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호텔에서 내다본 풍경
드라마 예고
다음화 예고!

편안한 침대에서 비교적 푹 자고 일어나서, 전날의 피로도 풀겸 TV를 보며 잠시 아침의 여유를 즐겼다. 침대에서 좀 더 뒹굴거리며 스마트폰을 보기도 하고 친우와 또 다른 화제로 수다를 떨며 다시 외출할 채비를 했다. 전날 저녁 먹나 남긴 과자와 미리 사둔 음료로 간단한 아침을 대신하고, 별로 광이 날 일도 없지만 어쨌거나 샤워를 하고 동생과 약속한 시간에 맞춰 렌터카를 반납하러 갔다. 예정 반납시간보다 조금 빨리 차량을 무사히 반납하고, 역 앞의 카페에서 차를 조금 마시며 동생을 기다리며 살짝 바쁜 출근시간이 지난 역의 풍경을 보고 있었다. 여행을 오지 않더라도, 평일에 휴가를 내고 바라보게 되는 일상의 풍경은 늘 뭔가 각별한데가 있는 법이다.

스카이트리 가이드
요금표. 갈거면 천망회랑까지!
기둥이 대단하다
주술회전 컬래버레이션 시행 중!
주차장에서 매표소로 가는 길
매표소 가는 길에 하던 옥토버페스트

이윽고 도착한 동생의 차를 타고, 스카이트리를 향하 이동했다. 새삼 사진을 정리하며 보니 동생이 참 많이 수고해주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동생의 차를 타고, 네 명이서 맥락없이 사는 이야기를 주억거리다보니 스카이트리에 금방 도착한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는 1시간 남짓의 시간이었지만...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통해 일단 매표소가 있는 층에 도착했다.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의 이동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적당한 시간대로 표를 구매하고 먼저 350m 층에 올라가 보았다. 평일 낮이었음에도 상당한 관람객이 가득했고, 중간중간 굿즈를 팔거나 마스코트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등의 서비스가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350m 에서 내려다본 도쿄
도쿄돔... 이겠지?
후지산과 에도(옛 도쿄)를 묘사한 그림
중간의 노란 무언가는 아사히의....
야경을 모니터로 보여준다
쉽지 않은 풍경
크게 돌며 구경하는 재미
가을이라 그런가 달구경 느낌

우리나라의 잠실 제2롯데월드(롯데타워) 전망대에도 올라가 봤었지만, 요런 풍경은 밤에 봐야 제맛이거늘.. 이런저런 동선 문제로 낮에 도착해서 보게 된 점이 아쉽...기는 커녕, 일반적으로는 보기 힘든 풍경을 내려다보는 것이 제법 신기하고 재미가 있었다. 시끌시끌하고 많은 관람객들과 섞여 천천히 인파와 함께 이동하기도 했고 따로 자유롭게 이동하기도 했지만, 도심 한가운데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시야가 꽤나 재미있었다. 대략 한바퀴를 다 돌아보고, 기왕 올라온 거 최고점까지 가보기로 하고 최고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350m 층에서 하나 더 위로
주술회전 콜라보 중이었다
층내 최고점, 451.2m 지점
투명 유리로 내려다보면...
여기서 100m를 더 올라간다
안봐서 모르는 주술회전...
풍경 설명
최상층의 풍경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무려 100m를 더 올라가는 최상층은 450m 높이로 이름은 '천망회랑=템보카이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이 때는 애니메이션 '주술회전'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던지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도 있었고 이런저런 장식이 되어 있었다. 더 높이 올라왔기 때문에, 그만큼 시야가 달라져서 풍경도 조금 더 달라져 있었다. 더 멀리 보이기도 하고, 하늘이 가까워보이기도 하는 등, 느낌이 꽤나 달랐다. 다만, 이정도 높이까지 올라온 탓인지 공간 전체가 바람에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가만히 있어도 멀미가 느껴져 오래 머무르기는 어려웠더랬다.

귀여워 보이기도 하고 장난같기도 하고;;
센다이명물 우설구이!

관람을 마치고 내려오니, 인파 속에서 치여서 그런건지 높은 곳에서 흔들리다 와서 그런건지 꽤나 공복감이 느껴졌다. 스카이트리를 내려와서, 연결통로를 이용하여 식당이 모여있는 층으로 이동해서 조금 둘러보다 일본에 왔으니 우설! 이라는 느낌으로 우설 식당에 줄을 섰다. 점심 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임에도, 앞에 대기줄이 있어서 조금 놀랐는데 결국 20분 가량을 기다려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기본세팅. 관람하고 오면 음료 서비스.
밥과 맑은 탕
우설 구이 정식
우설 카레 정식
또 다른 정식
마무리로 우설초밥

우설을 많이 먹어보지 않아서 이것이 어떠한 맛이다..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지난번 후쿠오카에서도 도전했던 우설의 식감만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 식감과 소금의 맛, 소스의 맛, 밥과 국과 야채의 조화 등... 꽤 먹을만한 한끼의 일식일 거라는 것만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날 내내 그러긴 했지만, 넷이서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다 보니 예상보다 여기서 많은 시간을 썼다는 것을 깨닫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하늘까지 닿는 높이는 아니지만 이번에도 높은 구조물을 가진, 오다이바로.

 - [도쿄] 241007, 4일차-2~오다이바 에서 계속

책 표지

2024년 10월 10일, 대한민국의 소설가 한강 작가님이 대한민국에서 두번째 노벨상이자 첫번째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아시아 최초 여성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쾌거에, 중국과 일본에서도 시기와 질투는 커녕 축하와 자부심을 공유하는 훈훈한 장면들이 노출되는 가운데..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접한 직후 직장 근처의 교보문고를 통하여 대표작 두 권을 구매하고자 하였다.

이 순진한 생각을 비웃듯이,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히 기존 재고는 품절사태를 빚었고, 나는 주문일로부터 약 1주의 시간이 흘러 이 '소년이 온다'를 먼저 손에 쥘 수 있었다. 늘 그렇듯 새 책을 받아들자마자 훌훌 읽어내려가 보려고 하였으나... 이것이 노벨상의 벽인가...라는 헛소리로는 담아낼 수 없는 무거움을 제1장 40페이지부터 읽을 수 있었다. 덕분에, 215페이지라는 그리 많지 않은 페이지를 읽어내는데, 거의 1주일이 걸려버렸다는 부끄러운 자백을 먼저 해둔다.

 - 이미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책 중의 한 권이 되어 버린 이 책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루고 있다. 
 - 1장의 주인공인 '동호'라는 소년으로부터 출발하여, 그 소년과 까깝거나 먼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각 장에서 풀어낸다.
 - 어렵게 느껴졌다. 요 10여년간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의 신작들을 제외하면 텍스트를 거의 읽지 않았던 탓도 있었지만... 
 - 세밀하고 다소 건조하게 느껴지는 묘사들이 이어가는 담담한 묘사들은 인물과 사건을 정직하게 묘사하고 잘 와닿는다.
 - 그렇기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깊은 공감에서 이어지는 분노로 머리가 뜨거워지기도 한다.
 - 이미 수많은 대중매체가 다루기도 했고, 518과 관련된 사람들이 여전히 많이들 생존해 있는 현재진형형인 사건이다보니... 그 사건의 무게와 편히 살다 간 학살자 전두환의 삶이 다시 한 번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떠오른다. 
 - SNS와 OTT를 넘어 쇼츠와 틱톡으로 버무려진 대중매체에 너무 익숙해져 읽는 힘이 약해진 탓일까. 이 책을 읽으며 느낀 무거움과 어려움은 어떤 의미일까.

오랫만에 지적 허영을 부려보고자 구매한 책이었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다 알지만 잊고 있던 사건과 그 사건이 어떻게 다루어져 왔는지에 대한 지난 세월에 대한 생각... 그리고 2024년 10월의 끝자락을 살아가고 있는 대한만국의 현실에 대한 생각을 하며... 모든 것이 여전히 이어져 있고, 여전히 묵묵히 견뎌내고 있는 삶들을 떠올려 본다. 딱히 견뎌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각없는 빚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

오랫만에 글의 힘만으로 감정이 뒤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은 묵직하고, 소설이라는 글이 가져야 할 힘을 온전히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권을 집어들어 보기 전에, 호흡을 가다듬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오늘 저녁은 야채수프였던가.

대기하면서 찍은 포스터
입장하다가 문 앞에서

나는 모형을 열심히 만드는 사람...이라고는 농담으로라도 말할 수 없지만, 나름의 물욕이라면 또 나름 은근히 가지고 있는 그런 인사라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때로는 최신 발매 모델킷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이라는 걸 하는 걸 보면, 나는 그런 사람이 맞기는 한 것 같다. 오늘은, 대략 5개월 전에 방문했던 '합정역 아카데미과학 팝업스토어'에 다시 한 번 방문하게 되었는데... 이번에 구매한 것은 내가 늘 이야기하는 '별로 관심없는 현용병기'... 때문인데.. 이거 현용병기라고 할 수 있나..?

그래서 이게 뭔데 이 덕후야...
대략 이런 느낌의 로켓포...

 

대략... 중동의 사막에서 정식 병기라기보다는 현장의 임기응변으로 탄생한 요상한 무기(위 사진의 출처)같은 그런 건데... 이걸 보면서 자쿠탱크를 떠올리는 나도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아카데미의 포터 프라모델을 전혀 살 계획이 없던 내가 이걸 구매하면서... 포터도 한 대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밤에 잠을 설치는 날이 종종 있는데, 오늘도 밤에 굉장히 나쁜 품질의 수면을 조금 취하고 일어나서, 저 로켓포와 포터를 사겠다고 길을 나서게 되었다. 참.. 덕질은 부지런해야 하는구나....싶다. 

합정역에서 아카데미로 가다보면 있는 식당... 흑백요리사!!

9시가 조금 지나 현장에 도착해보니, 2024년 5월의 프로마셔스 때보다는 훨씬 한가했지만 그래도 대기줄이 생겨있었다. 비교적 앞쪽에 줄을 서서, 한시간 가량 기다리고 있자니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입구에서 바로 로켓포 킷을 구매할 수 있었는데, 인당 1개가 아닌 최대 3개까지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잘되었다고 생각하며 2개를 집어들고 포터 킷은 어디있냐고 물어보니... ....가져다 놓지 않았다고 한다. ...왜죠? 

화제였던 삼선교와 포니의 작례
구매를 고민 중인 현시점 최신 킷
'반도의 중년' 님의 작례라고
...포니 픽업트럭도 발매해 주세요...
이런 퀄리티로 만들 수... 있을까?
뭔가 가장 정상적인 차량 하나...

팝업스토어 매장에는 판매하는 상품들과 시연하는 제품들도 있었고, 고급진 작례들의 전시도 있었다. 유명한 삼선교 프라모델과 포니 프라모델이 함께 있는 80년대 그 시절을 재현한 디오라마는 잠시 그 시절의 거리를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몇몇 유튜브 영상들에서 소개되었던 '메칸더 맥스 & 트라이 맥스' 합본 킷의 풀도색 작례는... 고급진 도색 작례로 전시되어 있어서 아직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나의 물욕을 자극하는 느낌이었다.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아 오늘은 구매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구매...하겠지?

해도 되나 싶었던 에뮬기기. 스파2 피규어들 때문인가.
울스파2 피규어 1
울스파 피규어 2
울스파 피규어 3

울트라 스트리트 파이터2 시리즈의 피규어와 록맨 시리즈의 피규어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현재까지 하나도 구매하지 않고 있다. 사진 외에도 울스파2 등장 캐릭터인 '바이올런트 켄'(=세뇌 켄) 도 조금 다른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었다. 가성비가 무척 좋은 피규어 들이라, 부담없이 구매해서 갖고 놀기 좋은 제품들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최근에 마굴 조차 꽉꽉 차가는 현실 때문에 짐을 늘리는 것이 부담이 된다는 핑계로 구매하지 않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씨가 마르기 전에는...

실제 만져볼 수 있던 모형총기들
판매중이던 충기류. 탐은 났지만...

아카데미의 제품군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품군 중 하나가 BB탄총, 에어소프트건, 모형총기류이다. 안전을 이유로 실제 게임에 사용하기에는 약한 탄속과 파워지만, 가성비가 매우 뛰어난 제품군이기도 하다. 매대를 보고 있자니, 부담없는 가격들 덕분에 모두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쉬움을 안고 내려놓기로 했다.

5만원 구매시 주어지는 아크릴 키링. ...재발매...해주시나요...?

결국 지인에게 부탁받은 록맨 피규어 2종만을 집어들어 계산을 치르고, 이벤트로 주어지는 키링을 받아들고 매장을 나섰다. 마음 같아서는 전체적으로 찬찬히 다시 둘러보고 에뮬기기로 게임도 한 번 해보고 싶었지만, 이후 아내와 접선하기로 한 약속이 있었기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음번에 또 아카데미의 신제품을 구하러 줄서는 날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