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책표지. ...NDS?
책 등짝
저자 및 역자 소개

평소에 좀 다양하게 책을 읽으면 좋으련만, 덕질이라는 취미를 갖고 있다보니 어째 텍스트는 죄다 게임이나 인터넷의 문장들이 된다. 그리고 어쩌다 책을 골라잡으면, 취미와 관련된 책을 집어들고 있다. 여기 소개하는 '우리의 임무는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는, 한때 위기에 몰렸던 일본의 게임회사 임천당닌텐도를 새롭게 부활시킨 신화적인 인물 '이와타 사토루'의 파트너이기도 했던 '레지널드 피서메이'의 자서전과 같은 책 되겠다. 그러고보니 '이와타 사토루'에 대한 책도 언젠가 읽었던 것 같은데.

현실을 직시하고 분노와 원망을 멀리하자
진실한 태도와 온정, 가치를 보존하자.
열린 귀를 가진 리더라...

'레지널드 피서메이'는 [닌텐도DS] 개발 막바지에 닌텐도에 합류하여 [닌텐도 스위치] 런칭 후까지 닌텐도 미국지사에 근무한 사람으로, 해당 커리어의 후반에는 미국지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이 책은 본인의 시점에서 그의 출생과 가족, 인생사와 초중반 커리어를 다룬 전반부와, 닌텐도 입사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후반부로 크게 나눌 수 있겠다. 외향적이고 공격적이지만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지켜나가면서 사회생활을 통해 만난 좋은 인간관계들이 본인의 삶과 커리어를 키워주었다는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상당히 보편타당한 이야기이지만, 본문 중간중간에 *혁신을 위한 핵심* 이라는 내용들을 통해 본인의 삶에 있었던 에피소드에서 배울 수 있었던 교훈을 정리하여 알려주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7IDbywlNI8

이 책의 제목이 된 E3의 한 장면이 담겨있는 영상

당연하게도, 개인적으로는 책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닌텐도'에서의 커리어와 활동에 관심이 가서 이 책을 집어들었다. 예전이 '이와타씨에게 묻다'를 읽었을 때도 느꼈지만, [GBA]라는 휴대기기에 매달려 [닌텐도64], [게임큐브]의 실패 속에서 겨우 목숨을 부지하던 닌텐도를 되살려 낸 '이와타 사토루'라는 신화적인 인물에 대한 경외심이 다시 한 번 들기도 하고, 저자 '레지널드 피서메이'가 '이와타 사토루'와 나눈 인종과 회사직급을 초월한 우정, 비즈니스의 이야기는 다소 건조한 문장이 많은 이 책 안에서 장르가 달라졌나 싶을 정도로 다른 느낌을 준다.

닌텐도를 싫어하지 않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게이머이자 사회인들에게 한 번 쯤 일독을 권할 만한 양서. 책을 덮고 나니, '이와타씨에게 묻다'를 다시 읽어봐야 겠다...

초회 특전 스티커...였던 것 같다.

39'S 라고 써 놓고 메가믹스라고 읽으라는 요상한 이름의 스잇치판 소프트... 인 건 사실이지만, 아무튼 2024년 현재 [하츠네 미쿠~프로젝트 디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게임 되겠다. 본작은 2020년에 발매된 게임이지만... 나는 당시 다운로드판으로 구매해서 한동안 즐겼고, 나중에 한국 정발판이 세일하길래 소장용으로 집어든게 사진의 패키지판 되겠다. 

패키지 표지
패키지 등짝

사실 게임 자체는 PSP 시절부터 나오던 [프로젝트 디바] 시리즈의 집대성 판인데, 여기에 신곡과 그래픽 변경, 스잇치만의 오리지널 조작체계를 추가해서 발매한 게임 되겠다. 스잇치판 발매 이후 스팀으로도 나와서 PC에서도 즐길 수 있는 걸로 아는데... 그건 안해본 관계로 뭐라 할말이... 

개인적으로 '하츠네 미쿠'라는 캐릭터를 참 좋아하는지라 게임 소프트라기 보다는 미쿠 관련 템이라는 기분으로 소장하고 있는 게임이기도 해서.. 아마 이 소프트를 오픈할 일은 없을 듯 하다. 미쿠쨔응은.. 카와이이하고도... 주말에 문득 게임들을 뒤적거리다, 구매만 해놓고 리뷰를 하지 않은 것 같아서 가볍게 남겨 본다. ....그러고보니 나 이거 한정판도 샀던거 같은데... 음...



아키하바라로 이동하다가
뭔가 때깔이 다른 건물이...?
UDX 에 차를 댔다
설마 주차장 오리지널 캐릭터..?

파르코를 나와서, 약간의 정체를 돌파하여 아키하바라에 도착하게 되었다. 다만, 전날과 이날 양일간 행동을 같이 했던 친우는 여기서 마지막날 저녁은 혼자서 자유롭게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저녁까지 같이 먹었으면...하는 생각이 없진 않았지만, 다음날 돌아가야 하는 일정을 생각해보면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깊이 동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친우를 호텔에 내려주고 한국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동생 부부와 함께 셋이서 저녁을 먹으러 이동하기로 했다. 이런저런 먹거리를 조금씩 생각해보다가, 시간과 주차 여건을 떠올려보니 더 깊이 생각할 것 없이 둘째날 갔던 UDX 의 다른 식당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일단 아무튼 맥주!
뭔가 신기했던 장식품
움식이 나왔다
마지막 저녁은 덴동!

오코노미야키를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잠시 일었지만, 뭔가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덴뿌라 식당 '히사고' 앞의 가을 한정 덴동을 보고 히사고에 자리를 잡았다. 저녁 식사에 이른 시간인 것인지 월요일 저녁이라 한가한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약간은 한산한 식당에 셋이 자리를 잡고 덴동과 음료를 먹었다. 기본적으로 좋은 기름을 쓰는 것부터 내세우는 130년 전통(맞나?)의 덴뿌라 식당이라 그런가 덴동에 올라가 있는 덴뿌라들이 상당히 좋은 퀄리티였다. 양은 살짝 아쉬움이 있었지만, 저녁 식사를 배불리 먹는 건 건강한 40대가 할 일은 아닌 걸로...

미쿠쨔응 오피셜샵!!
도쿄 레저랜드 아키바 2호점
포스터는 있었지만.. 스파6가 보이지 않았다
확 뜯어오고 싶던 스파6 오락실판...
비트매니아 2DX... 31탄??
하이스코어걸 대시6권... 우메하라씨;;;
지금 일본 오락실 수호신은 이것인 듯.
이번에도 못해본 옹게키...
봄버걸... 잘나가는 건가?

사실 이 시점에서, 크게 뭘 갖고 싶거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남아있지는 않았지만 기왕 아키바까지 온 김에 약간의 오락실 구경과 요도바시에서 아이쇼핑을 간단히 해보기로 했다. 오락실은 2곳을 들렀는데, 동생의 추천으로 먼저 도쿄 레저랜드 2호점을 들러보기로 했다. 이 곳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부터 포스터를 열심히 붙여놔서, '아 지금 오락실 간다'는 기분을 만끽할 수가 있었다. 도착한 오락실은 규모도 작지 않고 상당히 넓어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겠다.. 싶었다. 다만, 나는 지금 이 오락실에 있는 게임들을 제대로 할 줄 아는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서글퍼지기도 했지만. 사람이 많지 않은 오락실을 기웃거리며 요즘은 이런 기계들이 있구나...하고  감탄하고 구경을 하다가, 장소를 옮겨 보았다.

최신 기타도라!
기타도 2대!!
하지만 나는 역시 이 쪽이...
스파6 옆에 이게 있었다
전차로GO! 도 현역이구나
죠죠는 한 판 해봤다.

장소를 옮겨서, '스트리트 파이터6 타입 아케이드'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 보았다. 아쉽게도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테리 보가드까지 업데이트 된 '스트리트 파이터6'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사양이었다. 오락실의 스틱과 버튼 외에도, USB 포트로 연결된 '호리 파이팅패드 옥타'도 준비되어 있어서, 패드로 모던 모드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배려하고 있었다. ...옥타 외에 개인적으로 준비한 패드나 컨트롤러도 사용할 수 있는 건가 이거..? 어쨌거나 카드를 구매하고 코인을 넣고 블랑카를 골라... 점내 대전으로 비참하게 패배한 후 옆에 있던 '죠죠의 기묘한 모험~미래로의 유산'을 조금 즐기고 동생의 스파6 플레이를 관전하기도 하고, 드럼매니아 V8을 즐겨보기도 하고... 그렇게 잠시 시간을 보내고 오락실을 나왔다.

아키바 요도바시
한참 하던 중이던 파판7리버스
오랫만에 재판인가?
이건.. 하나 사볼까나.

마지막으로,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하바라 점을 들러보았다. 은근히 이것저것 아이쇼핑을 많이 한 탓에, 크게 신기하거나 눈길이 머무는 것은 없었다. 그래도, 거대한 래핑으로 홍보하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 는 반가웠고, MF 고스트 버전 GR86 킷은 잠시 하나 집어갈까...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었다. 물론, 프라모델은 부피가 있기도 하고 저런 킷들은 국내에도 판매할테니 한국에서 구매하는게 더 이득이라는 생각으로 집어들지는 않았지만. 

저 노란 덩...뿔 같은 것이 맥주 거품이라고???

나름 강행군이었던 탓일까, 슬슬 발바닥도 아파오고 체력이 방전되어 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종일 같이 움직였던 동생 내외도 비슷했던 모양이다. 마지막까지 동생에게 독박으로 운전을 시키게 된 것이 미안했지만, 동생은 마음 좋게 기꺼이 핸들을 잡아주었다. 동생의 집 근처 식자재 마트에서 이런 저런 먹거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 야식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은... 이른 시간의 비행기였던지라 동생의 차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였고, 그리고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코로나 전에 마지막으로 도쿄 여행을 왔을 때, 다소 일찌감치 현타가 와서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갔던 기억이 있다. 항상 여행 마지막날에는 아쉬움과 일상 복귀에 대한 이런저런 상념이 겹쳐서 뭔가 현타가 오기 마련지만, 그 때는 나중에 무척 후회가 되는 철수 결정이었다는 교훈으로 남았더랬다. 이번에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도록 마지막날에 일정을 열심히 짜서 많이 돌아다녔고, 거기에 동생이 정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도쿄의 도로 사정이 상당히 복잡하기는 하더라도 역시 차량이 있으면 기동력있게 움직일 수 있다는 평험한 교훈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언젠가 다음 번엔 아내와 함께 가서 가족여행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건 또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적절한 계획과, 후회가 남지 않을 여행으로 만들 수 있길 바라며. 다시 한 번, VVIP 처럼 다닐 수 있게 도와준 사랑하는 동생 내외와, 함께 울풀즈 공연을 즐기자고 꼬셔준 친우와, 둘째날 아키하바라를 책임져 준 지인과, 혼자서 여행할 수 있게 허락해 준 아내에게 감사를.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