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2023년 7월 06일부터 10월 29일까지, 잠실 소피텔 엠배서더 3층에 있는 MUSEUM 209 에서 진행되는 전시회.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는 아내가 발견하여 얼리버드로 예매한 전시회를 7월 어느 주말에 슬쩍 다녀오게 되었다. 이 날은 비가 무척 많이 와서 운전하는데 살짝 애로사항이 있었으나 그와는 별개로 꽤나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전시회였다.

전시회 저단지와 티켓. 어디서 많이 본 그림들이...?

이 전시회는 일본의 작가 야마모토 슈YAMAMOTO SHU 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위의 사진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세계의 명화를 오마쥬한 고양이 세계명화 작품전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워낙 유명한 작품들의 오마쥬들이 넘쳐나는지라 그림만 봐도 앗! 하고 느낌이 오는 작품들이 대부분인데, 의외로 각 그림에 대한 설명이 오마쥬라고 해야 할지 패러디라고 해야할지 헷갈리는 수준으로 재치있게 잘 풀어내고 있다. 각 그림의 설명들을 거의 그대로 이해하더라도, 원본이 되는 원작 작품의 이해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이면서 가끔은 폭소를 참아야 할 정도의 재치가 느껴지기도 했다.

인상주의... 에드가..드껄룩???
어디서 많이 본...
빈센트 냥 고흐...?

살짝만 소개하자면, 위와 같이 세계 미술사를 짚어가면서 해당 시기의 명작들을 오마쥬한 고양이 세계의 작품들과 그 설명이 함께 하고 있다. 뭉크의 절규나 고흐의 작품들처럼 모르기가 힘든 작품들이 대부분인지라, 미술에 크게 조예가 없더라도 귀여운 고양이 그림들을 제법 그럴듯한 규모와 설명으로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아주 크다고 하겠다.

도록 표지
작가의 인삿말
이런 느낌의 페이크 다큐같은 설명들.

이런 행사가 그렇듯 전시장을 나오면 관련 상품 판매장이 위치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단연 도록이 가장 가치있는 제품이 아닌가 싶다. 이 전시회는 그림 작품들 만으로도 상당히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각 작품들에 대한 설명과 각 섹션을 나누는 기준이 되는 각 시기에 대한 설명들이 해당 작품을 몇 배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시회장에서 기억에 남기고 싶은 작품들과 설명을 사진으로 남겼는데, 이 도록에 해당 작품과 설명이 모두 수록되어 있어 굳이 사진을 찍지 않아도 이 도록을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미술관, 미술전시회는 어렵고 딱딱하고 공부하러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지만,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시종일관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전시회는 꽤 재미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서울 잠실에서 하는 전시회지만, 10월 말까지 진행하는 만큼 슬쩍 시간을 내어보시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