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졸업

이야기2013.11.23 23:30

교제와 스틱


블로그에는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는 걸로 기억하는데, 작년 초.. 2012년 02월부터 드럼 레슨을 받기 시작했더랬다. 그 때부터 따지자면 1년 9개월 동안 직장인 주말 취미라는 과정으로 계속해 온 셈인데, 실제로는 주말에 다른 일정이 생기면 빠지기도 많이 하고 해서 아마 약 14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일주일에 하루 씩 레슨을 받은 것 같다. 악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취미라는게 시간을 들이고 스스로 노력한 만큼 늘어나는지라 얼마만큼의 기간 동안 레슨을 받았는지 보다는 스스로 얼마나 연습을 했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처음 얼마간을 제외하면 집에서 혼자 하는 연습을 별로 하지 않다보니 어디가서 드럼 연습한다는 말을 꺼낼 정도의 실력을 쌓지는 못했다. 물론 처음 시작했을 때 보다야 많이 늘긴 했지만, 결코 다른 누군가에게 자랑할 만큼의 실력은 못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취미로, 가능한 평생 갖고 가고 싶은 만큼.. 스틱과 연습용 패드, 그리고 전자드럼은 내 목을 조르게 되지 않는 한 머리에 이고라도 갖고 가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일단 집중해야만 할 일이 많아 주말에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평일에도 드럼에 시간을 할애할 수가 없다보니... 일단은 레슨도 잠시 접어두면서, 졸업이라는 표현을 써 보련다. 제대로 어떠한 실력을 갖추지 못하는지라 도중하차가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언젠가 서바를 접던 때와는 달리, 저 상처가 어설프게 난 스틱을 한 번은 부러뜨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초급과정의 졸업이라고 감히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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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 eihabu 2013.11.25 06:22 신고

    형 배운단 소리만 들었는데, 벌써 초급과정 졸업이라니..
    시작은 할 수 있지만, 끝을 맺기가 어려운게 악기 배우는건데...대단하네~!!

 능숙한 솜씨로 끓여낸 미역국과 노릇하게 구워낸 자반 고등어와 맛깔나게 무친 마늘쫑은 달아난 식욕을 잡아오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잘 만들어진 것이 역할 또한 잘 수행하니 밥 역시 잘 먹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무언가를 능숙하게 만들고 창조하고 행동한다는 것은 그 결과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좋은 결과를 잘 물어오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며 사무실로 돌아오니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더라.

  그러고 보면 난 잘하는게 별로 없는 것 같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게임이나 건프라도 중수 이하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어느 것을 둘러보아도 특출나게 잘하는 구석이 없다. 장점이 없는 인간이라고 단정짓기엔 무척 서글프지만, 스스로 냉정하게 생각해 보아도 정말 이런건 나한테 맡겨주면 끝장나지! 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무엇을 둘러보아도 그저 남들하는만큼 정도. 단순한 성격이라 순간적으로 확 끌리는 경우는 많지만 냄비왕국 국민답게 식는 것도 빠르다. 그래도 마음 속에 잘하고 싶은 것이 두 가지 떠올라 정리해 보았다.

 하나. 악기 - 드럼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마법과도 같은 것이다. 그 음악을 실제로 연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다는 것은 어찌보면 마법을 익히...는 것은 30넘어 동정인 남성이어야 하니... 으음... 아무튼, 기타와 피아노를 거쳐 내 마음이 기울어진 악기가 있으니 바로 드럼되겠다. 기타는 손가락의 굳은살 때문에 패스(별...), 피아노는 쉽게 가질 수 없어서 패스(그럼 드럼은?), 해서 드럼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사실 기타도라의 세션 플레이를 하면서 제대로 잘 되었을 때의 흡족함이 다른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과 차원이 달랐던 것이라 마음이 크게 기운 것이라, 언젠가 민폐끼칠 정도가 아닌 실력을 기르게 되면 꼭 합주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뭐, 이제 겨우 막 시작한 수준이라 1년 후가 될지 2년 후가 될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언젠가 그런 날을 맞이해 보고 싶다.

 둘. 인간관계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말도 잘 못하고 어디 앞에 나서지도 못하는 내가 참 싫은데, 아무튼.... 인간관계의 달인이 되어보고 싶다. 이 세상 사람 모두와 친구는 될 수 없을지라도 내가 지나간 뒤에 최소한 욕은 먹지 않을 정도루다가.. 그정도면 달인이 아닐까. 이건 어쩌면 그저 단순한 내 이기심일지도 모르지만, 배려심과 사려깊음을 길러서 나쁠 건 없겠지. 쓸데없이 오지랖만 넓다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지만.

 뭐든지 능숙하게 잘 해내면 좋겠지만, 평범한 소시민으로 태어나 살아가고 있기게 그게 잘 되지는 않는다. 냄비왕국 국민이지만, 얼른 끓고 얼른 식지 말고 내년 이맘때, 내후년 이맘때를 생각하면서 한발한발 내딛어 가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Comment +18

  • SMoo 2007.09.03 14:31 신고

    연습실이라도 다닐 생각인겨? 팔뚝 건강에는 좋겠구나야. ^^;

    • 내가 돈이 어딨냐... 독학으로 하는 거지. 네오드럼 산거 게임은 별로 안하고 메트로놈 틀어놓고 따다다다 두드리고만 있다.

  • Jen 2007.09.03 18:19 신고

    정말 잘 하고 싶은거라...저도 인간관계에 끄덕끄덕 하게 되네요.
    저같은 경우에는 사람들과 사근사근하게 지내는 건 괜찮지만 그만큼 역효과로
    제 자신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군요. "좋은 사람" 컴플렉스라고 해야하나^^;;?
    모든 사람들한테 좋은 사람으로 각인받는다는게 불가능한 걸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납득하지못하고 스트레스 받고 있는 제 자신을보면 한심하다고 해야하나...
    으음, 아무튼 저도 뭔가 몬스터격으로 잘 하는게 있었음 좋겠습니다 으흐흣

    • 제니양은 웃음으로 사람들을 잡아먹는 몬스... 죄송합니다. 잘 웃고 편하게 대해주는 사람은 오히려 스스로 불편함을 감내해야만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지요. 이미 나이를 초월하여 잘 이겨나가고 있는 만큼 자신감을 가지셔도 됩니다요. 몇 달뒤에 연신내에서 맛난 거라도 먹어보아요~

  • 아, 어쩐지 공감하게 되는 글이네요... 끄덕끄덕.
    첫번째 줄이 정말 식욕을 돋구는; (이거에 공감한다는 게 아니라...)
    드럼 차근차근 배우셔서 B'z 카피밴드 하시는 겁니다~!

    • 카피밴드를 하기엔 쉐인에 비해 모든 면에서 후달리는 관계루다가... 스스로 어느 정도 만족할 정도까지만 되면 좋겠지만 지금 너무 초라합니다요..

  • JK 2007.09.03 20:32 신고

    웃. 드럼 박자만 잘 맞출수 있으면
    한곡 할만 하지 않을까요. 나중에 기타들고 한번 가고 싶은데
    과연 언제 ; 주말에 꼭 시간을 내서 가겠습니다. ;ㅁ;

    • 컴터로 메트로놈 틀어놓고 혼자 따다다다 반복해서 두들기고는 있는데, bpm150 수준에서 좌우 시작을 바꾸면 헤매는게... 갈 길이 아주아주 까마득하다는 생각만 든다... 과연 능숙해 질 수 있을까나...

  • eihabu 2007.09.04 08:16 신고

    아무리 초등학교 때라지만....

    소심하고 말 못하는 사람이 학생회장을 어찌 했습니까아아~!!

  • inomushiki 2007.09.04 14:19 신고

    드럼보다 피아노가 더 장만하기 쉬울거 같은건 착각일까요...@_@
    인간관계는 저도 최근 고민되네요 하도 시간없어서 사람을 전보다
    더 만나지 못하게 되는데 다들 어디론가 가버리고...에휴;

    • 음.. 피아노라고 하면 꺼멓고 거대하고 무거운 것이 생각나는 반면 드럼은 전자드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생각해보니 피아노도 그렇긴 하군요. 음...

      바쁘게 사는 건 물론 좋은 일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떠나간다고 느껴지면 서글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시라도 빨리 바쁜 시즌이 끝나고 왁자지껄 어울리는 시간을 맞이하시길 바래요..

  • 해돌 2007.09.04 14:57 신고

    인간관계만큼 어려운게 없지.....잘해줘도 어느날 별거 아닌일로 틀어지는 경우도 있고~
    왠지 주는거 없이 미운놈......어젯든 사람들과 어울려 산다는건 정말 힘들일이지~

    그런 의미로 사는게 걱정 되는 애들이 좀 있기도 함..........넌 아녀 ㅋㅋㅋ

    • 아닐거라고.. 열심히 살고 있는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비난받을 때마다 혼자 조낸 상처받는 소심한 인간이라 걱정이 끊이질 않네요.. 고맙습니다 성님.

  • 음...시크릿에서 나온 비밀을 적용해 보시게..
    나는 드럼을 잘한다랑..
    나는 인간관계의 달인이 됬다..
    라고...

    뭐 드럼은 잘 모른다지만 인간관계는 이미 상당한 수준 아니신가..?

  • 미령 2007.09.09 00:29 신고

    저도 악기는 정말 하나 잘 해보고 싶어요.
    저도 드럼에 대한 로망이 있었지만....박자치로 잠정 결론...OTL...
    피아노와 기타로 고민했는데, 저는 피아노쪽으로 마음이 기울더라구요.
    (하지만 어느세월에..........-_-;;;)

    • 사실 제 주변에는 플룻을 다루는 사람이 두명이나 있지요. 그들을 보고 관악기는 어렵구나... 하는 것을 알아버렸던지라 다른 쪽에서 찾다가 결국 드럼으로 결정했지만서두... 저도 박치인지라 메트로놈 틀어놓고 열심히 까딱거리고 있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