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kishen의 기억 제4막 - 색선희준 블로그

9. 피규어뮤지엄 제주

귤나무는 여기저기 많이 보였다
뭔지 모를 빨간 꽃

용머리 바위를 다녀오고 카페에서 하염없이 쉬고 싶었지만 창 밖의 하늘과 바다가 조금씩 어두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퍼뜩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주차장으로 향했다. 나오는 길에 저 너머 산방산 중턱에 보이는 황금불상을 힐끔힐끔 바라보면서 주차장으로 걸어나와 차를 몰고 다음 목적지인 피규어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계획에는 이동에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막상 출발하고 보니 의외로 예상보다 절반 정도의 시간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아마 계획 단계에서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을 헷갈려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단축하게 된 것은 어쨌거나 좋은 것...

피규어뮤지엄 제주는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은 길가에 있었는데, 내가 이동하는 코스에서는 미묘하게 유턴을 해야 하는 귀찮음이 있었다. 게다가, 이동 시간 자체가 평일 퇴근 시간이 겹친 듯한 느낌이 들어서 예상보다는 빨랐지만 아주 약간의 교통체증이 겹치기도 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거대한 스톰 트루퍼 헬멧이 장식된 피규어 박물관은 예상보다 조금 더 본격적이었다.

입장하면 보이는 이상한 의사
T-600  흉상
국산인 것 같은 카라 인형
고토부키야... 제품인가
소룡선생이 있었다
극장판 수어사이드 스쿼드
처음보는 디자인의 닌자거북이
엑스맨하면 이 커플!
씨빌워의 그 장면!
홀 오브 아머즈.. 실제 크기라니

입장하면 거대한 닥터 스트레인지가 반겨주는데, 주로 실사 극장용 영화 내지는 실제 인물들에 기반한 피규어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기성품들도 있었고, 처음보는 스테츄들도 있었고, 아는 캐릭터인데 처음보는 디자인들도 있었다. 1층 초반을 지나면 본격적인 MCU 피규어와 스테츄들이 잔뜩 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는 코너 마지막에는 아이언맨 mk7 까지의 아머와 겐트리로 구성된 홀 오브 아머즈가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는 MCU의 일부 코스프레 아이템도 놓여있어 한껏 몰입해서 사진촬영을 즐길 수도 있었다. 

이 배트맨은 뭐지...
덕후나이트 라이지즈!
잘 모르시겠지만 철왕좌가 있었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까지!

2층으로 올라가면 DC 유니버스 캐릭터들의 피규어들이 등장하고, 이후 왕좌의 게임과 드래곤볼, 각종 게임 캐릭터들이 등장하였다. 더 나아가면 디즈니와 원피스의 피규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쯤부터 등장하는 스테츄들은 퀄리티가 다소 들쭉날쭉하다는 느낌이 있고, 원피스는 이런저런 일본컨셉 식당들의 인테리어로 많이 본 친구들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크게 신선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마지막에는 굿즈샵이 있었는데, 관람을 즐겁게 했다면 뭔가 기념으로 하나 집어가고 싶어질만한 아이템들이 이것저것 있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다 아는 제품들이라...

별관에 있던 슈퍼마리오
철완 아톰!
은하철도!!

굿즈샵을 나와 1층으로 내려오면, 출구 맞은 편에 보이는 별관을 마저 볼 수 있었다. 별관은 다소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에반게리온이나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철완 아톰,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등의 일본산 작은 피규어 들을 작품별로 모아놓은 알찬 구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피규어뮤지엄은 당연히 입장료가 있었고, 덕력이 높은 분들에게는 그저 그런 전시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다양한 피규어들을 한자리에서 몰아서 볼 수 있다는 점은 생각보다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고 하겠다.

10.연돈

정말 가 보고 싶었던 연돈!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이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걸로 알고 있는 연돈. 몇 년 전 화제였던 골목식당의 돈까스 전문점으로, 대충 다들 아시리라 믿고.. 개인적으로 골목식당에 나온 모든 식당을 통틀어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 중의 하나였다. 코로나에 겁을 먹었던지라 결국 그 어느 곳도 가보지 못했는데, 제주 여행을 가는 김에 꼭 들러보고 싶어서 혼잡한 아침~점심 시간을 피해서 예약이 필요없다는 저녁 시간에 들러보았다. 

벽에 보이던 로고와 안내문
모자이크 너머 기쁨이 느껴지시나요
이게 등심이었나...
이게 안심이었나...

요즘은 꼭 줄을 서서 몇 시간을 대기하지 않아도 대기표를 뽑아 예상 시간에 가면 시그니쳐 메뉴인 치즈까스를 먹을 수 있다고는 하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계획을 잘 짜서 도전해 보기로. 음식에 대한 감상은...
 - 등심이고 안심이고 돈까스 자체는 정말 맛있음. 소스 또한 대단히 맛있음.
 - 밥은... 뭔가 동네 분식집 느낌. 특히 저녁이라 그런지, 질게 떡진 밥이 나와서 더욱 아쉬웠다. 
 - 장국..이랄까, 미소시루는 그럭저럭 맛있었다. 뭔가 기성품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 깍두기와 단무지는 그냥 깍두기와 단무지 그 자체.
돈까스들이 워낙 훌륭하다보니, 나머지 사이드가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무엇보다 기대를 하고 먹었음에도 감탄이 나오는 돈까스와 소스는 여행 내내 배부른 위장이었음에도 만족감을 주는 식사였다.

둘째날 숙소였던 유어스 호텔

맛있는 저녁을 먹고, 인근의 다이소에서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아이템 몇 가지를 저렴하게 구매한 후 이 날의 숙소였던 유어스 호텔로 이동했다. 서귀포 천제연로에 위치한 호텔이었는데, 제주 특유의 무언가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깔끔한 비지니스 호텔 느낌이 물씬한 익숙한 느낌의 숙소였다. 근처는 나름 작은 상점가가 있기도 했는데, 평일 저녁이기도 하고 개발이 진행 중인지 공사하는 곳이 많았다. 소화를 좀 시켜볼 겸 밤산책을 잠시 다녀와서, 잠시 잊고 있던 회사 업무 메일을 좀 읽고 나서 침대에 기어들어가는 것으로 둘째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제주] 결혼 10주년 여행3일차~01 로 이어집니다. 생각보다 꽤나 길어지는 것 같은데...