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방탈출 게임

이야기2018.05.14 13:01

 방탈출 카페라는게 있다는 걸 처음 알았던 건 아마 소사이어티 게임이라는 TV 프로그램이었다. 그 첫번째 시즌의 우승자는 대단히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였는데, 이 분이 수많은 방탈출 카페를 섭렵하기도 할 정도로 두뇌게임을 즐긴다는 이야기를 보았던 것 같았다. 물론 그 이전의 지니어스나 큐브같은, 추리 혹은 두뇌게임을 소재로 한 TV프로그램들을 보면서도 저런거 진짜 한 번 해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하지만, 역시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보니 그런 유희는 좀 더 젊은 친구들을 위한 것이며 그러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 번 하러 가자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고 있었더랬다. 

카드게임 이스케이프 덱카드 1번카드 마지막 뒷면

 그렇게 좀 더 세월이 흘러 40대가 시작된 올해, 결혼기념일 여행지에서 야식거리를 사러 갔다가 발견한 카드게임에 방탈출 게임이라고 적혀있었다. 뭐 이러한 보드게임이 없을리는 없겠지만 이걸 보드게임, 게다가 카드게임으로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만원 언저리의 카드게임이니 부담없이 한 번 즐겨보자고 생각하며 집어들었더랬다. ...그리고 그게 무척 재미가 있었다. 이런 류의 게임들이 그렇듯이 스포일러가 포함되면 아주 재미없는 관계로 자세히는 말 할 수 없지만, TV에서 봤던 두뇌게임 방송들과 비슷한 느낌도 나면서, 둘이서 거의 한시간 동안을 아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카드의 설명으로 열었던 자물쇠를 여는 기분이 실제로는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살짝 피어올랐다.

신촌 마스터키마스터키의 테마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흘러, 종종 소식도 전하고 모여서 놀기도 하는 모 노래방 모임에서 청첩장 전달 모임을 갖게 되었다. 신촌에서 깔끔한 중식을 맛있게 먹고, 차를 마실까 어쩔까 하며 거리로 나와보니 전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방탈출 카페의 간판들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나 해서 멤버들에게 물어보니, 별로 부정적인 반응이 없어 내친김에 한 곳을 들어가게 되었다. 사전 정보나 예약 따윈 없이 6명이 들어갔던 터라 한두군데 허탕을 치고 들어간 곳이 신촌의 '마스터 키'라는 곳이었다. 이 곳에는 6가지 정도의 테마가 있었는데 마침 6명이 좀 빡박하게 들어갈 수 있고 난이도도 초보들에게 맞으며 19금(약간의 음란함;;) 테마로 준비된 방이 있어 들어가게 되었다. 역시 스포일러를 빼고 말하자니 뭐 말할 내용이 없지만... 아주 재미있게 즐기고 제한시간 1시간 중 10여분을 남기고 클리어하는데 성공했었다. 그리고 여기서, 실제로 자물쇠를 여는 재미와 작지만 신기한 각종 장치들이 무척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았다. 다만, 3번의 힌트를 다 쓰고 클리아한게 약간의 아쉬움이기도 했고.

신촌 덫 의 인기테마 해골섬의 비밀

시간이 조금 더 흘러, 마스터 키에 함께 갔던 멤버 중 한 누님과 우리 부부 셋이서 신촌의 다른 방탈출 카페 '덫'을 예약하고 '해골섬의 비밀'이라는 테마에 도전해 보았다. 이번에는 최대한 힌트를 받지 말고 도전해보자는 생각이었지만, 도저히 아닌 것 같을 때는 힌트를 받는게 맞는거라는 교훈과 함께.. 오버타임으로 클리어하게 되었다. 원래는 60분 제한시간 내에 탈출하지 못하면 실패하는 것이지만, 카운터에서 보기에 거의 다 클리어한 게 아까웠는지 10분 가량의 추가 시간을 받아 끝까지 완료하게 된 것이었다. 엄밀히 말해 도전에 실패한 것이라 봐야하기에, 또 다른 테마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겨나 이걸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라는 이야기. 

 이미 유행이 지나버린 아이템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시간을 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자주 가지는 못하겠지만... 조만간 또 시간을 내어 어딘가 방문하게 될 것 같다는 그런 가까운 미래를 점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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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보니 내가 스포츠 관련으로 마음이 동해서 키보드를 두들기는 날을 다 본다. ..밤이지만. 폐회식 중계 방송을 마치고 효리네 민박2를 곁눈질하며 문득 쓰기창을 열게 되는구나.


 88올림픽도 실시간으로 본 세대이긴 하지만, 그 때는 그냥 흔한 국민학생이었던지라 그냥 와 대단하다 와 호돌이 만화영화 한다 와 좋다 정도였지 무슨 종목이 어떻고 선수 누구가 잘하고 하는 것에 대한 기억이 별로 남아있지 않다. 쓰다보니 마라톤 황영조 선수가 생각나는데.. 이 양반은 바르셀로나에서 메달리스트였던가. 아무튼 스포츠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조예란 것은 이 정도 뿐이다.


 올림픽에 대한 기억이라고 해도 84년 미국 올림픽은 마스코트가 파로디우스의 보스로 나왔던 것과 훡코나미의 하이퍼 올림픽 94, 88 한국 올림픽은 호돌이, 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발로그(꼬챙이, 국제판에서는 베가)의 플라잉 바르셀로나 어택과 황영조 마라톤, 96년 미국 올림픽은 역시 FUCKONAMI의 하이퍼 올림픽 인 애틀랜타, 2000년 이후는 어디서 했는지 생각도 안난다. 그나마 동계올림픽은 오락실용 게임 윈터히트와 하이퍼 올림픽 인 나가노 정도 밖에는 뭐 아는게 없다. 연느님 덕분에 이번 평창 바로 전의 동계 올림픽이 소치라는 것 정도가 큰 지식이려나.


 게다가 이번 평창은 각종 언론을 보고 접한 비싸고 불친절하며 자원봉사자를 홀대하고 음식은 평창렬하며 시설은 미완성에 엉망진창이라 망할 것이 뻔하다는 선입견을 주입받아 역시 나와는 관계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개회식부터 인면조를 비롯한 화제거리가 인터넷에 실리면서 그럭저럭 재미가 없진 않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토요일, 무심하게 TV 채널을 돌리다가 편성표에 뜬 이름이 스노우보드 프리스타일. 아... 그러고보니 스노우보드 게임을 예전에 좀 재밌게 했던 기억이 떠올랐더랬다. PS1으로 나름 히트해서 오락실과 문방구 앞 기통으로도 진출했던 쿨보더즈2와 그 아류작 비슷했던 트리키 슬라이더스 라던가...


 그래서 올림픽은 어떤가 하고 봤더니 예선이던가... 에서 캐나다의 맥스 페인.. 은 아니고 맥스 패럿 선수의 경기가 딱 중계 중이었다. 그 경기를 보고, 20년 쯤 전에 재밌게 했던 쿨보더스2가 떠올랐고 결국 그 중계 방송을 거의 다 보게 되었더랬다. 그게 결국 이번 평창 올림픽에의 관심으로 이어져, 매일 인터넷 포탈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키워드 정도는 알게 되었더랬다.


 그래봤자 식견도 좁고 아는 것도 별로 없는지라 기억에 남는 것도 꽤나 편협한데, 역시나 적시나 제일 기억에 크게 남는건 역시 여자 컬링. 뒷 이야기와 경기 전개, 은메달이라는 훌륭한 결과, 그리고 유행어와 선수들의 캐릭터. 스포츠를 기본적으로 무시하는 나로 하여금 몇몇 경기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게 만든 이 여자 컬링 한국 대표팀의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져도 재밌게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거의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이 볼링인데, 뭔가 컬링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요즘 가끔 보이는 양궁방(?)처럼 컬링방 같은게 만들어져도 재밌겠다 싶기도 하고.


 두번째로 기억에 남는 건 여자 스피드 스케이트에서 이상화 선수와 고다이라 나오 선수의 경기 직후 모습들. 여자 컬링과는 또 다른 모습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두 선수의 우정어린 모습은 이게 교과서와 소년 스포츠물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건강한 라이벌 정신과 올림픽 정신, 국경을 넘은 우정이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더랬다. 뒷 이야기까지도 훈훈해서 관심을 갖고 기사들을 찾아 읽게 되었는데 다들 훈훈한 미담이라 추운 겨울의 차가운 감성을 녹여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건 남자 매스 스타트에서 이승훈 선수와 정재원 선수의 경기 모습. 이승훈 선수의 승리를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개인적인 기록을 포기하고, 큰 그림을 위해 집중한 정재원 선수의 희생 같은 모습과 그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고 멋지게 금메달을 쟁취한 이승훈 선수의 당당한 포효. 젊은 정재원 선수가 이승훈 선수가 걸은 길을 잘 갈 수 있기를 응원하면서 뭔가 다른 형태의 상을 줘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미 팀추월의 은메달을 통해 아직 몇 년 남은 군입대를 벌써 면제받았다고...


 평창 올림픽은 여러가지 이유로 기대치 자체가 없어서 더욱 감탄하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뭔가 아쉬웠던 점을 꼽으라면 폐회식에서 인면조의 등장 타이밍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한국 전통(...)의 EDM 파티 즈음에 등장해서 아쉬움을 달래주긴 했지만, 5각 기둥 형태의 선물상자가 열리면서 스노우돔이 나올 때 인면조가 그 스노우돔을 감싸고 있다가 꾸에엑 하고 포효했더라면 어땠을까(집어쳐).....


 블로그에 뭔가 이렇게 타닥타닥 글을 적게 되면,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열어봤을 때 당시의 감정을 되새겨볼 수 있다는 장점을 기억하며 기대하지 않아서 미안했고 위에 적은 선수들말고 다른 선수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서 미안하고 스포츠가 이렇게 좋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해줘서 새삼 고마웠던 우리나라 두번째 올림픽, 평창 올림픽을 기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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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페이지는 여기서 볼 수 있다. http://www.tistory.com/thankyou/2017/tistory/558392


찾는이 별로 없는 변방의 자그마한 판잣집이라는게, 결산을 보니 더욱 드러난다...


생각해보면 트위터-페이스북도 접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서 한물간 블로그를 붙잡고 있는건,


역시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열어보면 추억을 적어놓은 일기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 것 같다. 


초라한 결과물이지만, 좀 특별하게 보이는 페이지로 정리해 놓은 것이 재미있어서 슬쩍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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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째 손전화

이야기2017.11.30 13:05

아이폰X .텐이라고 읽습니다.


 2010년 9월에 아이폰4로 시작한 앱등이 라이프. 4 -> 5 -> 6S 를 지나 8을 건너뛰고 영입한 4번째 아이폰이자 9번째 손전화는 아이폰X(텐이라고 읽으며 엑스가 아니다) 되겠다.


 이제 새로운 아이폰은 예전처럼 사람들 입에 마구 오르내리는 파급력 있는 새로운 무언가가 아니게 되었고 더 이상 새롭게 바뀔 무언가가 많이 남아있지도 않긴 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시기에 조금 더 빨리 나온 8/8+보다는 더 바뀐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새로운 경험이라는 차원에서 선택해보게 되었다. 


 - 확실히 가격이 높은 건 사실이었지만, 의외로 2년 약정으로 하니 6S 쓰던 요금에서 만원 정도 올라가는 느낌. 2년치 묶어놓으면 비싸지만... 이것이 할부의 함정이렸다.


 - 색상 선택의 폭이 좁아서, 실버와 그레이(라고 읽고 블랙으로 보인다)인데, 4, 5 시절을 생각하며 그레이로. 6S는 로즈골드의 고급진 색감이 좋긴 했지만 투명케이스에 때가 타기 시작하면 무슨 색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참 아쉬웠더랬다.


 - 홈버튼이 없어져서 적응을 좀 해야 하는데, 안드로이드 폰 중 몇몇 폰 처럼 화면 아무곳이나 툭치거나 예전처럼 바닥에서 들어올리면 화면이 켜진다. 


 - 화면이 켜지면 페이스아이디인데... 이게 언제는 내 얼굴을 언제 스캔했나 싶게 바로 열리고, 어떨 때는 아무리 들이대도 안 열린다. 지문도 어쩔때는 인식이 안되고 했으니 뭐... 생각보다 폰을 높이 들어올리지 않아도 곧잘 인식되긴 한다.


 - 몇몇 은행에서 페이스아이디를 차단했다고 하던데... 일단 기업은행 휙뱅킹은 지문화면이지만 페이스아이디로 사용할 수 있다. 나머지는 시험해보지 않아서....


 - 예전에 화면 하단에서 끌어올리던 기능들은 탈모 왼쪽 부위를 끌어내리면 된다. 오랫동안 아래에서 끌어올린지라 약간 적응이 안된다. 또, 그래도 한손으로 가능하던 조작인데, 꽤 어려워졌다.


 - 물리 홈버튼은 사라졌지만 화면 하단의 바가 그 기능을 대신한다. 더블탭으로 멀티태스킹 등은 안되지만 약간만 적응하면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 기존의 3D 터치로 멀티태스킹을 불러오던 것은 화면 하단의 바를 잡고 끌어올리고 그대로 잠시 기다리면 실행된다. 몇몇 가로화면 앱(주로 게임)들은 홈버튼이 아니면 꽤 번거롭게 멀티태스킹이나 화면전환을 해야했는데, 가로앱도 하단 바가 보이고 이걸 사용하면 간편하게 앱을 전환하거나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


 - 사용중인 앱의 강제종료는 멀티태스킹 중 앱 화면을 위로 쓸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멀티태스킹 중 잠시 앱을 누르고 있으면 위에 (-)표시가 뜨는데, 그걸 누르거나 앱 화면을 위로 쓸어올려서 종료할 수 있다.


 - 개인적으로 좀 재밌다고 느낀 것이, 화면을 두드려 깨우고나면 왼쪽 아래에 카메라 아이콘, 오른쪽 아래에 플래시 아이콘이 보인다. 이 아이콘을 3D 터치로 누르면 짧은 진동과 함께 플래시나 카메라가 기동된다. 


 - 그리고 홈버튼을 눌러야 작동했던 기능 중에 홈버튼과 전원 버튼을 동시에 눌러 할 수 있었던 화면 캡쳐는 전원버튼과 음량조절 버튼 +를 동시에 누르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이러한 소소한 변경점과 함께, 무엇보다 많이 까이는 탈모 화면을 포함한 베젤이 없는 큰 화면이 눈에 들어오는데, 화질과 화면, 이상한 탈모 사이즈 등 이건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라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법 만족스러웠다. 좋으나 싫으나 또 최소 2년은 함께 해야하니.. 예쁘게 보고 소중히 다루며 사용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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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종 광주로 출장을 떠나는 길에, 광명역을 이용한다. 아침 일찍 집에서 가기 가깝다는게 이유인데, 회사에서는 자가운전으로 가는게 여러모로 효율적이라고 권하는지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빗길을 달려 아침 일찍 광명역에 도착해보니 이미 주차장 몇 곳은 만차 상태였다. 조금 거리도 있고 종일 주차가 조금 비싸긴 하지만 사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기차를 타러 발을 놀리는 도중, 그리운 정취가 콧 속으로 뿜어져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이어폰의 볼륨을 줄이고 발놀림을 조금 늦추니, 그 정취가 뭔지 알 수 있었다. 한 쪽에 길게 늘어선 주차된 차들과 반대로, 주차장의 담장을 따라 우거진 풀냄새가 그것이었다. 비가 잠시 멈춘 틈에 공기를 가르고 올라와, 마치 이 냄새가 그립지 않냐고 따지듯이 내 코를 파고든 그 냄새. 밤 사이 가라앉아있던 공기가 비와 섞여, 풀의 향기를 머금고 올라오는 그 냄새. 아무렇지 않게 싱그럽게 피어있는 풀들이 낼 수 있는 그 향기.


 광명역을 그래도 이용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역사를 둘러싼 도로와 달리는 챠들이 내뿜는 도시냄새, 달궈진 주차장 아스팔트 냄새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숲의 냄새가 느껴지는 곳이 있을 줄이야.

 도시와 전자파가 없으면 못 사는 몸이면서도 갑자기 자연의 낭만을 찾는 척을 하고 있는 건, 지금은 갈 수도 없고 그저 사라져버린 옛 집을 또 이 몸이 기억하고 있기 떄문일 것이다. 우리집에 처음 왔던 친구들이 입을 모아 농촌 총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던 배밭과 골프장과 공장과 양어장과 논밭이 있던 고양시 덕양구의 어느 동네. 지금은 완전히 재개발되어 그런 깡촌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그 동네.

 어머니의 고향인 광주로 일하러 가는 출장길 아침에 잠시 코 끝을 파고든 정취 한 줌이, 또 이렇게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갈 수 있는 고향도 가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갈 수 없는 고향집이 뇌리에 깊게 박혀있는 사람은 그래서 더 자주 추억을 곱씹게 되는 걸까. 비오는 날은 싫지만, 구로의 골목길 냄새가 아닌 어딘가의 풀냄새를 찾아가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다못해, 광명역 주차장의 담장에 우거진 울창한 작은 숲길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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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 eihabu 2016.06.29 22:53 신고

    오늘 거리를 걷는데
    오래된 건물의 출입구를 열어놨더라구.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섞인
    에어컨바람이 내쪽으로 불었는데

    그 냄새가 불현듯 오래전 하교길
    갈현동 피터팬 오락실의
    그 냄새를 떠올리게 하더라...

    나름 단골이라고
    1000원을 동전교환하러 가면
    100원을 더 껴서 1100원을 주던
    그 오락실 주인아저씨의 미소..

    SNK 100메가 쇼크의 BGM을 들으며
    설레였던 그때의 나도 같이 떠오르더라

    냄새란건 참 희한한 거야...

8번째 손전화

이야기2015.10.31 11:41


아이폰6S 로즈골드 컬러버전 케이스

6번째 손전화 아이폰4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한게 2010년 9월. 그 전가지 애플의 팬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삶을 살다가 소위 앱등이로 바뀌고, 3번째 아이폰이자 8번째 손전화로 이 아이폰6S 로즈골드 컬러버전을 선택하여 바꾸기에 이르렀다. 사실 계속 사용하던 아이폰5 블랙도 아직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요즘은 남자라면 핑크라는 대세를 타고자 예약했던 것이 덜컥 성공하여 교체하게 되었다.

앞에서 보면 그냥 6와 뭐가 다른지 잘 모를 정도.등짝을 보면 확실히 보이는 로즈골드 컬러.구성품.

사실 손전화는 문자메시지와 전화만 되면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버렸고, 성능과 디자인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계속 블랙을 고집하고 살아왔지만 이번에는 안어울리게도 로즈골드라는 컬러에 마음이 움직인 것도 그런 탓이 아닐까.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5 블랙과 함께


또다시 2년간의 노예계약에 자진해서 도장을 찍었고, 다음번엔 어떤 손전화를 선택하게 될지 도무지 감이 안오지만, 기왕 바꾼 것 기분좋게 또 2년 넘게 사용해봐야겠다. 

이렇게 또 당분간 오랫동안 앱등이로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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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2014.7.21

이야기2014.07.21 21:29
 아직 여름은 아니야. ...라는 생각을 했던게 불과 얼마전이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해가 짧아지는 것 같은 어이없는 착각마저 드는 무더위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에어컨 바람이 닿는 팔뚝과 몸 일부만 시원한 차에서 내리니, 땀이 마르면서 큼지막한 엉덩이가 다 시원하다. 뒷좌석에 던져놓은 가방과 상대적으로 조심히 던져놓은 작은 장바구니를 꺼내고, 차문을 닫는다. 

 비교적 일찍 퇴근한 월요일은, 주말에 남은 아쉬움이 퇴적된 듯한 피곤함과, 그래도 저녁시간이 기다린다는 가벼움이 함께 한다. 꾸역꾸역 계단을 올라 아파트 문을 열자, 퇴근하면서 차문을 막 열었을 때 같은 무더운 공기가 바람이 되어 얼굴에 날아든다. 창문을 다 열고, 선풍기를 켜고 셔츠와 양말을 벗어 빨래통에 던진다. 월요일의 빨래통은 어지간하면 텅 비어 있는 탓에 바닥에 처박히는 땀내나는 셔츠가 밑바닥까지 가라앉는다.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며 밥솥을 열자, 제법 말라붙었지만 그럭저럭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밥이 반그릇 정도 남아있다. 후식으로 먹을 아이스크림도 사왔으니, 저 밥과 대충 남은 밑반찬으로 저녁을 해결할까 하다 뭔가 아쉬움이 남아 찬장을 열어본다. 지난주에 충동구매했던 3분 데리야끼 치킨이 살포시 자태를 뽐낸다. 오케이. 오늘 저녁은 호사스럽게 3분 치킨이다.

 사실, 아까 차문을 열었을 때 뿜어져 나오던 열기를 맞으며 시원한 치맥을 떠올렸더랬다. 언능 집에 가서 오랫만에 치킨을 시키고, 치킨을 기다리며 찬물로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 남아있는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면 정말 인생의 쾌락이 바로 거기있겠다... 싶었더랬다.

 하지만 뭐...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되는게 있던가, 불쌍한 우리 색시는 야근이 확정되어 먼저 집에 가 있으라는 연락을 해왔다.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언제나 내게 필요한 건 강인한 마음. 그렇다면 집에 일찍가서 우럭서방 놀이라도 할까 하는 마음으로 차를 몰고 오는 길에 동네 마트에 들러 간단히 장을 보고, 집에 도착해서 3분 데리야끼 치킨을 발견했다..는 이야기 되겠다.

 치느님과 시원한 맥주는 조금 나중으로 미루게 되었지만, 착한 서방 코스프레 놀이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아이폰의 볼륨을 높여 음악을 들으며 후다닥 해치운 저녁상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면서, 이걸 해치우고 나면 오랫만에 평일 저녁의 건프라라도 즐겨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는... 뭐 이렇게 키보드를 두들기며 지난 한시간 가량을 블로그에 떠들어본다. 이것은 포스팅강박증후군의 산물일까,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아닌 글을 써보고 싶다는 의지의 발현일까.

 그런건 사실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제 첫 날이 끝난, 무더울 것 같은 이번주 월요일의 저녁인 지금을 뭘 하며 즐겁게 지낼까 하는 고민이 남아 있을 뿐. ...빨래나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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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짬이 나서 짧게 쓰려고 얼책을 열었는데 그냥 블로그에 옮겨야 겠다 싶을 정도로 길게 써져서..

1. 이어폰이 없어졌다. 아이뻐5 발매 전 선행 발매되었던 이어팟인데, 2년 좀 못 쓰고 분실.. 문제는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감이 안 온다는거.. 결국 아이뻐5 동봉신품을 1년 반만에 꺼내서 사용 중... 과연 나는 올 연말에 아이뻐6로 갈아탈 수 있을 것인가...?!?!?


2.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뽈차기를 정말 어마무지미치도록 싫어하는데, 오늘 새벽에 윗집 아저씨의 야이개xxxx를 찰지게 외치는 비명소리에 잠을 깨서... 비몽사몽 근무 중. 아 피곤해... 근데 지금 각종 정보를 얻고 나서 생각해보니 아마 박따봉 때문에 윗집 아저씨가 나를 깨운게 아닐까 하는...

3. 마리오 해피밀 때문에 이상하게 마리오에 꽂혀서, 지난 주말에 용산 모임 나갔다가 요시아일랜드 DS 중고를 만원에 주워왔다. 내가 기억하는 브금은 안나오지만, 자잘하게 한글화 되어 있는 점과 두개의 스크린을 활용한 플레이가 상당히 찰지게 재미나더라. 내가 저거 슈퍼컴보이로 했던게.. 94년인가? 93년?

4. 비타용 프디바F2는 보스곡을 포함해서 3곡 정도 남은 상태... 기본적으로 전난이도 전곡 엑설작을... 하고 싶지만 손꾸락이 삐꾸라 하는 데까지만 도전 중.. 슬슬 클리어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난이도의 곡들이 남은 정도인데, 패턴이 다소 쉽게 바뀌었다는 '하츠네 미쿠의 격창' 익스트림은 여전히 클리어가 안되는 난이도.. 폭사는 안하지만 클리어는 안됨... 그냥 좋아하는 곡들 느긋하게 클리어하다가 다른 게임으로 넘어가야지.

5. PS3용 기동전사 건담 사이드 스토리즈를 짬짬이 플레이하는 중. 지금 진도는 기동전사 건담전기-지온군편까지 뺐는데, 콜떨땅 막판에서 화딩 전용 짐스나2로 신나게 쓸고 다니다가 다시 무개조 자쿠2를 끌고 싸우려니 덕무룩... 언능 클리어하고 싶긴 하지만 딱히 이거 끝나고 넘어갈 게임이 없어서... 여튼 이건 클려하면 뒤늦은 오픈케이스와 함께 블로그에 리뷰 예정... 

6. 요즘 주력으로 하는 게임은 마비노기 영웅전. 작년 초에 시작했다가 1년을 안했는데, 결혼하고 큰일 대충 치르고 시간이 남기 시작하면서 색시와 처제가 태워주는 버스타고 시즌1 클리어. 시즌2를 찔끔찔끔 진행중인데, 시즌1과는 퀘스트 진행 방식이 좀 달라져서 나름 새로운 느낌. 근데 이거 스토리는 시즌1과 2가 평행세계인건가 서로 얽혀있는건가;;; 위키 보고 싶지만 제대로 하고 싶어서 참는 중. 참고로 캐릭터는 카이, 지금 렙은 67...

....문득 짬이 나서 짧게 쓰려고 얼책을 열었는데 그냥 블로그에 옮겨야 겠다. 끗. 

....그래요, 저 덕후입니다. 덕후이긴 하지만 십덕은 아니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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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이야기2013.11.23 23:30

교제와 스틱


블로그에는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는 걸로 기억하는데, 작년 초.. 2012년 02월부터 드럼 레슨을 받기 시작했더랬다. 그 때부터 따지자면 1년 9개월 동안 직장인 주말 취미라는 과정으로 계속해 온 셈인데, 실제로는 주말에 다른 일정이 생기면 빠지기도 많이 하고 해서 아마 약 14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일주일에 하루 씩 레슨을 받은 것 같다. 악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취미라는게 시간을 들이고 스스로 노력한 만큼 늘어나는지라 얼마만큼의 기간 동안 레슨을 받았는지 보다는 스스로 얼마나 연습을 했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처음 얼마간을 제외하면 집에서 혼자 하는 연습을 별로 하지 않다보니 어디가서 드럼 연습한다는 말을 꺼낼 정도의 실력을 쌓지는 못했다. 물론 처음 시작했을 때 보다야 많이 늘긴 했지만, 결코 다른 누군가에게 자랑할 만큼의 실력은 못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취미로, 가능한 평생 갖고 가고 싶은 만큼.. 스틱과 연습용 패드, 그리고 전자드럼은 내 목을 조르게 되지 않는 한 머리에 이고라도 갖고 가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일단 집중해야만 할 일이 많아 주말에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평일에도 드럼에 시간을 할애할 수가 없다보니... 일단은 레슨도 잠시 접어두면서, 졸업이라는 표현을 써 보련다. 제대로 어떠한 실력을 갖추지 못하는지라 도중하차가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언젠가 서바를 접던 때와는 달리, 저 상처가 어설프게 난 스틱을 한 번은 부러뜨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초급과정의 졸업이라고 감히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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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ihabu 2013.11.25 06:22 신고

    형 배운단 소리만 들었는데, 벌써 초급과정 졸업이라니..
    시작은 할 수 있지만, 끝을 맺기가 어려운게 악기 배우는건데...대단하네~!!


 2012년 12월에 아이폰5로 폰을 바꾼 후, 줄곧 에어자켓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수도 없는 낙하 끝에 모서리가 일어나서 옷에 넣으면 옷감이 걸리는 경우가 속출하던 차에 케이스를 바꿔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더랬다. 그러나 나름 오덕인 내 맘에 드는 케이스 찾기란 쉽지가 않고, 일본에서 나오는 오덕한 케이스들은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싸고 하던 차에... 원하는 이미지를 보내주면 케이스를 만들어 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도전해 보았다. 결과물은 첨부한 이미지와 같이.

 이미지 인쇄는 깔끔하니 마음에 들고, 과하게 매끈한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좀 들긴 하지만 그만큼 광택이 있는지라 예쁘다는 느낌만. 저작권이 있는 이미지인지 잘 몰라서 이미지는 약간 왜곡이 있으나 원본 이미지의 화질만 좋다면 깔끔하게 인쇄가 되는 듯.

 ...당분간은 이 케이스를 쓰면서 다음 번엔 뭘 만들지 생각해 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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