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색시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구매해서 대여해 주는 복지 정책이 있는데, 이번에 빌려온 책이 이 '오베라는 남자'이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무슨 내용인가 페이지를 훌훌 넘기다가 그대로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게 만든 아주 재미있는 책이라 간단히 감상을 남겨본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도 보편적으로 인정받을 남자다운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하겠다. 이 포스트를 남기는 2015년 가을은 인터넷 상에서 여혐/남혐이라는 키워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세상인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 오베씨는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남자 중의 남자가 아닐까 싶다.


 오베씨는 40년 전 한국을 기준으로 생각해봐도 무뚝뚝하고 까칠해 보이는 남자였지만 운좋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바쳐 사랑할 수 있는 여성을 찾아 일생을 그렇게 사랑해 온 사랑꾼이다. 그와 동시에 자동차와 건축을 사랑하는 상남자이며, 까칠하고 차가워 보이는 분노조절장애인 것 같지만 사실은 츤데레 할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하는 행동이나 말투가 책장이 넘어감에 따라 귀여워보이기까지 하고, 아내를 잃어 실의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마다 다양한 이유들이 그를 방해한다. 그리고는 마침내, 정말 남자다운 남자, 사람다운 사람, 옳은 것은 옳은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문장은 위트가 넘치고, 요즘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어휘들도 적정선에서 사용하여 쉽게 읽힌다. 소닉윙즈 밖에 생각나지 않는 스웨덴이 배경이지만, 무뚝뚝하지만 상냥하고 올곧은 속내를 가진 정감가는 노인과 큰 세대차이가 나는(심지어 다문화까지도 존재하는) 이웃들과의 에피소드를 보고 있으면 울고 웃으며 그 이야기들을 따라가는 나를 만나게 된다.


 책을 덮고 오베씨가 그리도 싫어하던 인터넷을 조금 찾아보니 이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로 인기가 높은 책이더라. 과연 그럴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가슴 따뜻해지는 한 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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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등짝



 대충 전작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로부터 1년 정도 지나 구입한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의 3권. 1권을 처음 읽었던게 군인 시절 휴가나오면서 대구공항이었으니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다. 이번에도 역시 하루키 아저씨의 유쾌한 드립들이 이어지는 한 권인데, 하루키 아저씨의 팬이라면 박장대소할 소재도 몇 가지 있고, 아무것도 아닌 소재를 산문으로 이어내는 특유의 능력에 감탄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는 한 권. 

 뭐, 유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거나, 격하게 공감하면서 삶의 자세를 바꿔본다거나, 주위를 둘러보면서 조금 더 풍족한 삶의 방향에 대하여 고민해 보게 되는 그런 수필이 아니라, 매우 일상적인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술술 읽히는 문장으로 늘어놓은 에세이기에, 참으로 부러운 능력이라 생각하면서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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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직후

수령 직후


  http://sksn.tistory.com/884 불과 얼마전에 원서를 다 읽고 감상을 올렸는데, 정말 7월이 되자마자 번역본이 발매가 되었다. 같이 하루키 선생님의 팬이 된 어머니를 위해서도, 나중에 생각났을 때 편하게 읽기 위해서도 번역본은 꼭 구매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하루키 월드 티켓이나 사인본(!) 이벤트도 하고 있어서 더욱 가열차게 질러보았더랬다.

 
 
 중요한 등장인물들의 별명이 색깔을 나타내는 말로 되어 있는데, 역시 번역은 그냥 일본어 발음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하기사 그 편이 어감을 더 잘 살릴 수도 있겠지. 원서보다 약간 두꺼워 진 것 같은 느낌이긴 한데, 술술 잘 읽힐 내용이라 아마도 다시 감상할 때는 상당히 빨리 읽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어본다. 티켓 사용 후기도 조만간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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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yung 2013.07.07 21:51 신고

    이 소설 덕분에 리스트의 '순례의 해'가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야나체크에 이어서 이번엔 리스트..

2013년 4월 17일 읽기 시작하여, 출퇴근길에 야금야금 읽어나가기 시작하여 2013년 6월 14일에 완독한, 2013년 첫 원서 소설. 고3시절 처음 알게 되어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팬으로 있을 것 같은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의 2013년 신작 소설. 책의 감상은 조금 묵혀두고 생각을 정리한 후 적는 편이 좋지만, 막 책을 덮은 시점에서의 감상을 남겨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바로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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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번역본은 7월에 발매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언제 나오려나.. 번역본으로 나오면 두어번은 더 읽어보고 싶은 느낌이 남는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무엇을 두고 왔고 무엇으로부터 버려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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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령 2013.06.16 13:01 신고

    감상 잘 읽었습니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새롭게 읽을 당시의 감동이 되살아나네요.
    츠쿠루씨는 성공한 덕후라서 읽으면서 정말 부러웠습니다. 좋아하는 분야가 취미가 아닌 직업이면 그 나름대로 단점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의 덕질이 직업이된다면 하고 생각하니 너무 좋아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ㅎㅎ
    어떤부분은 아주 친절하다고 생각될 만큼 세밀하게 이야기되는 반면, 몇부분은 너무 대범하게 독자들의 몫으로 돌리셔서 놀랐었습니다. 저같은 독자는 깊은 분석을 피하는 편이라 그러려니....하고 막연하게 생각을 했지만요. 남들의 평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런것 신경안쓰는 저는 그냥 좋은 작품을 만나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 세밀한 묘사와 대범한 전개는 1Q84와 애프터 다크에서도 보여주셨더랬지만 이번에도 여전했지요^^ 저 역시 세간의 평가가 어떻든 너무 좋은 작품이었다는 기억이 남을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1Q84 4권이 나오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지만, 그와 전혀 상관없다는 듯 새로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의 신작 장편 소설. 함축적이긴 하나 비교적 간결한 제목이 많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이후로 가장 긴 제목을 가진 책이 아닐까 싶다. 이제 막 읽기 시작한 관계로 뭐라 긴 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앞을 조금 읽어본 내용을 적어보면...

 다자키 쯔쿠루는 이 책의 주인공으로, 이야기는 그의 20대 시절을 언급하며 시작한다. 그저 죽음만을 생각하였으나 정작 죽지는 못했던 우울한 시간과, 그 시간을 갖게 된 계기인 4명의 고교 동창들에 대한 이야기. 주인공 쯔쿠루를 제외한 그 4명의 동창들은 각자 이름에 빨강, 파랑, 까망, 하양 이라는 색깔을 의미하는 한자가 들어가 있는데, 남자인 빨강과 파랑은 각각 작은 체구이지만 승부욕이 강한 두뇌파, 건장한 럭비부 캡틴이자 밝고 쾌활한 성격이다. 여자인 까망과 하양은 각각 예쁘진 않지만 밝고 재미있는 소녀, 일본인형을 연상케 하는 아름답고 음악을 사랑하는 소녀 라고 한다.

 이 4명의 동창들과 주인공 쯔쿠루는 고향인 나고야의 고등학교 1학년 여름에 봉사활동에서 만나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룹을 이뤄 그야말로 친구로 지내지만, 따로 떨어져 도쿄의 대학에 다니던 도중, 4명에게 완전한 결별을 통보받고 외톨이가 된다. 그리고 죽음을 생각하던 시절을 회상하게 되는데, 이 회상은 36살이 된 다자키 쯔쿠루가 키모토 사라 라는 여성에게 이야기해 주기 위해 떠울리게 된 것이다.....

 ...까지 읽은 참. 나중에 번역본을 읽어보시면 그야말로 몇 페이지 읽지 않은 참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듯....

 하루키 선생님 작품답게 문장을 읽는 재미와 이야기 구성의 흡인력이 상당한 관계로, 당분간 비타나 삼다수를 조금 멀리하고 열심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목표는 7월 발매 예정인 번역본이 나오기 전에 완독하는 것인데...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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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 2013.04.18 21:13 신고

    오오오! 벌써 시작하셨군요!
    저는 오늘 도착해서, 뙇! 하고 읽으려고 했는데 책 모퉁이가 너무 뭉개져서 좀 마음에 많이 상처받았어요.
    저는 씐나는 불금에 시작을 하자!하고 있습니다.
    화이팅!^^

    • 미령님이신가요? ㅎㅎ 책이 상해서 오다니..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하루키 선생님 작품답게 흡인력있게 읽히는 문장이 좋습니다. 허로 힘내서 읽어 보아요^^

  • eihabu 2013.04.19 10:10 신고

    오오오...난 번역판 나오면 봐야겠네~!!


 두 번째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부제를 달고 발매된 하루키 선생님의 수필집. 예전부터 나는 소설은 좋아해도 수필은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수필과 개그(...), 환상, 다큐멘터리를 넘나드는 하루키 선생님의 수필집만큼은 읽는 편이다. 군생활 시절 휴가나오던 길에 대구공항의 서점에서 발견하고 연착된 비행기를 기다리다 빵빵터지며 읽던 무라카미 라디오처럼 소소한 재미와 안자이 미즈마루 화백과는 좀 다른 느낌의 삽화가 함께하는 한 권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밤의 거미원숭이처럼 풀컬러 삽화가 들어있는 것도 아닌데 말랑한 하드커버 사양으로 발매해서 그런건지 라이센스를 비싸게 딴건지 가격이 좀 높은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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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이거 한다고 트로피가 뚀룡 뜨고 그러진 않겠지만, 적어두면 민망해서라도 절반은 쓰겠거니..하고 올려보는 글. 전부터 생각해 둔 포스팅거리들을 적어 본다.

 SD건담 디럭스 1의 리뷰 - 실제 제품 사진과 한국-일본의 콤포넌트 비교 및 개인적인 추억담.
 SD건담 디럭스 4의 리뷰 - 일본판으로만 존재하는 원탁의 기사(바트라스의 검 편)의 리뷰.
 나는 어떻게 리듬게이가 되었는가 - 수퍼32X판 템포의 미니게임부터 PS1 비트매니아 삼나무점프 등의 추억담.
 릿지레이서5,6,7 그리고 동발레이서 - 몇 년 전에 불이 붙었다가 5부터 급 식은 이야깃거리의 마무리
 2010년 독일, 2011년 일본, 2012년 괌 여행 정리 - 사진 위주의 포스팅이 되겠지만 오래된 것들은 특히 부실할 듯.
 소장 중인 고전 보드게임 리뷰 - 역시 추억담을 곁들인 게임 리뷰가 될 듯.
 작업 중인 프라모델 리뷰 -  벌려놓은 30주년건담+구판MSV 풀아머 믹싱 빌드를 비롯한 프라들의 완성과 리뷰
 SD삼국전 위지 - 작년부터 구상중인 삼국전+풍림화산편+외전의 오리지널 구상의 전개 및 프라 개조 병행 및 리뷰

 
 일단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 과연 올해 안에 끝낼 수 있을 것인가...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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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무엇일까? 사교육이 정규 교육과정을 집어삼켰다고 하는 요즘 세상에서, 나라에서 정한 규칙에 따라 모자란 잠을 채우고 출석일수를 채우기 위해서만 학교를 다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만 같은 요즘 세상에 서 과연 교사와 학생은 어떤 사이로 지내고 어떤 존재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걸까?

 이 책은 일본의 중학교를 무대로, 의사소통이 힘겨울 정도의 심한 흘음(이거 우리말에 있는 표현인가...)이라는 장애를 가진 한 선생님이, '평범하지 않은' 아이들의 '곁에 있어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 속에 표현되어 있는 학교들도 하나같이 문제가 있었거나 현재 문제가 진행중인 학교들이고, 풍경은 우리나라의 학창시절 풍경과 닮아있는 듯 닮지 않은 듯 하다. 

 그러나, 문제가 생겨도 감추기만 할 뿐이고 적극적인 노력은 문제 학생(피해학생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의 이동 또는 소멸(..)에 쏟아붓는 느낌의 우리나라 학교와는 달리 오랜 시간 이지메라는 문제에 시달려 온 일본답게 효율과는 별개로 보이는 노력과 움직임이나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작중의 풍경은 배워야 할 부분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말더듬이 선생님은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희미할 정도의 존재감으로 등장하지만, 마지막에는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존재가 되면서 다시 다른 학교로 떠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말을 심하게 더듬기 때문에 오히려 당당한 태도와 중요한 말만을 전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모든 것을 끌어안아주는 전지전능한 모습이라기 보다는 '곁에 있어줌'으로써 아이들이 온전히 홀로 설 수 있고 자기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겠다.

 청소년 권장도서이기도 하고, 무대의 대부분이 중학교와 학생의 가정인만큼 문장이나 구성이 쉽게 읽히지만 감동이 가벼운 것은 결코 아닌 한 권이었다. 꼭 현재 문제를 안고 있는 학생이나 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한다기보다, 사춘기의 고민이나 걱정을 겪어본 모든 사람들에게 잔잔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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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텍스트 결핍 증후군에 빠진 게 여기저기 드러나는지, 반강제로 읽힘을 당한 책(오오 멋진 수동태). 구어체로 구성된 문장이 많이 쉬 읽히고, 첵의 두께나 크기에 비해 종이질이 과하게 좋고 글자 크기도 커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장르는.. 잔혹동화? 내용이 상당히 그로테스크하며 옮긴이의 말마따나 주거하고 있는 환경이 닮아있다면 어느 정도 동질감을 느끼면서 뒤를 돌아보게 될지도 모르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화를 연상케 하는 문장과 서양을 무대로 하고 있는 듯면서도 다분히 일본적인 느낌의 잔혹함이 가득함과 동시에 해꼬지는 당할 만한 사람이 당하는 것이라는 나름 희망찬 주제가 담겨있기도 한 한 권이었다. 

 요즘은 날이 추워져서 이런 장르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독특한 분위기의 이야기를 한 번 읽어보고 싶다면 햇빛 좋은 카페에서 한 시간 정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듯. ....이런 장르의 책이 대부분 그렇듯이 사람에 따라 몸서리를 치게 될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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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문집도, 시집도, 단편선도, 수필집도 아닌 '잡'문집. 하루키 선생님 센스 답달까.. 그런 책.

 장르를 딱히 규정짓기 어려운 다양한 문장을 그러모은 책으로, 문장의 장르보다 하루키 선생님의 취향이랄까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늘어놓은 유쾌한 문집이다. 서문만 겨우 읽은 상태지만 짬짬이 읽어나갈 예정.

....여담이지만, 다시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한히핸후히흐 근처를 지나다가 문득 생각나서 발견한 다음 순간 계산이 끝나 있는, 나로서는 상당히 진귀한 체험을 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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