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패키지판 표지
패키지판 등짝

이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이 게임 타이틀을 어떻게 적을까 했는데, 패키지 옆면의 명칭을 보고 영문으로 쭉 적어놨다. 대충 우리말로 해본다면 [마블 대 캡콤 ~ 파이팅 컬렉션 아케이드 클래식스] 정도 되겠다. 언젠가부터 캡콤에서 과거의 오락실용 게임들을 비슷한 장르로 묶어 내는 컬렉션 시리즈의 하나로, 2024년 가을 발매되어 90년대 오락실 게이머들의 마음을 자극한 컬렉션 소프트 되겠다. 

새턴판으로 많이 했던 X-MEN
이 타이틀 유일의 벨트스크롤, 퍼니셔.
도전과제 리스트. PS판은 트로피와 연동.

수록 타이틀은 X-MEN~children of ATOM, MARVEL SUPER HEROES, X-MEN vs Street Fighter, MARVEL SUPER HEROES vs. Street Fighter, MARVEL vs.CAPCOM, MARVEL vs. CAPCOM 2 의 대전격투게임 6작품과 가정용 최초이식이라는 기념비적인 타이틀이 된 벨트스크롤 게임 'The PUNISHER' 까지 해서 총 7타이틀.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터보(X) 의 차기작으로 충격적인 비주얼을 보여줬던 X-MEN

X-MEN 은 오락실에 처음 등장했을 때 체인콤보와 매우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패턴을 선보이며 인기몰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 흑백 게임이긴 하지만  IBM-PC 호환 게임으로 X-MEN2 (RPG)를 즐겨봤던 기억이 있어서, 어느 정도 캐릭터들에 대한 지식이 있긴 했지만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지는 못했던 게임이었다. 센티넬의 기본 스탠딩 포즈를 비롯해서 캐릭터들의 앞뒤 걸음이 프레임과 이동거리가 일치하는 등, 애니메이션 패턴이 매우 화려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중간보스로 등장했던 '저거넛'이나 '매그니토'의 강력함도 충격적이었고, 숨겨진 캐릭터로 무려 '고우키=아쿠마' 선생이 등장하기도 해서 여러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캡콤표 마블코믹스 대전게임 제1작. 나는 주캐로 '사일록'을 사용했는데... 이 게임 등장전까지는 그리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는 아니었다고...

X-MEN 의 캐릭터 일부를 재활용하여 등장했던 마블 수퍼 히어로즈.

개인적인 기억으로는 X-MEN 에 비해 그리 큰 반향을 불러오진 못했던 걸로 기억하는 '마블 수퍼 히어로즈'. 사이록이나 울버린이 재활용되긴 했지만, 어릴적에 비디오로 접했던 기억이 있는 '스파이더맨'이나, 데이터 이스트의 4인용 벨트스크롤 게임 [캡틴 아메리카 앤 디 어벤저스] 로 익숙했던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여기서는 주캐로 '아이언맨'을 주로 사용했는데, 데이터 이스트 게임 때문이었던 것은 뭐 당연한 결과고. 내 주변에선 그리 흥행했던 것 같진 않지만, 중간보스 '닥터 둠' 이나 최종보스 '타노스' 등, 등장 캐릭터들이 현재 MCU 에서 많이 보이는 캐릭터들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새삼스레 반가워지는 타이틀이라 하겠다.

고선생님 출창 갔을 때 알아봤다.. X-MEN 대 스트리트 파이터.

새로운 X-MEN 들이 추가되고, 스파제로의 캐릭터 그래픽으로 스트리트 파이터들이 등장하는 2대2 태그매치 대전 격겜으로 등장한 시리즈 3탄. 본격적으로 에어리얼 레이브(공중콤보)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등장 캐릭터들이 많아진 점이 갖고 놀기 좋은 게임이 되었다는 인상이었다. 이 때부터 플랫포머 게임의 보스전처럼 변화한 최종보스의 거대화가 시작되었는데, 최종보스전의 난이도가 좀 낮아지지 않았나 하는 인상이 든다. X-MEN 원작에서 충격적인 로맨스를 보여주었다고 전해지는 '갬빗'과 '로그'의 참전이 반가워서 주캐로 다뤘던 게임이었다. 여기서도 히든 캐릭터로 고선생님.. '고우키=아쿠마'가 등장하는데, 역시나 적시나 강력해서 오락실 꼬마들이 많이 골랐던 기억이...

X-MEN 에 이어 마블 수퍼 히어로즈도 스트리트파이터와 싸우게 된 마블 수퍼 히어로즈 대 스트리트 파이터.. 이름도 길다...

개인적으로는, 2번째 작품 마블 수퍼 히어로즈도 그랬듯이 이 4번째 작품 '마블 수퍼 히어로즈 대 스트리트 파이터'도 전작 'X멘 대 스파'보다는 흥행이 좀 덜하지 않았나 싶다. 국내에 풀린 것은 해외판이라 일본판에서만 등장한다는 '노리마로'를 고를 수 없었고, 덕분에 캐릭터가 하나 줄었지만 그만큼 태그의 선택지가 줄어서 손해가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임성은 조금 더 다듬어지긴 했으나 스파 진영에서 굳이 '단'을 넣는 바람에 붕붕 날아다니는 이 게임에서 캐릭터 로스터가 또 하나 손해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개인적으론 새턴판으로 이식되고 나서야 조금 열심히 들여다 보았던 게임.

무척 재밌게 즐겼던 5탄, 마블 대 캡콤

이름도 길어지고 등장 캐릭터들이 내내 울궈먹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슬슬 늘어가던 무렵, 2D 격겜의 명맥도 슬슬 약해져가던..걸로 기억한다. 그 때, 새로운 캐릭터들이 추가되면서 제목도 짧게 '마블 대 캡콤'으로 일신하여 등장한 것이 본작 되겠다. 킹오파 99의 스트라이커 시스템과 닮은 파트너 시스템을 추가하여, 기본적으로는 전작들과 같은 태그매치이지만, 어시스트 파트너를 추가로 선택하여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파트너로만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수가 상당해서, MCU 가 한 번 휩쓸고 지나간 2024년 시점에서 보면 캡콤팬이나 마블팬들에게 여기서 얘가 나왔네? 하는 생각을 또 다양하게 하게 되는 점도 좋다.

신규 캐릭터 '스트라이더 히류(비룡)', '록맨(메가맨)', '진 사오또메', '캡틴 코만도' 등이 상당히 새로운 인상과 화려한 전법을 구사할 수 있어서 다소 정체되었던 전작까지의 게임성을 좀 더 끌어올려 주지 않았나 싶다. 시리즈의 정체성인 '거대화한 쉬운 보스'는 여전하지만, 조건을 맞추면 등장하는 '쉐도우 레이디' 등의 극악한 히든 보스 캐릭터가 무서웠던 기억이...

개인적으로는 타이밍이 안 맞아서 열심히 해보지 못햇던 마블 대 캡콤2...

전작 마대캡이 게임성이 좀 더 새로워지긴 했으나 캐릭터 로스터가 좀 적은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경쟁작 킹오파를 의식한 것인지 2D 격겜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와중의 팬서비스였는지 엄청난 등장 캐릭터를 자랑하는 거대한 볼륨의 작품으로 등장한 것이 이 마대캡2 였다. 3D로 그려진 배경이나 재즈 풍의 브금이 상당히 이질적이었고, '하야토'(스타 글래디에이터 시리즈)나 '질'(바이오 해저드 시리즈)과 같은 익숙한 신캐릭터부터 '루비하트' 나 '아밍고' 같은 정체불명의 신캐릭터도 있고 캐릭터들의 강함도 기존 시리즈와  꽤나 달라진 점도 있고 뭣보다 캐릭터들의 기본 조작버튼이 6버튼이긴 하지만 2개 버튼이 캐릭터 교대나 관련 조작으로 빠지는 바람에 사실상 4버튼 조작이 되어버린 점이 꽤나 어색했더랬다. 그러거나 말거나, 캐릭터들이 워낙 많아서 당시 캐릭터들을 해금하는 것만해도 큰일이었고 해금 완료된 세이브데이터들을 구하는 것이 꽤나 큰일이었던 것 같다. 이번 타이틀에서는 처음부터 전캐릭터가 해금완료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퍼니셔. 이번 타이틀 유일의 벨트스크롤 게임인데, 가정용 최초 이식이라고 되어 있다. 북미에서 제네시스판으로 이식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일본-아시아 한정으로 최초 이식이 되는 것인가? 사실 에뮬레이터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한테는 그리 새로울게 없는 이식일 수는 있겠으나 정식으로 이식된 정품(...)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나름의 의의가 아닐까 싶다. 박력은 있으나 꽤나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 캡콤의 ~~~컬렉션 시리즈들의 늘 그렇듯 에뮬레이터의 되감기 기능을 활용하면 가짜 노미스 클리어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한지라 시간을 들여 쭉 클리어해 보았다. 현역 시절에는 오락실에서 코인러시를 도전해보지도 않았던 게임이었지만, 새삼 도전해보니 시간이 흘러도 걸작은 걸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아는 정보겠지만, MCU 에서 새뮤얼 잭슨이 연기한 '닉 퓨리'가 백인이면서 2P 캐릭터이자 퍼니셔의 동료처럼 등장하는게 상당히 새로운 느낌이기도 하다.

이렇게, 7개의 멋진 게임들이 들어있는 컬렉션 타이틀인 본작이 처음에는 DL 전용으로만 발매가 되었더랬다. 당연히 발매일에 DL판을 구매하여 끄적끄적 즐겼는데, 뒤늦긴 하지만 패키지판의 발매가 결정되어 예약구매를 기념하여 스샷을 위주로 포스트를 남겨본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패키지판은 이대로 밀봉소장의 길로... ...SNK vs. CAPCOM CHAOS 는... 어떡하지?음... 

커튼콜 표지
등짝

2024년 12월 시점에서는 이미  e샵도 막혀버려서 공식적으로 완전히 단종품이 되어버린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3DS. 그렇다고 게임이 안되는 것도 아니고, 소프트의 유니크함은 여전한지라 그럭저럭 활발하게 중고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기기이기도 하다. 3DS는 국내에서도 나름 인기가 높아서 수많은 소프트가 정식발매되었지만, 아쉽게도 정식발매가 이뤄지지 않은 수작, 걸작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판 소프트와 일판 기기를 구비해야만 즐길 수 있는 게임들 중에, 이 [시어트리듬 파이널 판타지 커튼콜]이 있다.

약간의 인쇄물 포함.
간이 매뉴얼1
간이 매뉴얼2

사실 2024년 12월 초 이 시점에서는, 본작의 후속작이자 수정보완을 거쳐 엄청난 볼륨으로 발매한 [시어트리듬 파이널판타지 바 라인]이 DL판을 할인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와서 이걸 즐길 일이 있을까.. 싶긴 하다. 게다가 '커튼콜'의 경우 DLC 로 판매했던 확장곡들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이걸 즐길 필요에 대한 물음표를 띄우게 된다. 다만, 개인적으론 PS4/5와 스잇치로 발매된 '바 라인' 보다는 3DS 의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조작이 조금 더 '시어트리듬'스러운 조작이라는 생각이 드는 관계로... 아주 가끔 생각나면 한 번 씩 꺼내서 두어곡 정도를 천천히 즐기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현시점에서 본작을 가장 합리적으로 즐기는 방법은 현세대기(2024년 시점)의 DL판을 할인가로 구매하는 것이 최고겠지만.

시어트리듬 원작과 커튼콜을 함께

시어트리듬 원작의 경우 무려 12년전에 클리어 포스트를 작성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래도 참 열심히 즐겼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 이 '커튼콜'이건 '바 라인'이건 열심히 즐기고자 하는 마인드가 장착되어야 할텐데.. 과연 그런 날은 올 것인가.

전용 파우치. 요런 유익한 구성은 좀 좋다.

닌텐도3DS 가 자리를 잡고 마이너체인지 버전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다가, 접는 형태와 3D 화면을 포기하고 펼쳐져 있는 모양으로 발표한 것이 이 2DS 이다. 3DS 가 맨눈으로 3D 화면을 볼 수 있었던 것에 반해, 이름처럼 2D 화면만 볼 수 있던데다 NDS-NDSL-DSi-DSiLL-3DS 라는 기나긴 계보를 거치는 동안 접이식 이라는 형태를 유지했었기에 발표 당시 상당한 비웃음을 샀던 것이 기억난다. 게다가 위는 넓고 아래가 좁은 쐐기 형태의 디자인이었기에 발표 직후 '닌텐도끼'(닌텐도+도끼), '닌텐받기'(닌텐도+쓰레받기) 등의 다양한 비웃음과 합성짤이 돌아다니기도 했었더랬다.

2DS 정면. 접히지 않아서 슬립스위치가 따로 있다.
등짝. 중고로 구매하고보니 펜홀더에 크랙이...
OS와 카메라 기능은 기존 3DS 와 동일

그러나, 발매 이후 평가가 상당히 바뀌었다. 아무래도 저연령층이 자주 갖고 놀다보니 접이식 형태의 기기들에서 경첩이 파손되거나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 내구성에 대한 불안이 많기도 했고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파우치의 유무가 제품 자체의 수명에도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뭐니뭐니해도, 역시 접히지 않기에 기기 자체의 내구성이 좀 더 믿음직하다는 점과... 가격도 저렴했다는 것도 좋은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2024년 현재에는 외관과 기능에 크게 문제가 없는 것만으로도 그럭저럭 괜찮은 중고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2DS 로만 나온 한정판들의 가격은 뭐 말할 것도 없고... 요즘은 전체적으로 2DS-3DS 의 양품을 찾아보기 힘든 것 같기도 하고. 어느 평일 저녁 뭔가 난장판 같은 방을 슬쩍 치우다가 문득 눈에 띄어 가볍게 올려본다. 이걸로 뭔가 플레이할 날이... 있긴 할까.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