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게 해주는 게임은 실로 오랫만이었다.

  사실, 투신전 스바루를 즐겼던 것은 지난 세기였던 1999년 어느날이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나가는 지금 생각해도 배신감에 치를 떨게 하는 것을 보면 투신전 스바루라는 게임의 심오함은 당시 내 생각 이상이었던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은 언젠가의 주말에, PS2에서 돌아가는 3D게임의 변화를 시험하던 중 눈에 띄었던 투신전 시리즈가 생각나서 주절거려 보았다. 정말 한때 유명했던 모 업계인이 했던 말을 차용하여, 맷돌에 갈아 투신 전 쓰바루를 부쳐먹기에도 아까운.. 그런 게임이었다. 혹여라도 투신전의 팬인 분이 계시다면 차리리 새턴판 URA를 하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투신전 스바루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투신전 시리즈의 팬으로써 마지막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투신전의 마지막을 장식할 게임을 하나 보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스바루를 하느니, URA 전캐릭터 엔딩을 보거나, 이등신전 프랙티스 모드 동영상의 자막을 만들겠다...
 

내 컴퓨터는 사양이 좋지 못하다. 컴퓨터를 전공했다고 하는 사람의 컴퓨터라고 하기엔 많이 초라한 것이 사실이고, 그다지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 본체의 성능은 그저 그렇고, 메모리는 모자라고 스피커는 빈약하다. 모니터는 15인치에, 그나마 친우가 선물해 준 키보드와 마우스는 쓸만한 편이다. 이쯤 되면 저런 컴으로 뭘 할 수 있냐고 물어보지 않는게 고마울 정도다. 그런데.. 사실 그렇다. 내가 컴퓨터로 화려한 게임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전문적인 그래픽 작업이나 작곡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인터넷을 하고, 문서를 편집하고, 초라한 홈페이지를 편집하고, 아주 가끔 컴퓨터를 상대로 스타 크래프트를 즐기고 각종 에뮬게임을 잠시 구경하는 것 뿐. 내게 있어서 컴퓨터는 음성적인 경로를 거친 음악과 동영상과 인터넷과 음란물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고사양의 시스템은 필요하지 않다. 타이틀은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X-BOX에 관해서 떠들어 놓고서 왜 자기의 사양 낮은 컴퓨터를 논하는지, 벌써 짜증을 내면서 뒤로 가기를 누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굳이 이런 한적한 홈페이지까지 방문한 김에 조금만 더 읽어 주면 좋겠다.


 지금 나의 자그마한 모니터에게는 그럴 듯한 받침대가 있다. 눈치 챘겠지만, X-BOX(이하 엑박)가 바로 받침대의 정체다. 현세대 3개 기종 중에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고, 온라인 비디오 게임계의 선두주자인 머신이 사용한지 6년이 되어가는 작은 모니터의 받침대나 하고 있다는 것은 좀 우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15인치의 작은 모니터를 고개를 수그리고 내려다 보는 것보다는 높이와 덩치와 안정감이 있는 검은 상자를 깔아 두는 것이 더욱 좋다는 판단하에 놓여진 것이다. 사실 이렇게 설치해 두고 나니 고개도 편하고 작업하기도 좋아져서 이런 멋진 파트너를 만들어 준 마이크로 소프트에 조금은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잠시 화제를 바꿔서, 나는 게임을 아주 좋아하지만 컬렉터와 매니아와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 단지 게임 팬일 뿐... 이렇게 말하면 몇몇은 코웃음을 치며 비웃을지도, 어쩌면 육두문자를 읊조리며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 어쨌건 나는 게임을 아주 좋아한다. 그렇지만 게임기를 갖고 싶다고 척척 살만큼 돈이 많지도 않다. 영세하게 들어오는 수입을 쪼개고 판단해서 하나하나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지 모니터 받침을 쓰기 위해 엑박을 장난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 엑박도 게임기고, 게임을 즐기기 위해 구입을 한 것이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엑박으로 출시되어 있는 게임들은 나의 구미를 당기는 타이틀이 없다. 최근에는 많아 졌다는 이야기들을 많이들 하는데, 타이틀도 타이틀이거니와, 거대하기 짝이 없는 순정패드는 금성 3DO얼라이브로도 가능했던 더블섬머솔트를 내지 못하는 조작성을 자랑하며 나를 압박하고, 팩키지는 부실하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제법 비싸고, 구입을 고려하기에는 상당한 고민이 수반되었음 역시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의 비디오 게임 온라인화 추세가 나의 생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려 놓았다. 내가 좋아하는 캡콤의 2D 격투 게임인 캡콤 대 SNK2가 무리없이 온라인 대전이 가능하고, 나아가 엑박 최고의 타이틀인 철기가 온라인 버전인 철기대전으로 거듭난다는 사실은 나의 엑박 구입을 부추겼던 것이다. 



사실 엑박이 모니터 밑에 깔려있는 것은, 마땅히 둘 자리가 없는 이유도 있고, 모니터의 높이를 올리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컴퓨터 본체 뒤의 네트워크 케이블으러 옮겨 꽂기 편하기 때문이다. 공유기를 구입하거나 랜을 하나 더 깔기에는 내가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에, 그리고 좁은 내방에 저런 거대한(가구에 가까운 디자인과 크기..)기기를 설치할 공간이 부족하기에 최적의 위치를 찾아낸 것이, 바로 본체 옆이고 모니터 밑이다. 하루에 1시간 남짓 플레이하는 온라인 대전을 위해서 가장 좋은 위치인 것이다. 구입 당시에는 온라인 킷과 철기, 그리고 철기 대전 외에는 일절 투자를 하지 않으려 했던 엑박은, 순정 컨트롤러의 절망감 때문에 장만하게 된 컨버터와 덕분에 현역복귀를 하게 된 듀얼쇼크1, 대전을 위한 캡콤 대 SNK2 소프트, 그리고 선배에게 강탈하다시피 해서 선물 받은 소울캘리버2라는 거대한 식구를 거느리게끔 되었다. 나아가 DVD킷까지 장만해 버릴까 싶지만 플레이 스테이션 2 10000번이 있기에 그건 필요없을 것 같고, 사랑하는 동생 녀석이 전역하면 함께 소울캘리버2를 즐기기 위해 컨버터와 스틱을 하나 더 장만하면 더 이상은 엑박에 돈 들일 일은 없을 것 같다. 정말이지 돈 잡아 먹는 기계라는 건 사촌쯤 되는 컴퓨터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고 보니 길티기어 익젝이 정발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아아... 지갑이 가벼우면, 마음이 무겁다. 그나저나 이런 생각을 하는 거 보면 엑박이 그냥 밉지는 않은 것 같다. 나름대로 쓸만한 구석이 있는 기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