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오랫만에 가는 레트롤링

코로나의 시작과 함께 다시금 눈을 뜨게 된 레트로게임 라이프. 사실 게임 자체는 최신 게임 위주로 즐기고 있지만, 어째 시간과 돈에 여유가 생기면 흘러간 게임과 흘러간 아이템을 뒤적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째서 이런 성향의 인간이 된 것인지는 도대체 모르겠지만.. 원래 이렇게 생겨먹은 인간인거겠지. 아무튼, 2022년에 처음 레트롤링 이라는 행사를 가보고 나서, 할 때마다 가보고는 싶었지만, 2023년에는 전혀 레트롤링에 참여를 해보지 못했더랬다. 개인 일정도 생기고 날씨도 안도와주고 어쩌고저쩌고... 

자쿠 피규어는 처음 보는 물건.. 죠니자쿠는 동행인이 겟!
나이트건담 2종이 참 땡겼지만...
역시 좀 고민했던 훼밀리판 나이트건담 이야기

그러다, 다행히 날씨와 일정이 도와준 2024년 4월 첫번째 토요일. 아침부터 집안일을 얼추 마치고나서 서대문으로 향했다. 살짝 트러블은 있었지만, 너무 늦지 않게 도착해서 아는 노래들이 계속해서 울려퍼지는 레트롤링 행사장을 쭉 둘러보았다.

처음보는 카피프라
쵸로Q가 아닐까.. 싶은 세미나의 카피품
한참 고민했던 엑박원. 패드포함 5만원!

어쩌다보니 행사장 전경을 찍은게 없는데... 비교적 좁아보이는 행사장이었지만, 알차게 구성된 느낌의 매대들이 들어차 있었다. 나는 1시가 좀 못되어 회장에 들어섰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매장을 둘러보며 행사를 즐기고 있었다. 2년 전에 갔던 녹번동보다 행사장은 좁았지만, 오히려 집중되는 느낌이 있어 썩 괜찮게 느껴졌다. 

별로 없었지만, BB전사도 있긴 있었다.
구판 대형 다이탄3.. 탐나긴 했지만...

매대가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함께 방문한 지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들과 수많은 게임 소프트를 둘러보며 뭔가를 발견하면 그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매대를 몇 번이고 돌고 돌며 아 이거 땡긴다.. 하는 걸 찜해놓고 몇 번 돌다 오면 찜해놓은 게임이 사라져 있고... 그걸 또 아쉬움과 안도감이 뒤섞인 감정으로 돌아서기도 하면서 오후 3시에 예정되어 있던 게임대회에 참가했다.

게임 대회 준비중
대진표. 1시합이었다...
대회 결과. 나와 붙은 분이 4강 진출자였다..

대회 종목은 버추어 파이터2 ( PS3 버전)였는데, 참가비는 1천원이었다. 사실 매대를 둘러보다가 접수시간에 늦은 것 같아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2자리가 남았다는 주최자 후니님의 안내를 듣고 추가로 등록할 수 있었다. 내 실력을 너무나 잘 알기에 완전히 재미삼아 참여하긴 했지만... 처참하게 1회전 탈락을 하고.. 쓰린 속을 달래려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다.

강남면옥의 회냉면
만두도 맛있다
일단 지름품은 요정도

점심은 돈의문 맞은편 길건너에 있는 강남면옥 이었는데, 지인분이 냉면에 엄격한 분이라 소개를 받아 안심하고 주문을 했다. 많이 맵지 않고, 그렇다고 설탕맛만 나지 않는 꽤 근사한 회냉면이었다. 지름품은 그럭저럭 마음이 동하는 것들로 질렀는데, 늘 그렇지만 지나서 생각해보면 아 그거 살걸.. 아 저도 살걸.. 하는 아쉬움이... 남아야 하는데, 경매에서 낙찰받은 품목으로 그 목마름을 달랬더랬다.

패미컴 컬러로 튜닝한 슈퍼패미컴
꽤나 신기한 모니터

컬러를 튜닝한 컨트롤러와 슈퍼패미컴 세트였는데, 심지어 전원을 USB 케이블로 개조해놔서... 휴대용 배터리로도 구동될 수 있는 멋진 제품이었다. 게다가 카트리지 슬롯에 꽂는 타입의 모니터와 그 모니터 위에 슈퍼패미컴 소프트를 꽂으면 동작하는 재미있는 모니터까지 붙어있었다. 요건 기회가 되면 별도의 포스트로 올려볼까 싶고.

마음 같아서는 더 늦게 까지,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행사를 즐기고 싶었지만 만족을 알아야 어른이다...하는 생각으로 귀로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의 버스에는 사람도 많고 그래서 덥기도 했지만,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돌아가는 길은 즐겁기만 했다. 다음 행하는 과연 레트로 장터일까, 다음 레트롤링일까. 아니면 또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